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

도심 속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조용한 숲속으로의 도피는 늘 정답입니다.

이번에 제가 찾은 곳은

충청남도 홍성에 위치한 남산산림욕장입니다.

이름처럼 푸르른 숲이 반겨주는 이곳은,

자연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한층 가깝게 만들어주는 공간이었어요.

태극기가 펄럭이는 도로를 지나,

(사실 이 길은 충령사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직진하면 충령사이고,

도로 끝에서 좌측으로 걸어가면 남산산림욕장이 나옵니다.)

겨우내 황량한 모습이었던 곳이

봄을 맞아 파릇파릇 잔디가 올라오고 있어 한층 보기에 좋네요.

곳곳에 나무 벤치와 그네 의자,

그리고 곡선형 쉼터가 마련돼 있어

중간중간 앉아 쉬기 좋습니다.

특히 야외 강연장처럼 꾸며진 나무 의자 공간은

자연 속에서의 수업을 상상하게 합니다.

사실 이곳은 약천 남구만 선생이 지은 '권농가'라는 시조 중,

마지막 구절 "재 너머 사래 긴 밭"과 연결된 산책로입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 남산산림욕장은

남산도시자연공원의 시작 지점이고요,

이 공원의 마지막 지점이 바로

약천 남구만 선생의 초가집이 있는 거북이마을입니다.

그래서, 이 숲길의 또 다른 이름이 바로,

'재너머 사래긴밭 가는 숲길'이라고 해요.

그런데, 저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맞고개를 넘어 보개산 정상을 넘어 거북이마을까지 가려면,

대여섯 시간 넘게 걸리는 등산을 해야 합니다.

만약, 가볍게 산림욕만 하고 싶다 하시면

지금 알려 드리는 전망대까지만 갔다 오시면 됩니다.

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잘 가꿔져 있는데요.

나무 계단과 야자 매트로 되어 있어 걷기에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은근 경사도가 있어, 만만한 동네 뒷산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봄의 전령사처럼 피어난

진달래와 산수유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자연 속 색감들이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등산객들이

봄이 되자마자 이렇게 산을 찾나 봐요.

겨우내 춥다고 운동을 게을리했더니,

전망대까지 가는 길이 좀 힘에 부치더라고요.

걷는 내내 '헉헉' 숨소리를 내며 걸었습니다.

옆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었지,

누군가 일행이 있었으면

운동 좀 하라고 핀잔을 줬을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어느 정도 정상 가까이 올라가니,

홍성 시내도 내려다보이고,

탁 트인 전경에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하지만, 바싹 마른 낙엽들을 보고선

이래서 요즘 산불이 많이 나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저 낙엽에 불이 붙으면

정말 삽시간에 산 전체로 번질 것 같아요.

산책로 끝자락에 다다르면

전망대와 함께 운동기구들이 보입니다.

여기까지 걸어오는 데

충분한 운동이 되었기에

운동기구는 패스해도 될 것 같아요.

그래도 하늘이 맑아,

전망대까지 오는 길이 힘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홍성 남산산림욕장은 평범한 숲길이 아닙니다.

걷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문득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싶은

포인트들이 곳곳에 숨어있어요.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우리 곁엔 이렇게 멋진 자연이 있음을 느낄 수 있던 하루였습니다.

다음엔 나무 가득 푸른 잎사귀가

만개한 시기에 다시 한번,

더 푸른 모습으로 만나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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