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다한 일상에 오늘만은 오롯이 나 자신에게 선물이라도 주듯 쉼을 만들고 싶은 날 있지 않으세요?

이런 날 옛 정취가 가득한 길을 느리게 느리게 걷거나, 정겨움이 가득한 툇마루에 앉아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창원의 집 어떠세요?

창원의집 관람 안내입니다.

- 관람 시간: 09:00~18:00

- 일일 해설 투어: 11시, 14시(단체는 미리 예약)

- 휴관: 1월 1일, 월요일

- 전화: 055) 284-2600

창원의 집은 본래 순흥 안씨 집안이 대대로 살던 집으로, 퇴은 안두철(1809~1877)이 지었으며 당호를 성퇴헌(省退軒)이라 하였습니다. 5대손 안택영에 이르기까지 200여 년 동안 이곳에 거주하면서 학문에 정진하고 주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덕을 베풀어 지역사회에 본보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창원시에서는 창원 공업단지와 신도시 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한옥을 보존하고, 조상들의 전통문화를 되새길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이를 매입하여 1984년 9월부터 1985년 6월까지 보수를 거쳐 창원의집으로 새단장하였습니다.

복원과 신축으로 인해 전형적인 양반집의 구조를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창원의집 건물 중 사랑채는 남부지역 지주층의 전통 한옥이 근대 한옥으로 변모해 가는 과도기적 특성이 잘 남아 있는 건물로서 그 가치가 있습니다. 오늘날 창원의집에서는 전통문화 교육, 체험, 공연, 전시 등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통 혼례식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안내판 참조

요즈음 어디에서건 주차 공간이 부족한데 창원의집은 넓은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주변 주택가에도 주차가 가능합니다. 아울러 전기자 충전소를 비롯 임산부, 장애인 주차 공간이 있어 편리합니다.

이제! 창원의집 안내 표지를 따라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있는지 출발해 볼까요?

초입에서 만난 돌담길을 시나브로 걸어보는 낭만도 만끽해 봅니다. 돌담길을 보는 순간 지난가을에 노오란 은행잎이 즐비한 덕수궁 돌담길에서 즐거운 하루가 떠올라 절로 함박웃음이 났습니다. 옛 기억이 소환되었던 정겨움에 한참이나 서성였답니다.

창원의집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반짝반짝 빛나는 문구 하나! 2025년 상반기 전통문화 아카데미 모집 안내입니다. 관심 있는 분은 참조하세요!

창원의집에 들어서는 순간 옛 정취가 가득한 한옥의 기품에 스르륵 스며듭니다.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연못입니다. 겨울의 찬 기운에 나뭇잎은 얼음 속으로 박재가 되고, 쉼 없이 돌아갈 물레방아도 겨울 안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풍요로울 봄의 생동감을 연출하기 위해 잠시 멈추어 있는 것이겠지요.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처럼.

안채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채는 살림집에서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생활공간으로 안방, 대청마루, 건넛방, 부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채는 대문으로부터 가장 안쪽인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이는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꺼려 하여 외부와의 출입을 제한하던 당시 사회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청마루와 부엌에는 무엇이 있는지 숨은 그림 찾듯 찾아보세요!

대청마루에는 세탁된 옷감의 주름을 펴고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옷을 방망이로 두들겨 손질했던 다듬이가 놓여있습니다. 실제로 다듬이질을 해 본 경험은 없지만, 다양한 매체의 영상이 휘리릭 스쳐 지나갑니다. 그 영상을 토대로 다듬이질을 해 보고 싶은 충동이 일렁이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 사람의 손길이 머물지 않은 부엌은 소리가 없지만, 땔감이 있어 금방이라도 불을 지피고 가마솥에 밥이 뜸들 동안 군고구마 구워 호호 불며 먹고 싶었답니다.

이곳은 사랑채입니다.

사랑채는 가부장의 생활공간이자 학문과 예술로 마음을 닦아 맑게 하고 손님을 접대하며, 묵객들이 모여 담소하거나 취미를 즐기던 곳입니다. 처음 지어진 연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광무 6년에 제작한 현판으로 보아 그 시기는 1900년대 이전으로 추정하며, 순흥 안씨의 제실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민속 교육관으로 전통문화 아카데미 수업이 이곳에서 진행된다고 합니다. 해금, 가야금, 민요, 다도, 명상하고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야간 공연이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다양한 야간 행사가가 펼쳐진다는 것도 기억하세요!

겨울의 운치가 가득한 뜨락이 참 고풍스럽습니다.

죽은 듯 서 있는 앙상한 가지와 더불어 동백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3~4월에 꽃이 피는 홍매실도 곧 새순을 터트릴 것 같습니다. 봄이 시작되면 여기저기에서 톡톡 터지는 새순들의 소리에 싱그러움이 더하겠지요.

연자방아는 둥글고 넓적한 들판 위에 둥근 돌을 세로로 세워서 소나 말로 끌어 돌리게 해 곡식을 찧는 기구입니다. 맷돌과 비슷하여 '연자매'라고도 하며 돌로 만들었다고 해서 '돌방아'라고도 합니다. 제작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마을 공동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마을 공동체 협력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는군요.

농기구 전시관에는 과거 농경사회에서 곡식을 가꾸고 땅을 일구는 데 사용했던 다양한 농기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조상들은 '농자천하지대본' 이라 하여 농사를 하늘 아래 가장 중요한 근본으로 여겼다지요. 수천 년간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우리 선조들은 농기구를 발명하고 쓰기 좋게 고쳐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농기구가 이렇게 다양한지 여기에서 배우게 됩니다.

한국의 정서가 그대로 녹아있는 장독대가 흙 담벼락과 어우러져 정겹고 탐스럽습니다.

누군가의 건강한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일등공신이 아닐까요?

지붕 형태로 지어진 정자 팔각정에서는 봉림산을 비롯하여 창원을 둘러싼 산들과 주변 정경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정자에 올라 창원의 풍광을 즐겨보세요!

창원의집 명소! 대나무 숲길입니다. 대나무는 겨울에도 푸르름을 유지하여 강인하고 꼿꼿한 특징을 지녀 예로부터 사군자(매란국죽)와 세한삼우송(송죽매)중 하나로 사랑받았다지요. 대나무 숲길을 걸으며 조상들이 닮고자 했던 기개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창원의집을 방문한 오늘 인적이 드물었는데 사람을 만났습니다. 어찌나 반가운지 저도 모르게 '안녕하세요'라며 말문을 텄답니다. 어르신들은 도란도란 걸으며 무슨 이야기꽃을 피우는지 때로는 심각하기도 하고 때로는 평안해 보이는 것이 참 보기 좋습니다. 따라쟁이라도 하듯 함께한 지인과 시나브로 걸으며 대나무의 기운을 온몸 가득 채워봅니다.

대나무 숲길에는 곳곳에 벤치가 있어 이곳에서 잠시 쉼을 만들어도 좋겠습니다.

퇴은정은 창원의집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툇마루에 앉아 있으니 창원의집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며 번다한 일상에 지친 마음이 스르륵 녹아내리는 것 같습니다. 마치 따스한 엄마의 품처럼.

창원의집 답게 곳곳에 전통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많답니다. 가족과 함께 오셔서 전통 놀이로 즐거운 한때를 만끽하기시 바랍니다.

아참! 느린 우체통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엽서는 관리사무소로 문의하세요!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현대인들의 빠름빠름의 생활에서 벗어나 조금은 느리게 삶을 바라보고 싶다면 창원의집을 추천합니다.

옛 가옥의 고풍스러운 정취를 보듬으며 마음도 내려놓고, 대나무 숲길을 걸으며 선조의 지혜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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