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전
[제6기 봉화군 서포터즈] 자연과 선비정신이 깃든 공간, 봉화 '청암정' | 이황준 님
자연과 선비정신이 깃든 공간,
봉화 '청암정'을
소개합니다.
조선 시대의 전통 건축물은 단순한 쉼터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했던 조선 유학자들의 정신은 정자라는 공간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경상북도 봉화군 유곡리에 위치한 청암정은 이러한 철학이 가장 아름답게 구현된 곳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누정이 아니라, 자연을 벗 삼아 학문과 덕을 쌓고자 했던 선비정신의 결정체이며, 오늘날까지 그 뜻을 전하고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청암정은 1639년(인조 17년) 퇴계 이황의 손자인 이명한(李明漢)에 의해 건립되었습니다. 그는 혼탁한 세상 속에서 마음을 수양하고자 했고, 맑은 바위 아래 흐르는 내성천의 정취 속에 정자를 짓고 청암정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청암'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맑은 바위’를 뜻하며, 고요한 자연 속에 깃든 맑은 마음을 상징합니다.
정자는 단순히 풍류를 즐기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학문을 닦고 도를 추구하던 선비들의 내면세계를 담은 장소였습니다. 청암정 역시 마찬가지로, 퇴계 학풍을 계승하며 봉화 지역 유림들의 사상과 삶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해 왔습니다.
청암정의 가장 큰 매력은 정자와 자연이 하나처럼 어우러진 아름다움입니다. 정자는 내성천을 굽어보는 바위 위에 세워져 있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 건축 양식은 단아하면서도 절제된 미를 갖추고 있으며, 정자의 지붕, 기둥, 누마루 하나하나가 자연과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특히 사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은 정자의 운치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데, 봄에는 꽃과 신록이 어우러지고, 가을이면 단풍과 낙엽이 물 위에 흘러드는 장관을 이룹니다.
청암정은 ‘봉화 8경’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그 경관이 뛰어납니다.
봉화 8경은 청량산의 절경, 청옥산의 운무, 석천계곡의 맑은 물, 닭실마을의 고택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청암정은 정자와 내성천이 함께 만들어내는 가장 조화로운 풍경으로 평가받습니다.
정자를 중심으로 펼쳐진 풍광은 단순히 아름답다는 표현을 넘어, 선비들의 삶의 자세, 자연을 존중하고 교감하려 했던 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모두, 자연 앞에서 겸허해지고 사색에 잠기게 됩니다.
청암정은 그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옛 정자가 아니라, 조선시대의 건축기법, 공간 인식, 자연과의 조화 철학이 모두 담긴 실물 교과서이기도 합니다. 또한 청암정은 지역민에게 정신적 구심점이자, 청소년들에게는 역사와 문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매년 여러 단체들이 문화답사 및 역사교육 코스로 방문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청암정은 단지 옛 선비들의 유산을 간직한 장소로만 머물지 않습니다.
그곳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고요한 쉼의 공간이자, 사색과 자연의 교감이 가능한 곳입니다.
정자에 앉아 내성천을 바라보다 보면, 바쁜 일상에서 놓쳤던 마음의 여유와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고요한 풍경 속에서 자신과 마주하고, 오래된 역사를 통해 지금의 삶을 돌아보는 그 순간은청암정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청암정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시간이 멈춘 공간’입니다.
수백 년 전 선비의 숨결이 아직도 머무는 이곳은, 오늘날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와 정신을 일깨워주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입니다.자연과 역사, 사색이 공존하는 청암정을 찾는 일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삶의 방향을 잠시 돌아보는 깊이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그 고요한 정자 위에서, 물 흐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여러분도 잠시 멈춰 서보시길 바랍니다.
📍 입장료: 무료 / 주차 가능
*제6기 봉화군 서포터즈
이황준 님의 글과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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