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미륵불에게 절하는 곳, 논산시 연산면의 송불암 미륵불
오늘은 논산시 연산면 연산리에 위치한 송불암 미륵불을 보러 갔습니다.
연산사거리에서 금산군으로 갈 때 이용하는 황룡재로를 따라 조금만 가면 송불암이 나옵니다.
키가 껑충한 미륵불과 수령이 250년이나 되었다는 소나무, 그리고 신기한 전설이 깃든 송불암.
암자의 규모는 작지만 불자들 사이에서 영험한 기도처로 알려진 곳입니다.
암자 안은 외부차량 출입을 통제하므로 입구에 주차해야 하는데요.
공간이 부족 승용차 1대 정도 겨우 갓길에 주차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송불암 경내로 들어서면 소나무와 미륵불이 보입니다.
여름에는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 때문에 소나무의 모습이 돋보이지 않지만
겨울에는 소나무가 홀로 상록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예사롭지 않은 모습에 저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지금은 소나무 옆에 미륵불이 서 있습니다.
하지만 본래 미륵불은 근처의 석불사라는 사찰에 있던 것이라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석불사가 불타 없어지자 옮겨온 것인데 소나무 밑에 있다가 지금의 자리로 두 번 이사한 셈입니다.
하지만 암자의 유래를 알려주는 안내문에는 열반한 스님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불상을 세웠고
어느 날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 나서 불상을 옹호하듯 감싸게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송불암 미륵불의 옛 사진을 찾아보면 미륵불이 소나무를 우산처럼 쓰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송불암이라는 이름도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소나무가 제 몸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래로 처지게 되자
미륵불의 파손을 걱정해서 현재의 자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옛 사진을 소개할 수 없지만 궁금하신 분들은 꼭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진을 보면 송불암 미륵불의 영험함이 느껴질 겁니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누리집에 의하면 송불암의 미륵불은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 사이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미륵보살이 미륵불이 되어 세상을 구원한다는 미륵 사상은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널리 퍼졌는데요.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륵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은 보관을 쓰고 법의를 걸친 송불암 미륵불은 왼손을 가슴에 얹은 채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있습니다.
흔히 부처와 보살을 구별할 때는 손 모양이나 손에 들고 있는 물품을 보면 되는데요.
불상은 현대의 수화처럼 손의 모양을 통해 가르침을 전달하고 중생들과 소통하기 때문입니다.
미륵불은 시무외인, 여원인 등의 수인을 하고 있는데 송불암 미륵불의 수인은
2007년에 발견된 경주 남산의 열암곡 마애여래입상의 수인과 비슷합니다.
송불암 미륵불의 아랫부분입니다.
연꽃무늬의 받침돌 위에 서 있는 모습인데 법의가 발목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부처님의 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입니다.
발목 부분과 분리된 것으로 보아 원래부터 있었는지 아니면 누군가 제작해서 놓아둔 것인지 궁금합니다.
미륵불 곁에 작은 석탑이 한 기 있습니다.
온전한 모양이 아니지만 옥개석 2개의 크기로 보아
작은 규모의 석탑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그리고 소나무를 중심으로 주변에는 작은 돌무더기(돌탑)가 있습니다.
송불암을 찾은 불자들의 소원이 쌓여 있는 듯합니다.
올여름 장마 기간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많은 피해가 있었습니다.
논산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송불암 요사채는 지붕이 새고 건물 옹벽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공덕을 짓고 자비를 베풀 분이 계시다면
송불암 요사채의 보수를 위한 불사에 동참하시기 바랍니다.
송불암 대광보전입니다. 대광보전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광명'을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시고 있습니다.
비로자나불은 한 손의 검지를 다른 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지권인 수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권인에서 오른손은 법계를, 왼손은 중생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비로자나불의 수인은 법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미륵불이 미래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고 했으니 비로자나불과 역할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미륵불이 있는 사찰과 암자에는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신 곳이 많습니다. 관촉사도 그렇고요.
오늘은 논산시 연산면에 있는 송불암 미륵불을 소개했는데요.
소나무와 미륵불이 어우러진 송불암은 언제 찾아도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대광보전 방향에서 보니 마치 소나무가 미륵불에게 절을 올리는 것 같아 더욱 신비로운데요.
논산시 연산면에는 세계유산 돈암서원, 연산문화창고, 개태사 등 가볼 만한 곳이 많으니
송불암 미륵불과 함께 찾아보기 바랍니다. [ 서포터즈 장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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