
9시간 전
[예산 추사고택] 추사 김정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추사기념관
추사의 생애와 작품
충남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 324-17
오늘은 충남 예산군 신암면에 위치한 추사기념관과 추사고택을 찾았습니다. 짧은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여름 여행을 나서는 것이 힘겹게 느껴지지만 늘 마음에 품고 있던 추사 김정희의 고향 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약간의 흥분으로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먼저 찾은 곳은 추사기념관입니다. 2008년에 개관한 추사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추사의 생애와 작품을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실에 들어서자 그의 연보와 함께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를 고증한 업적, 청나라 학자들과의 교류, 그리고 유배지에서 완성한 추사체의 흔적들이 펼쳐졌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추사 김정희는 단순한 명필이 아닙니다. 그는 조선 후기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학문과 예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간 지식인으로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1786년 예산에서 태어난 추사 김정희는 북학파의 영향을 받아 청나라의 고증학과 금석학을 익혔습니다. 그가 일찍이 청나라의 문물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김노경이 청나라 연경에 파견될 때 동행했기 때문인데요. 그만큼 추사 김정희의 집안은 고위 관직과 명필 가문의 맥을 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는 단순히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을 넘어서 시·서·화·학문을 아우른 종합 예술가였습니다. 유배지에서도 학문을 놓지 않았고, 불교와 차문화에도 조예가 깊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삶 자체가 곧 예술이었고, 예술은 그의 정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추사 김정희의 삶에서 제주도 유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제주도에서 유배 생활을 보내던 중에도 붓을 놓지 않았고 제자 이상적에게 보낸 그림인 세한도에는 공자의 말인 “겨울이 되어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안다”를 인용하여 변치 않는 우정과 절개를 담아냈습니다. 그는 결코 권세에 아부하지 않았고 숱한 고난 속에서도 학문과 예술을 꽃피운 진정한 조선의 선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삶과 예술혼 때문에 추사 김정희의 글씨는 높게 평가받습니다. 그는 중국 서예의 전통을 바탕으로 파격적이면서 개성적인 변형을 통해 독창적인 ‘추사체’를 창조했습니다. 중국 글씨가 정형성과 균형미를 중시했다면 추사는 고졸하고 거친 필획, 불균형 속의 조화라는 멋을 표현했습니다. 이는 금석학과 고증학의 영향을 받아 비석 글씨의 질감과 고풍스러움을 살린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추사기념관에는 추사의 서예에 대해 소개합니다. 추사체는 단순히 멋진 글씨체가 아니라 법도를 지키되 법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상징합니다. 그는 한나라 예서체에 조형성과 개성을 더해 독창적인 서체를 완성했는데 그의 글씨는 거칠고 강한 힘이 느껴지지만 유려함이 숨 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추사체가 단순한 글씨가 아니라 정신을 형상화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추사기념관에는 추사의 생애와 글씨는 물론 유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SNS를 통해 추사고택의 수선화가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고택에 수선화를 심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추사기념관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추사는 연경에 갔을 때 수선화의 청초한 아름다움에 빠져서 평생 동안 수선화 애호가로 지냈다고 합니다.
추사기념관의 영상실에서 '예산의 추사, 추사의 예산' 영상을 관람하는 것으로 기념관 관람을 마무리하고 추사고택으로 향했습니다.
추사고택은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가 태어난 곳입니다. 그의 증조부 김한신이 지었는데 무려 53칸의 대갓집으로 ㄱ자형 사랑채와 ㅁ자형 안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추사고택의 행랑채가 있는 문을 들어서자 고풍스러운 한옥의 자태를 자랑하는 사랑채와 안채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추사고택에 대한 첫인상이 고택이라기보다는 한옥마을에서 본 듯한 모습이라는 점입니다. 기대했던 것과 달라서 알아보니 1976년에 복원 사업을 했고, 근래에 다시 주련을 복원해서 새집처럼 느껴졌던 것입니다.
추사고택의 사랑채와 안채의 주련을 하나씩 감상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주련을 찾아봤습니다.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울림을 주었지만 제가 선택한 주련은 사랑채에 있는 "서예여고송일지"인데요. '글씨 쓰는 기세는 외로운 소나무의 한 가지와 같다'라는 뜻으로 추사 김정희의 서예 철학을 상징하는 문구라 할 수 있습니다.
추사고택의 안채는 ‘ㅁ’자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심에 6칸 대청을 두고 안방, 건넌방, 부엌, 광 등이 배치된 전통 대갓집 양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넓은 대청과 툇마루, 난방용 부엌 등은 궁궐 한옥의 격식을 따랐다고 합니다. 한옥에서 사랑채가 남성의 공간이라면 안채는 여성의 공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 시선을 차단한 구조는 여성 공간의 특징과 품위를 잘 보여줍니다.
추사고택의 안채 뒤에 추사 김정희의 영정을 모신 추사영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영당이 아니라 영실이라고 현판을 내건 이유가 궁금했는데요. 아무래도 제례의 공간이라기보다는 추사를 기념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예산의 여름은 뜨거웠지만 추사기념관과 추사고택에서 마주한 추사의 정신은 오히려 겨울처럼 맑고 단단했습니다. 세한도에서 엿볼 수 있는 선비로서의 절개와 예술에 대한 집념,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정신이 고택과 기념관에 고스란히 살아 있는 듯했습니다. 추사고택의 사계를 담은 사진을 보면서 계절마다 찾아보기로 다짐했습니다. 여러분도 추사고택의 사계절 풍경 중에서 마음에 드는 시기를 찾아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추사기념관 (추사고택)
○ 위치: 충청남도 예산군 신암면 추사고택로 249
○ 관람 안내: 하절기(3월~10월) 09:00-18:00, 동절기(11월~2월) 09:00-17: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 관람료: 무료
* 취재일: 2025.07.05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오르페우스님의 글을 재가공한 포스팅 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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