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외관부터 특별한 분위기

충남 천안시 동남구 유량동 4-1


조상님들의 지혜는 대단하다.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는 '경칩'이 지나고, '춘분'이 지나니

봄 농사 준비를 한다는 '청명'을 앞둔 요즘

정말 봄 날씨처럼 따뜻한 햇살이 가득했다.

돌이 지나 한창 걷기를 즐거워하는 아이와

실내, 실외 공간 모두에서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는 '리각박물관' 을 다녀왔다.

리각미술관은 관장이자 조각가 이종각 설립자가 1985년 3월 충북 청원에 ‘이종각 야외조각 미술관’을 개관했다가

1993년 12월에 지금의 충남 천안 태조산 자락으로 이전하였다.

야외조각공원과 실내전시공간을 완공한 후 1997년 1월에 ‘리각미술관’이라는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리각미술관은 '이종각' 이름에서 가운데 글자를 빼고 작명한 이름!

미술관 이름이 참 특별하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웠다.

천안 리각미술관은 태조산 자락에 위치해있는데,

오르막길을 올라가다 보면 실외전시 작품들이 속속 눈에 보인다.

차를 타고 들어서면서부터 미술관에 온 또 다른 큰 즐거움이었다.

실외 공간에 배치된 조형 작품들은 자연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태조산 산새의 기운과 함께 예술적인 풍경이 되었다.

특히, 넓은 정원과 자연 경관 속에 설치된 대형 조각들이 눈길을 끌었는데,

각각의 작품이 자연광을 받아 조명이 드리우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멀리서 본 작품의 느낌과 가까이에서 걸어가서 보는 작품의 느낌이 또 달라서,

가볍게 미술관 실외를 산책하며 작품에 빠져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리락미술관은 주출입구까지 턱이 없고 평평한 접근로여서 휠체어나 유모차가 접근하기에 매우 편리하다.

보조견 동반도 가능한 미술관!

내가 방문한 날은 김호성 작가의 '들풀은 아무렇게나 자란다'라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2025년 3월 20일부터 4월 17일까지 진행되는 전시.

리각미술관 내 카페M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들어가면 된다.

'들풀은 아무렇게나 자란다' 전시는

시대의 기억, 시간의 표면, 2312, 예술가의 초상, AI Homeless, A Phamtom City New York 이라는 주제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우리 생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작품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같은 물건이라도 활용되는 것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전시관 바닥 중앙에 움직이는 전시물도 있다.

작품이기 때문에 건들이면 안될 것 같아 피해다녔는데,

작품 설명을 자세히 살펴보니 사람들에게 부딪히고, 멈추고, 하는 삶을 표현한 작품으로 해석되었다.

사람들에게 닿아서 멈추는 것까지 의도하고 만든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전생 인류'라는 단어로 추억의 물건들을 전시해 두었다.

부모님이나 과거 세대를 통해 듣는 이야기들,

작가가 늘여놓은 물건이 또 추후에 전생인류의 증거물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리각미술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렇게 작품들의 다양성과 그들 각각이 전하는 메시지였다.

자신이 가진 물건을 보면 살아온 삶이나 인생관을 느낄 수 있다.

작가도 자신의 인생 속에서 함께한 물건들을 전시하며 오랜 시간 속 담긴 예술가의 초상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지만 그 시절, 어느 때는 비싸고 귀한 물건들이었을 전시품.

지금의 스마트폰과는 비교도 안될 물건이지만 그때의 삶이 녹아져 있다.

2층으로 향하는 길.

각도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조각품이 반겨준다.

2층의 전시 공간은 미국의 뉴욕을 촬영한 사진이다.

특이한 점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흐릿하게 처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도시 사진 속 흐릿한 사람의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의 고립감과 불안감이 느껴졌는데,

눈빛은 느끼지 못하지만 포즈와 분위기에서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작품 속 인물들과 시선이 공유되지 않는데도

시선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듯한 상상이 펼쳐지며 마치 나를응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보는 내내 그 인물들과 시선이 맞닿아 있는 것 같은 몰입감을 느꼈다.

공간이 효율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전시실은 넓고, 각 작품들이 서로 방해되지 않도록 적절한 간격을 두고 배치되어 있었다.

다른 관람객이 함께 있어도 하나하나의 작품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실내의 인공조명과 넓은 창을 통한 실외의 자연조명이 각 작품과 만나 작품이 따뜻하고 선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되어있다.

리각미술관 1층에는 입장권을 구매하는 카페M이 있었는데,

티켓을 소지하면 1,000원 할인된 가격으로 음식을 구매할 수 있다.

커피와 음료, 브런치 등 식사류도 판매하고 있어 작품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는 눈과 입이 즐거운 공간이다.

나도 시원한 음료 한잔으로 리각미술관에서의 하루를 마무리 했다.

실내, 실외 모든 공간에서 작품을 통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미술관을 둘러보며 작품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하나씩 음미하고,

그 안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리각미술관

○ 위치 : 충남 천안시 동남구 태조산길 245 리각미술관

○ 개방시간 : 매일 11:00 ~ 18:00

○ 이용료 : 성인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미취학아동 및 65세 이상 무료

○ 관리 : 리각미술관

○ 문의전화 : 041-565-3463

○ 사이트 : http://ligakmuseum.co.kr/

* 방문일시 : 2024년 3월 30일(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포리로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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