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역사의

증인을 만나다

군산 진포해양테마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시선을 사로잡는 하나의 구조물이 있습니다. 거대한 철제 몸체에 번호 676이 선명하게 적힌 해군 군함. 바로 위봉함 676입니다.

무게감 있는 위용과 단단한 철골 구조, 그리고 수십 년의 세월을 버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배는, 단순한 전시물이 아닌 바다 위에서 치열한 생을 살아낸 역사 그 자체입니다.

위봉함은 1945년부터 우리 해군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상륙함입니다. 수많은 작전과 파도를 견디며 나라를 지켰던 이 배는 2006년 퇴역한 뒤, 2008년 군산시로 기증되어 진포해양테마공원 내에 전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이 거대한 배에 직접 올라 실제 해군의 생활과 작전 공간을 체험할 수 있게 개방되어 있어, 교육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장소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습니다.

배에 오르면 가장 먼저 철문과 갑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단단한 철문을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전시관은 함교, 조타 장비, 통신기기 등 실제 작전에 사용되었던 장비들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병사들이 생활했던 침상과 복도, 각종 군사 장비들도 실물에 가깝게 정비되어 있어 관람객이 해군의 생활과 임무 수행 환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봉함은 단순한 군함이 아닙니다. 베트남전 등 실제 전장에도 투입됐던 상륙함으로서, 바다를 누비며 작전과 병력 수송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역사적 함정입니다. 오늘날에는 안보 교육 및 군사 문화 체험 공간으로 활용되며, 그 상징적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전시관 내부는 위봉함 관련 유물뿐만 아니라, 군산의 해양 역사와 관련된 전시물도 함께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려시대 최무선 장군의 활약을 기리는 진포대첩 모형, 조선시대 무기 모형, 그리고 다양한 군사 작전 자료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실제 크기의 병기들과 작전 지휘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공원이 자리한 진포해양테마공원 자체도 큰 의미를 지닙니다. 이곳은 고려 말기, 최무선 장군이 화포를 사용해 왜선 500척을 무찌른 진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해양 역사공원입니다.

위봉함 외에도 퇴역한 전투기, 탱크, 장갑차 등 총 16대의 군사 장비가 공원 곳곳에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더욱 유익한 시간이 됩니다. 실제 장비를 가까이서 관찰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교육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전시관 관람은 약 1시간 내외로 소요되며, 복잡하지 않게 동선이 구성되어 있어 천천히 걸으며 살펴보기에 좋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배에서 내려서면 탁 트인 군산 내항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어, 잠시 바닷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쉬기에도 제격입니다.

바다 너머로 펼쳐진 풍경과 함께, 거대한 철선의 실루엣이 만드는 대비는 한 폭의 그림처럼 인상적입니다. 위봉함 전시관은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내항2길 32에 위치해 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군산역이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정류장에 내리면 도보 약 5분 내외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전시관은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입장은 마감 30분 전까지 가능하니 방문 전 시간 체크는 필수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일입니다.

입장료는 관람객의 연령대에 따라 다양하게 책정되어 있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 기준으로 성인은 500원 ~ 3,000원, 청소년 및 군인은 300원 ~ 2,000원, 어린이는 200원 ~ 1,000원 사이이며, 단체 관람 시에는 이보다 더 할인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군산시 박물관 통합입장권을 이용하면 위봉함은 물론 인근의 군산근대역사박물관, 18은행, 조선은행 등 여러 전시관을 함께 관람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여행 동선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공원 내에는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 이용 시에도 편리하게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위봉함 676은 단순한 해군 전시물이 아닌, 실제 작전에 투입되었던 생생한 역사의 증거입니다. 철갑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를 따라 걷다 보면, 해군 장병들이 지켜온 바다의 무게가 피부로 전해져옵니다.

군산을 찾는다면 꼭 한 번 들러봐야 할 특별한 장소, 그리고 바다 위에서 만나는 살아 있는 박물관이 바로 이곳입니다.



글, 사진 =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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