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공간, 대전시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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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박물관은 예로부터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영원히 대를 이어가며 살만한 곳이었던 대전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공간으로,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유물들과 생활상이 시대순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박물관의 전시는 A동 3층에서 시작되어 내부에서 연결된 B동의 출구까지 이어지며, 현재는 한국전쟁 특별사진전과 실감 영상실, 상설전시실이 진행 중입니다. 주의할 점은 상설전시실은 출구로 이어지므로 실감 영상실을 먼저 관람한 뒤 상설전시실로 이동해 주세요.

전시를 보기 위해 올라간 3층 로비에서는 한국전쟁 75주년 특별사진전 '손끝의 찰나‘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사진전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촬영한 미공개 사진들로 폐허 속에 남겨진 아이, 적군 시신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 등 전장의 참혹한 현실과 병사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관람한 실감 영상실의 입구는 대전역을 재현해 놓은 모습이었어요. 승차권을 발권한 뒤 내부로 들어서면, 복도의 한쪽 벽면에 기차 창밖 풍경이 펼쳐져 실제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복도를 지나 영상실로 들어서면 사방의 벽면과 바닥에서 파노라마처럼 영상이 펼쳐집니다.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까지 모습이 시대순으로 상영되고 있었고, 실감 나는 연출로 역사적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영상관람을 마친 뒤, 이어지는 상설전시실에서 실제 유물과 자료들을 통해 대전의 역사를 더욱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상설전시실의 첫 공간에는 구석기시대 도구를 사용했던 사람의 흔적부터 통일신라 시대 대전을 지킨 산성과 보루까지 전시되어 있습니다. 괴정동 돌널무덤에서 출토된 청동기 유물과 도안 신도시 개발 중 확인된 용계동 마을 유적 등은 대전이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세대가 걸쳐 살아온 터전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 전시 구역에서는 유성구 상대동 고려마을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기와, 고려청자 등을 통해 고려 시대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문산에서 발견된 마애여래좌상도 전시되어 있어 불교문화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려 시대를 지나면 대전의 유등천과 보문산 등을 그린 조선 실경 산수화 '무수동도'의 낮과 밤의 풍경이 펼쳐지며 조선 시대의 전시가 시작됩니다.

조선 시대의 삶과 문화를 조명하는 이 구역에서는 남간정사, 동춘당 등 대전 사대부의 고택을 미니어처로 재현한 모형과 함께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호소 명현의 초상화도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눈길을 끄는 전시물은 약 500여 년 전 남편이 아내에게 보내는 한글 편지였는데요. '분과 바늘을 사서 보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편지는 부부간의 애틋한 정을 보여주는 자료로 생전에 소중히 간직되었다가 무덤에 함께 묻혔다고 전해집니다.

상설전시실의 마지막 구역은 대전의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전의 독립운동과 3.1만세운동, 한국전쟁의 모습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 있고, 과거 대전의 거리 풍경과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흑백사진, 상점을 재현해 놓은 공간에선 그 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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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어느새 B동 1층의 어린이 체험 공간 우리 놀이터가 나오면서 전시가 마무리됩니다. 우리 놀이터는 만 36개월부터 만 8세까지 입장할 수 있고 대전광역시 OK예약서비스를 통해 예약 후 이용 가능합니다.

저는 대전시립박물관을 이번에 처음 방문해 봤는데요. 무료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볼거리도 다양했고, 대전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어요.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전시립박물관, 대전 시민은 물론 여행객에게도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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