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산여행 ]

괴산군 가볼만한 곳

바위에 새겨진 두 부처, 괴산의 보물 같은 불상 이야기

충청북도 괴산군 원풍면을 지나던 중 도로 옆 산자락에서 눈길을 끄는 불상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위 절벽에 새겨진 이 불상은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괴산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입니다. 자동차를 잠시 세워 둘 수 있는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게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차에서 내려 계단을 따라 천천히 위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계단 옆에는 크고 작은 돌탑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고, 이곳을 찾은 수많은 이들이 정성을 모아 쌓아올린 흔적처럼 느껴졌습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불상 앞에 서며 마음속 소망을 기원했던 사람들의 흔적이 조용히 남아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곳곳에 촛불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여러 개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단순한 기도나 소망을 비는 수준을 넘어서, 때때로 무속적인 의례까지 시도하는 분들도 계신 듯합니다. 이 마애이불병좌상은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불을 붙이거나 초를 태우는 행위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문화재 보호 차원을 넘어서 산불 위험까지 고려한다면, 야외에서의 화기 사용은 절대 피하셔야 할 일입니다.

이 불상은 높이 약 12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암벽을 파내어 방형의 공간(감실)을 만들고, 그 안에 높이 3.1미터의 불상 두 구를 나란히 조각해 놓은 형식입니다. 불상 둘을 나란히 배치한 ‘이불병좌상’ 형식은 국내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이며, 역사적으로도 귀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불병좌상은 원래 중국 북위 시대인 5세기에서 6세기 사이에 유행했던 조형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발해나 통일신라, 고려 시기의 조각에서 일부 사례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형식은 불교 경전인 법화경에 등장하는 석가여래와 다보여래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괴산 원풍리의 이 마애이불병좌상은 그 크기와 조형의 정성을 보았을 때, 당시 왕실 혹은 강력한 지방 세력의 후원 아래 조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불상들은 둥근 얼굴에 길고 가는 눈매, 넓은 입을 지닌 모습으로 전체적으로 온화하면서도 단단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어깨는 반듯하고, 가슴은 평평하며, 신체의 굴곡은 거의 표현되지 않아 형식화된 조각 양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상의 옷자락은 양쪽 어깨를 감싸고 있으며, 옷 주름은 단순하고 둔한 선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광배에는 작게 새겨진 부처 형상이 있으나 오랜 풍화로 인해 세부 모습은 거의 확인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 불상은 1963년에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

불상 앞으로는 방문객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면, 괴산의 아름다운 산세와 도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고요하고 청명한 공기 속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분주함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이 마애이불병좌상은 ‘원풍면 자전거 스탬프 투어’의 한 지점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투어는 연풍관아, 수옥정, 한지체험박물관 등 괴산의 주요 명소 8곳을 자전거로 돌며 도장을 찍는 프로그램으로, 전체 코스는 약 15km 정도라고 합니다. 공식적인 행사는 현재 운영되고 있지 않지만, 자전거를 즐기시는 분들께는 괴산의 자연과 문화재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여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찾아오시는길

원풍리마애불상군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산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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