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무더위도 싹 날려! '태안 천리포 수목원'

▲ 누구나 부자 되는 느낌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의항리875)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수목원이다. 사계절 내내 다양한 식물들이 피어나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곳이다.

그래서 한 번도 안 가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절경(絕景)으로도 소문이 파다하다. 덕분에 천리포수목원은 사시사철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온다. 외국인도 섭섭지 않게 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 그야말로 무릉도원

천리포 수목원이라고 하면 민병갈 선생을 빠뜨릴 수 없다. 오늘날과 장관과 압권을 만들어낸, 그야말로 우공이산(愚公移山)과 같은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 작약

사족이겠지만 ‘우공이산’은 ‘우공(愚公)이 산(山)을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짐을 이르는 말이다. 우공(愚公)이라는 노인(老人)이 집을 가로막은 산(山)을 옮기려고 대대(代代)로 산의 흙을 파서 나르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이에 감동한 하느님이 산을 옮겨 주었다는 데서 유래(由來)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다. 당면한 어려움을 견뎌내고 결국엔 성공한 사람을 소개할 때도 자주 쓰인다.

▲ 삼색참죽나무

천리포 수목원은 민병갈(Carl Ferris Miller, 1921~2002) 선생께서 평생에 걸쳐 일구신 귀한 공간이다. 민병갈 선생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신으로, 1945년 미군 장교로 처음 한국에 발을 디딘 이후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되셨다.

▲ 붓꽃

한국은행에서 근무하기도 했으며, 1979년에는 한국인으로 귀화하셨다.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나무와 결혼했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나무에 대한 깊은 애정과 헌신을 보이셨다고 한다.

충청남도 태안군에 자리한 천리포 수목원은 이러한 민병갈 선생의 50여 년에 걸친 나무 사랑과 헌신의 결실로 탄생했다.

▲ 정열의 빨간 꽃

선생은 1962년부터 천리포 일대의 땅을 사들이기 시작하여, 서울의 대기오염을 피해 1970년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신 후 본격적으로 수목원 조성을 시작하셨다. 전국 각지에서 묘목을 모으고, 심으며 수목원을 확장해 나갔다.

▲ 향분 꽃나무

특히 민병갈 선생은 1978년 남해안 답사 중 완도에서 자생하는 신종 식물인 완도호랑가시(Ilex x Wandoensis C. F. Miller)를 발견하여 국제 학회에 등록하고 한국 이름을 부여하는 등 학술적인 기여도 크셨다.

그의 노력과 수목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천리포 수목원은 2000년 아시아 최초로 국제수목학회(IDS)가 지정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이자 미국 호랑가시학회(HSA)가 선정하는 '공인 호랑가시 수목원'이 되었다.

▲ 안개나무

민병갈 선생께서는 한국의 임업 발전에 기여하신 공로로 2002년 금탑산업훈장을 추서받으셨으며, 같은 해 미국 프리덤 재단으로부터 미국 우정의 메달도 받으셨다.

천리포 수목원은 현재 13,200종이 넘는 다양한 식물 품종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천리포 수목원은 단순히 아름다운 식물원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한 외국인이 한국의 자연을 사랑하고 보전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헌신적인 노력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라 할 수 있다.

▲ 반호테 조팝나무

5월 18일에 동행한 지인들이 천리포 수목원과 인근의 바다를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를 눌러댔다. 제법 따갑게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조차 결국엔 천리포 수목원의 장관에 그만 걸음아 나 살리라며 36계 줄행랑을 놓았다.

▲ 지척에 보이는 푸른 바다는 덤

천리포수목원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의항리875)

* 취재(방문)일 : 2025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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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홍경석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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