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절경에 감탄하여 현판을 써준 취담정

​

조선의 글이라고 하면 추사 김정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

조선 말기에 급진적인 변화를

온몸으로 느꼈을 추사 김정희는

다방면에 걸친 학문 체계를

수립하였던 사람이었습니다.

​

그와 인연이 있었던 사람이며 제자로

흥선대원군으로 잘 알려진 석파 이하응이 있습니다.

​

석파 이하응은 추사 김정희와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 왕실 종친이었지만

벼슬길에 나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

그런 그가 전국을 유람하다가 한곳에 머물렀는데

그곳이 바로 안동입니다.

​

안동으로 가다가 탁 트인 풍광을

보면서 잠시 멈추어 섰습니다.

​

이곳에는 풍천체육공원이 조성이 된 곳으로

거무개라는 정거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

풍천면에는 김기황이 낙향하여

자신의 선조가 세운 침류정에서

약간 서편으로 세웠는데

침류정은 임진왜란 때 사라져 버렸습니다.

​

취담정이라는 의미는 맑고

푸른 강물이라는 뜻으로

은거 지향적인 그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

이하응이 이곳에서 방문해 보니

수려한 경관에 감탄하여 그의 예서체 친필로

취담정 현판을 써주었다고 합니다.

​

현재 현판은 국학 진흥원에

보관되어 있다고 하는데

2023년에는 자연 풍경과 어우러진

정자의 현판을 국립 대구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

취담정이라는 정자의 이정표를 보고

위쪽으로 걸어서 올라가 봅니다.

​

새로 설치된 계단 옆으로

가파르게 나 있는 길이 보입니다.

​

예전에는 그 길로 올라 다녔던 것으로 보입니다.

​

취담정이라는 정자에는

김기황이 지은 시가 걸려 있습니다.

​

취담정에서 바라보니 말 그대로

앞에 강물이 흐르는 것이 보입니다.

​

낙동강을 안고 흐르는

저 앞에 보이는 평야는 기산평야입니다.

​

취담정의 구조는 정면 4칸,

측면 2칸의 이익공양식 목조 와가에

팔작지붕 오량가로 계자난간을 두른

누각형식의 구조입니다.

​

모든 사람들에게는 이어지는 뿌리가 있습니다.

​

과학적으로 본다면 DNA에 기록이 남아 있으며

후손이 태어난다면 그 운명의 실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

모든 현판은 신중하게 의미를 가지고

만들어지게 됩니다.

​

맑고 푸른 연못의 취담정,

고종이 내걸었던 경운궁은

경사스러운 운수가 가득한 궁,

정조는 창덕궁 존덕정에 온 시냇물에

비친 밝은 달의 주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현판을 걸었습니다.

​

순천 김씨인 김기황은

사간원정언을 지냈던 사람으로

흉년에 백성을 구제하였으며

강물을 굽어보며 나라의 미래를

걱정했었다고 합니다.

​

취담정의 옆으로는

언제 심어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나무밭이 펼쳐져 있다.

​

세상에는 일어날 만한 일들만 일어나기도 합니다.

​

어찌 보면 흘러갈 일은

흘러가게 두는 것이 낫습니다.

​

삶에는 수많은 기억할 만한 사건들도 있고

아주 작은 성공과 실패 혹은

큰 성공과 실패도 있습니다.

​

김기황이 생각했던 세상과 이루고자 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그의 흔적이

취담정에는 남아 있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