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더워진 요즘, 야간 산책으로 추천하는 '동춘당공원'

날씨가 부쩍 더워져서 해를 조금 피하고 싶고, 조용히 밤공기를 느끼고 싶어 대전 동춘당공원을 찾았습니다. 밤이 되면 어떨까 궁금했는데 밤이 되니 전혀 다른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한옥 정자는 조명이 은은하게 켜지고, 뒤로는 고층빌딩의 불빛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전통과 도시의 세련된 야경이 공존하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많은 분들도 밤을 즐기고 계신 모습에 활기찬 기운을 얻으며 저도 산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잔잔하고 감성적인 밤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정말 뜻밖의 힐링으로 다가왔습니다.

벤치 하나 놓인 산책길을 따라 조용히 걸어봤습니다. 가로등 불빛은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아서 걷기에 딱 좋았습니다. 누군가는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듣고, 또 다른 누군가는 천천히 강아지와 가족과 산책 중이었습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게 참 보기 좋았습니다.

조명이 켜진 정자가 멀리 보여서 그 풍경이 꽤 인상 깊었고 공원은 잘 관리되어 있어서 더욱 좋게 느껴졌습니다.

산책길 한쪽엔 작은 불빛 정원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초록 줄기 위로 은은하게 빛나는 장미 조명 사이로 토끼 모양의 불빛 두 개가

숲속 한가운데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동춘당공원 밤 산책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공원 안쪽으로 향해 걷다 보면 돌담과 기와지붕이 어우러진 동춘당고택이 나옵니다.

동춘당은 조선시대 학자 송준길(宋浚吉) 선생이 벼슬을 내려놓고 학문과 후학 양성에 힘썼던 곳으로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서당 건물입니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돼 잘 복원·보존된 상태로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조용한 고택과 소나무 숲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아파트 숲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풍경을 만들어내고, 밤에 보는 고택의 모습에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그 조화로움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한쪽에선 문화유산을 마주하고 다른 한쪽에선 시민들이 자유롭게 산책하는 모습이 함께 공존하면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풍경이 인상 깊었습니다.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나면 조용히 숨 돌릴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춘당공원에서의 밤 산책은 크게 뭔가를 하지 않고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정리되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도시 속 전통 공간과 적당한 조명, 적당한 고요함이 이 밤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줬던 것 같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별일 없는 밤 산책 하나가 꽤 오랫동안 마음에 남습니다. 복잡한 일상 속에서 무언가를 억지로 계획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저 걷고, 보고, 잠깐 멈춰 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된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요란하지 않아 더 좋았던 밤 산책, 누군가에겐 그냥 공원이겠지만 저에겐 오늘 이 밤이 작은 쉼표 같은 순간이었답니다. 여러분도 오늘 밤 동춘당공원에서 산책해 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2025 대덕구민 기자단 '임보름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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