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조선 성리학의 정신이 깃든 서원, 안동 고산서원 현장탐방
안동은 유교의 본향이라 불립니다.
도산서원, 병산서원으로 대표되는 서원도시이자,
조선의 정신문화가 가장 오롯이 남아 있는 공간이죠.
그런 안동의 남쪽 끝자락, 암산유원지 뒤편의
조용한 언덕에 위치한 고산서원은
다소 알려지지 않은 성리학의 명소입니다.
고산서원은 조선 후기 영남 성리학을 이끌었던
이상정(李象靖, 1710~1781) 선생의 학문과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낸 의미 있는 장소에요.
암산유원지를 지나 한적한 숲이 보이는 곳에는
소나무 숲 사이로 고산서원의 기와지붕이
살짝 모습을 드러냅니다.
야트막한 언덕 위, 숲과 하늘, 그리고 정적이
어우러진 고즈넉한 자리에 고산서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고산서원의 학도문이 보입니다.
전통 한옥의 낮은 돌담과 기와지붕,
숲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어요.
그리고 담장 너머로 동재 백승각과
서재 청림헌이 살짝 보이네요.
두 건물은 현재 서고로 활용되고 있어요.
고산서원은 1789년(정조 13년),
지역 유림의 뜻에 따라 건립되었어요.
이상정은 퇴계 이황의 학통을 잇는
영남학파의 계승자이며,
기호학파와 구분되는 이기론적 입장과
실천 중심의 유학을 주장한 인물이에요.
이상정은 사마시에 급제하고도
벼슬을 마다하고 학문과 교육에 헌신하였으며,
그의 철학은 ‘일용궁행(日用躬行)’,
즉 일상의 실천을 중시했다고 해
큰 교훈을 주는 인물이에요.
작은 문틈 사이로 보이는 강당 호인당은
8칸 규모의 넓은 마루와 온돌방으로 구성돼 있어요.
앞쪽이 트여 있어 미천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기단부는 크고 단단한 돌로 다져졌으며,
기둥과 대들보의 짜임새가 정교하고 힘이 있어
보이는 호인당은 조선 후기 서원건축의 전형이에요.
호인당(好仁堂)은 학습공간이면서
유학자들의 사색과 강론이 이루어지던 장소에요.
‘호인(好仁)’이라는 이름에는
‘어진 이를 좋아한다’는 유교적 덕목이 담겨 있는데,
이는 이상정 선생이 추구했던
인격 수양의 핵심 정신이라고 해요.
서원의 담장은 높지 않고, 담 너머로 겹겹이
이어지는 전각의 지붕과 소나무 숲,
그리고 멀리 붉게 물든 산자락이
절묘하게 어울리네요.
고산서원의 중심 강당인 호인당 뒤편에는
사당인 경행사(景行祠)가 자리하고 있어요.
경행사는 조선 유학의 대표 인물인
이상정(李象靖) 선생과, 그의 아우이자
역시 학문에 뜻을 세운 이광정(李光靖) 선생을
함께 모시는 제향 공간이죠.
고산서원은 서원의 전통 배치 원칙인
전학후묘(前學後廟), 즉 앞에는 학문 공간을,
뒤에는 제향 공간을 둔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요.
이는 학문과 제향, 곧 ‘배움과 기억’이
함께 이어져야 한다는 유교 철학의
공간적 구현이라 할 수 있어요.
전통적인 맞배지붕 양식과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을 따른
단정한 3칸 구조가 돋보이는 경행사는
정제된 대칭미와 붉은 기둥,
초록색 단청이 눈에 띕니다.
기와 담장 위로 얹힌 장식기와에는
매화꽃 문양이 새겨져 있어 유교 제례 공간으로서의
격식과 미감을 보여주고 있어요.
고산서원에서
흙과 돌로 쌓은 담장 위에 겹쳐지는 기와의 라인은
단단하면서도 유연해 보입니다.
옛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책을 읽고
제자들과 토론을 벌이는 장면이 상상됩니다.
고산서원은 화려한 관광지처럼 북적이지는 않지만,
매우 조용하고 고즈넉합니다.
도산서원이나 병산서원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산서원은 자기만의 매력의 있는 곳입니다.
고산서원과 함께하는 고요한 숲길을 걸으며,
이상정 선생이 강조한 학문의 정신이 머물렀던
이 자리를 잠시 들렀다 가보세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 고산서원
위치
경북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본 내용은 정대호 안동시
SNS 기자단 개인의 의견으로,
안동시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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