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내린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점심때가 지나 어두컴컴해지던 하늘에서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논산에서 눈 구경하기 좋은 곳 탑정호 드라이브에 나섰습니다. 눈이 자주 온다고는 하지만 금세 녹아버리는 탓에 제대로 눈이 쌓인 풍경을 보기는 쉽지 않은데요. 두어 시간 퍼붓던 눈이 그치고 세상은 하얗게 눈이 부십니다.
늦가을부터 겨울 동안 호숫가는 몹시도 적막합니다. 잎을 떨군 나뭇가지는 앙상하고, 말라버린 억새가 바람에 일렁일 때마다 을씨년스럽기만 하지요. 눈이 오니 호숫가는 새로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가을 억새보다도 더 부풀어 오른 억새꽃과, 눈 쌓인 길 위로 난 발자국들이 새삼 정겹습니다. 눈이 그치고 바로 나섰는데, 벌써 다녀간 분들이 계셨네요.
광장의 돌기둥에는 조명이 불을 밝혔습니다. 동지 이후 그새 해가 많이 길어져 일몰 전의 햇살이 길게 그림자를 남기고 있습니다. 뽀드득 뽀드득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호수를 향해 데크길을 걷습니다.
한겨울이라고는 하지만 호수의 물은 겨우 살얼음이 낀 정도입니다. 춥다고는 하지만 본격적인 한파에 비하면 아직 날씨는 포근한 정도입니다. 눈이 많이 오고 강추위가 시작되면 그때는 호수의 물도 꽁꽁 얼어버릴 것 같습니다. 호수 둘레의 나무며, 억새가 온통 하얗게 눈을 뒤집어쓰고 있어서 걷는 내내 동화 속으로 걸어가는 것 같습니다. 재잘재잘 아이들과 함께 걷던 때가 그리워지는 대목입니다.
가장자리 데크를 지나 탑정호 수변 데크로 가는 길 사이의 수로도 역시나 얼음이 살짝 끼었습니다. '텀벙 텀벙' 소리가 나도 돌아보니 겨울 철새들이 자맥질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세상이 시끄럽고, 불행한 일도 많았는데요. 눈 덮이니 세상은 그저 평온해 보이기만 합니다.
'힐링' 수변 데크 산책로에 접어들었습니다. 눈이 내리면서 걸었던 발자국은 반쯤 묻혀 있고, 눈이 그치면서 새로 난 발자국이 데크 위에 선명합니다. 경쾌한 소리를 내는 눈은 물기를 잔뜩 머금은 습설이라 신발 바닥에 엉겨 붙습니다.
머리를 풀어헤친 물버들이 반쪽은 물속에 담그고 아름다운 물그림자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하늘과 호수의 빛이 파랗게 빛나고 있습니다. 호수 쪽을 향해 보는 눈은 무채색의 흐린 저녁 빛이고, 반대편은 마지막 햇살이 비치며 파란 하늘이 싱그럽습니다.
호수에 물이 너무 많이 차 있어서 걸으면서도 어질어질합니다. 가을부터 물이 차오르기 시작한 탑정호는 이듬해 5월까지 가장자리까지 찰랑거립니다. 물에 잠긴 물버들 숲에 겨울 철새들이 촘촘히 돌아다닙니다. 탑정호는 한겨울 제법 많은 철새가 날아오는 곳이라 여러 종류의 철새를 구경하기 좋은 곳입니다.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주차장 옆에 있는 돔 모양의 카페는 드라이브와 산책 후에 단골로 들르는 곳입니다. 다육이 체험을 하면, 작은 화분에 앙증맞게 생긴 다육이를 하나 심어 줍니다. 그리고 따뜻한 차도 한 잔 마십니다. 한겨울 카페 내부는 봄보다도 더 싱그러운 화분이 가득합니다.
오늘도 눈이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앞산이 하얗게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데요. 금세 녹아 버리는 눈이 아쉬워 눈 구경 나서야겠네요.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겨울 눈 구경 코스로 추천합니다.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찾아가는 길 : 충청남도 논산시 부적면 충곡리 287-8
주차정보 : 공원 주차장 주중 여유, 주말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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