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은 유교의 중심지로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 불릴 만큼

전통과 학문, 신앙이 깊이 뿌리내린 도시입니다.

유교문화뿐 아니라 불교와

민속신앙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정신문화가

공존해 온 안동의 문화 정수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안동시립박물관입니다.

1992년 문을 열어 지역민과 방문객에게

안동 고유의 생활상과 정신세계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죠.

박물관은 크게 1층과 2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온

안동인의 일상과 신앙, 농경생활을

폭넓게 다룹니다.

선사시대 유적으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

자랑하는 고인돌과 석기 유물, 무문토기,

돌 화살촉 등 고대인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안동 지역은 한반도 내에서도

고인돌 분포가 매우 밀집된 곳으로,

당시 공동체의 복합적인 신앙과 삶의 방식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민속 문화 전시에서는 동제당과 같은

마을 신앙 공간을 통해 마을 사람들의 공동체 의식과

자연 숭배, 풍농과 안녕을 비는 의례가 소개됩니다.

음력 정월 대보름 새벽에 행해지는 동제 의식은

공동체의 결속과 자연과의 조화를 상징하며,

오늘날까지도 일부 지역에서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산모가 해산을 앞두고

삼신에게 순산을 기원하던 풍습,

아기의 탯줄을 아들은 낫, 딸은 가위로 자르고

불에 태우던 의례, 출생 후 삼칠일 동안

대문에 금줄을 쳐 부정을 막던 민간신앙 등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통복식 전시는 고조선 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변화한 의복 문화를 다룹니다.

안동은 왕실 의복에 영향을 준

중국식 관복과는 달리,

서민층은 우리의 고유한 저고리, 바지, 치마를

중심으로 전통복식을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안동포와 모시옷은 여름철 대표적 의복으로

품질이 뛰어나 전국적으로 유명합니다.

실제 안동포짜기 과정이 박물관에 재현되어 있어

제작 과정을 직접 체험하듯 느낄 수 있습니다.

음식 문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산악지대가 많아 논보다 밭이 많은 안동은

고추, 마늘, 참깨를 많이 생산해

음식은 맵고 짭짤한 맛이 특징입니다.

헛제사밥, 건진국수, 태평채, 파산적,

안동식혜 등 향토 음식은

오랜 세월 내려온 맛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안동소주는 지방무형문화재 제12호

지정돼 있으며, 예로부터 제례와 잔치에

빠지지 않는 술로 사랑받았습니다.

농경생활과 관련해선 전통 농기구 전시를 통해

조선 후기까지 사용된 인력 중심 농기구는 물론,

가축을 활용하거나 바람과 물의 자연력도

활용한 지혜가 소개됩니다.

더불어 까치구멍집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민가 형태와 농업에 사용된

다양한 도구들은 옛사람들의 생활환경과

적응 방식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는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의 사진

크게 걸려 있습니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이 마애불은

보물 제11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안동 불교문화의 흔적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입니다.

2층 전시실에서는 관혼상제와

교육, 놀이 문화 등 인생 전 과정의 전통 의례가

순서대로 전시되어 있어 사람의 일생과

지역 공동체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관례와 계례(성인식), 혼례(육례), 상례, 제례 등은

안동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져왔으며,

특히 혼례의 경우 집안과 문중 간의

연대와 위계를 중시하는 사회적 기능도 컸습니다.

영여와 상여는 각각 죽은 이의 영혼과

육신을 실어 나르던 도구였고, 조상에게

예를 다하던 제례는 절차 하나하나에

정성이 담겨 있었습니다.

학문과 교육 문화도 두드러집니다.

서당과 사대부 집안의 독서 공간인

사랑채에서 이루어진 교육은 안동이

‘선비의 고장’으로 불리게 한 원동력입니다.

문방사우(먹, 붓, 벼루, 종이)

학문적 성취의 상징이자 일상에

깊이 스며든 문화적 필수품으로,

안동 출신 많은 문인과 선비들이 남긴

저술과 자료들은 현재까지도

연구와 교육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놀이 문화에서는

윷놀이, 바둑, 장기, 종경도 등

남녀노소가 즐기던 다양한 전통놀이가 소개되며,

안동 특유의 ‘건궁 윷말’을 활용한 놀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통 놀이들은 공동체 유대와

세대 간 소통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명당과 풍수지리 사상도 깊게 다뤄집니다.

선조들은 땅의 기운, 즉 ‘지기’를 중요시하여

좋은 집터인 양택과 좋은 묘지인 음택을 구분했고,

퇴계 이황 선생의 묘소 모형 전시는

그런 명당의 조건과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안동시립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살아 숨 쉬는 문화 체험의 장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도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우리 문화와 정신의 뿌리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명소입니다.

📍 안동시립박물관

경북 안동시 민속촌길 13

09:00 ~ 18:00

054-821-0649

입장료 무료


본 내용은 김수정 안동시

SNS 기자단 개인의 의견으로,

안동시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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