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천시SNS서포터즈 김영진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봄빛 따라 걷는 설봉산 영월암의 하루

오늘은 이천 설봉산 중턱, 꽃비 흩날리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습니다.

작은 숨이 올라올 때쯤, 나무들 사이로 기와지붕 하나가 조용히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마음이 조용해지는 그런 모습.

바로 이천 영월암입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 즈음이면 이곳은 평소보다 조금 더 밝은 빛으로 빛납니다.

연등이 바람을 타고 사르르 흔들리고, 대웅전 앞에는 소박한 기도가 차분하게 이어집니다.

그날 저는 잠깐 들렀을 뿐인데... 이상하게 마음은, 그곳에 더 오래 머물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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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 아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입구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는 순간, 연등들이 제 머리 위에서 손짓하듯 흔들립니다.

분홍, 노랑, 파랑...

어쩌면 조금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색들이

이곳에선 너무도 조화롭게 어울려 있었습니다.

잠깐, 내가 어릴 적 동화책에서 본 풍경도 이랬던가?

그런 장면이 겹쳐졌습니다.

영월암은 이천 설봉산 자락에 자리해 있지만

생각보다 도심과 가까워서 동네 어르신들도 자주 오릅니다.

물론 길이 아주 쉽진 않습니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를 땐 저도 모르게 숨이 턱까지 차오르기도 했고요.

하지만 연등 사이로 드러나는 대웅전과 마애여래입상을 보는 순간

‘이래서 올라왔지’ 하고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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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애여래입상, 천년의 미소와 마주한 순간

영월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단연 마애여래입상입니다.

자연 암벽에 새겨진 이 불상은

고려 시대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다고 합니다.

사실 처음 마주했을 땐 살짝 당황했어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부처님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거든요.

민머리에, 어딘가 익살맞은 미소.

처음엔 낯설었는데 오래 보니

이상하게 정이 갔습니다.

마치 동네 어귀에서 자주 마주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여주는 어르신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앞에 서니, 별 말이 필요 없더라고요.

손을 모으고 잠깐 서 있었을 뿐인데

연등이 흔들리고, 바람이 살짝 불고,

그 순간 마음이 조용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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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사이, 조용히 앉아 쉼을 배우다

영월암은 계단이 정말 많습니다.

한참을 오르다 보면 허벅지가 슬슬 말을 안 듣기 시작하죠.

그런데 꼭 그럴 때,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납니다.

벚꽃잎이 눈앞에서 휘날리며

기와지붕 위에 내려앉고,

나무아래 놓인 낡은 벤치와 삼층석탑,

그 옆에 조용히 앉아 있는 이천의 풍경.

사진을 찍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연등 아래 걸린 소원지들이 바람에 살랑거리는데

그 소리마저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괜찮아, 조금 쉬어가도 돼” 하고 말해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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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어디로 갈지 망설이고 있다면

이천 영월암은 유명한 관광지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더 조용하고, 더 따뜻하게 다가오는 곳입니다.

사람이 많지 않고, 안내 방송도 들리지 않아서

그저 내 발자국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귀에 들어옵니다.

무엇보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는 곳입니다.

다가오는 부처님오신날,

이천도자기축제로 북적이는 거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런 고요한 공간이 있다는 걸,

혹시 알고 계셨나요?

축제 구경 후 짧은 산책 삼아 설봉산 자락을 오르면,

연등 사이로 봄바람이 스치는 영월암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꽃길 따라, 연등길 따라,

그냥 걷기만 해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길.

그 길 끝에서

"오늘, 잘 걸었다"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릅니다.

영월암은 그렇게,

말없이, 천천히,

여러분의 봄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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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암 방문정보

📍위치: 경기도 이천시 경충대로 2709번길 388

✔️오시는길

🚌대중교통 : 이천터미널에서 시내버스 이용, 설봉공원 하차후 도보

🚗자가용 : 설봉공원 주차장 또는 중턱 주차장 이용 가능 (단, 진입 도로는 다소 좁고 경사가 있습니다.)

✔️관람 포인트

-대웅전 연등 전경

-보물 제822호 마애여래입상

-적광전, 아미타전, 삼층석탑

-수령 600년이 넘는 은행나무 (전설의 나옹대사 지팡이)

✔️추천 방문 시간

- 아침이나 오후 늦게, 연등 사이 햇살이 비치는 시간대

- 부처님오신날 즈음 연등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 이천도자기축제 관람 후 코스로도 추천

- 이천 명소 설봉공원에서 도보 10~15분 거리

- 축제 후 짧은 산사 산책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보세요

"본 콘텐츠는 이천시 SNS 시민 서포터즈가 취재한 내용으로 이천시의 공식적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천시 #영월암 #부처님오신날 #석가탄신일 #설봉산 #봄여행 #유네스코창의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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