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장생포에서 만나는 특별한 식경험, 장생포 오색국수공장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의 시간과 바다의 정취가 어우러진 이 마을에는 관광지보다 더 조용한 감동을 주는 한 공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한쪽에 위치한 고래고래 오색국수공장은 겉보기에 평범한 국수 제조소 같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고요하고도 정직한 식문화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천연 재료로 색을 입힌 면발, 체계적으로 정돈된 작업 환경, 그리고 손으로 완성해내는 포장 작업까지,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여주는 곳입니다.

겉모습은 투박할 만큼 소박하지만, 외벽에 적힌 큼지막한 글씨는 단순한 수공업장이 아니라는 인상을 줍니다.

안내문에는 대표 상품인 오색국수에 대한 소개와 철학이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고, 안쪽에서는 정성스럽게 만들어지는 면발이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고래고래국수에서 만드는 오색국수는 이름처럼 다섯 가지 색을 지닌 국수입니다.

각각의 색은 인공색소가 아닌 천연 식재료에서 얻은 것으로, 진한 보랏빛은 비트, 연한 노랑은 강황, 초록은 부추나 시금치, 붉은 기운은 고추, 주황빛은 단호박을 사용합니다.

이 재료들은 색감뿐 아니라 맛과 식감, 영양까지 고려된 것입니다.

국수 샘플에는 원재료가 함께 표시되어 있어,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숙성된 반죽은 고르게 치대어지고, 길고 얇은 면발로 뽑아낸 후 일정한 길이로 정리됩니다.

사용하는 기계들은 오래되었지만 잘 정비되어 있어,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전통 방식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죽에서 제면, 절단, 건조, 포장까지의 과정은 위생적으로 관리된 환경에서 일관되게 이어지며, 정돈된 질서 속에서 한 줄의 면발이 만들어지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공장 내부에는 발효와 건조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구역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천연 재료 특유의 발효 향이 일시적으로 퍼지기도 하지만, 완전 건조 후에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합니다.

고래고래국수는 단순한 제조시설이 아니라, 오랜 시간 가족의 삶과 함께 해온 가업의 공간입니다.

창업주의 부친은 1945년 사천에서 정미소와 국수공장을 운영했으며, 이후 부산 재건시장에서도 국수를 만들어 지역 식생활에 기여했습니다.

가공식품의 인공첨가제 사용에 대한 우려 속에서,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건강한 면발을 만들고자 했던 그 철학은 세대를 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특히 생즙 및 중탕수를 이용한 국수 제조 방법은 16가지 배합 방식으로 구성된 특허 기술로, 야채와 해조류를 생즙 또는 중탕수 형태로 활용하여 국수의 맛과 영양, 식감을 동시에 끌어올렸습니다.

이 기술은 단순히 음식 제조를 넘어,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고민과 자연스러운 재료 순환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고래고래국수는 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수익보다는 고용 창출과 재능 나눔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름에 담긴 고래고래는 장생포의 상징인 고래와 함께, 국수의 쫄깃함과 맛을 표현하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이 국수는, 울산이라는 도시의 기억과 정체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음식입니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은 점은, 고래고래국수가 단순한 국수 공장을 넘어 울산 장생포라는 지역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브랜드명에서도 알 수 있듯 고래를 상징으로 삼아 장생포의 의미를 식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습니다.

공장을 둘러본 후에는 인근의 고래문화마을, 고래박물관, 생태체험관 등을 함께 방문하는 일정으로 연계해 보셔도 좋습니다.

장생포의 골목길과 오래된 간판, 담벼락의 분위기는 국수 공장에서 느꼈던 정직함과도 잘 어울립니다.

고래를 테마로 한 다양한 공간과 함께 국수공장을 찾는다면, 단순한 식도락을 넘어 지역과 이어진 새로운 여행의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울산 장생포의 고래고래 오색국수공장은 단정한 분위기 속에서 전통 방식 그대로 이어지는 생산 과정, 손을 통해 만들어지는 식재료, 그리고 지역성과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브랜드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오색국수는 단순한 면 요리가 아닌, 울산이라는 지역이 지닌 색과 시간이 응축된 결과물처럼 느껴집니다.

조용하지만 선명하게, 이 공장은 울산에서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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