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전
양천 둘레길 도심형 코스
우리 동네가 양천 둘레길?
집 근처에 "양천 둘레길"이라는 표식이 되어 있길래,
"왜 동네에 이런 게 있지?" 하는 의아함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둘레길이라고 하면 제주 올레길처럼
관광지에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마침 퇴사도 하고, 집 근처에서
운동 삼아 주기적으로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의아함으로 남아있었던 양천 둘레길에 대해서
좀 찾아봤더니 2015년부터 조성이 시작되어
양천구를 둘러싼 산과 하천, 그리고 도심까지를 아우르는
약 24km로 총 3개 테마로 조성된
산책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이킹을 좀 해볼 요량으로
이번에 다운로드한 트랭글에도
"양천 둘레길"로 검색을 해보니
하천형 코스, 산림형 코스, 도심형 코스로
3개 구간이 나누어져 있었다.
매일 만보 걷기를 해보자 다짐했기 때문에
꾸준히 걸어볼 요량으로
가장 가까운 도심형 코스를 한번 걸어보기로 했다.
도심형 코스는 용왕산부터 서서울호수공원까지
9.4km에 이르는데
한 번에 너무 길게 걷기에는 부담되어서
분홍색선으로 표시한
신정 네거리부터 서서울호수공원까지를 걸어보기로 했다.
지도에는 세부 길이 잘 나와있지 않지만
트랭글 앱을 켜두고 걸으면
양천둘레길을 따라서 걸어가야 할 동선을
편하게 음성으로 안내해 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볼거리가 많은 신정 네거리~장수공원 구간
2호선 신정네거리역 2번 출구로 나와서
횡단보도를 한번 건너면 분수광장에 도착한다.
분수광장은 지금은 평지처럼 보이지만
한여름이 되면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물줄기를 뽑아내서
동네 어린이들이 신나게 노는
동네 워터파크로 변신하는 곳이다.
이쪽에 따릉이 자전거도 준비가 되어 있어
산책이 아니라 자전거를 통해 둘레길을 둘러볼 수도 있다.
늘 마주하던 동네 길을 새로운 여행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니
곳곳에 구경할 거리들이 정말 많았다.
뭔가 기념비 같은 것이 있길래
무심히 지나쳤던 곳을 다가가서 살펴보니 양천구에 거주하고 계시는
625와 월남전 참전용사 분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였다.
우리 지역에도 이렇게 많은 참전유공자 분이 계셨구나,
새삼 느끼게 되고 그분들의 노고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이렇게 지역에 마련된 것도 의미 있게 느껴졌다.
이 기념비가 위치한 곳은 바로 <장수어르신 놀이터>이다.
놀이터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곳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재미있게 여기는 어르신들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곳이었다.
공원 이름이 왜 장수공원인가 했더니
이렇게 어르신들이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많아서였나보다.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된 곳에 정
말 많은 어르신들이 나와서 운동을 하고 계셨다.
보통 자치구에서 마련한 곳들이 방치되는 곳들도 많은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보니 보기 좋았다.
4월 둘째 주 벚꽃 만개한 시기라서 그런지
장수공원 큰 비석이 세워진 곳부터는
제대로 벚꽃길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정말 곳곳에 벚꽃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만개한 벚꽃을 보면서 걷는 기분이
마치 봄나들이를 나온 것처럼 신났다.
집 앞에 이렇게 벚꽃이 있으면
하루하루가 봄나들이처럼 신날 것 같은 기분!
장수공원의 끝자락에 위치한
이름 모를 정자가 있었는데 열녀문이라고 한다.
원주에서 출가해 시집을 왔던 전의이씨가
아픈 남편을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고,
끝내 사별 후에 애통함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1주일을 단식하여 이십 대의 젊은 나이에 죽게 된 것을 기려
영조 5년에 열녀문을 하사했다고 한다.
동네에 이런 곳이 있다는 신기한 기분.
걷기 좋은 길로 공사 후 새 단장한 어울림마을길
강서 초등학교 인근으로는 한창 길 확장공사가 진행되었는데,
마침 공사가 마무리되어 새 단장한 모습이었다.
이 길 역시 양쪽으로 벚꽃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내가 산책을 나온 것인지 꽃구경을 나온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기분 좋게 만들어줬다.
일반적인 인도보다 광폭으로 넓어진 보행로 덕분에
바로 옆 초등학교의 학생들이 뛰놀기에도 좋아 보였고,
산책하기에도 너무나 개방감 있고 좋았다.
이 길을 따라 쭉 가면 신월 3동으로 넘어가는 고가를 넘어
길 끝에 서서울 호수 공원을 마주하게 된다.
서서울 호수 공원은 다른 지역의 공원과 달리
비행기가 다니는 길이라 정말 가까이에서 비행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재미있는 것이 비행기 소음이 자칫 기분 나쁠 수 있는데
비행기 소리에 반응해 분수가 나오도록 설계한 소리 분수 덕분에
지역민들이 색다르게 비행기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이색 공간이기도 하다.
워낙 서서울호수공원의 규모가 커서
이곳만 산책해도 운동량이 꽤 되지만
신정 네거리부터 서서울호수공원까지
양천 둘레길을 따라 걷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서울의 모든 도심이
이렇게 나들이길처럼 아름답고
자연친화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들 들었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곳도
이렇게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보니
참 아름다운 곳을 미처 모르고 지나쳐 왔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나처럼 양천구 구민인 이웃분들이 계신다면
양천구 둘레를 따라 조성된 둘레길을 걸으며
건강관리를 해보면 어떨까?
※ 본 콘텐츠는 SNS 서포터스가 작성한 글로 양천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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