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모저모] 재능기부 활동으로 변모하고 있는 지산리 덕경길을 찾아서
화가 한 분의 열정적인 재능 기부 활동으로
깔끔하게 변모하고 있는 마을이 있다기에
그 현장을 찾아서 대가야읍 지산리 덕경길로 가 봤습니다.
이곳은 가야대학교 고령 캠퍼스 옆 마을로 원룸 건물이 많은 곳인데
학생들이 많았던 시기에는 한때 호황을 누렸지만
2012년 모든 학과가 김해 캠퍼스로 이전하게 되자 슬럼화가 진행되다가
최근에는 원룸촌에 외국인 근로자들과 소외계층이 많이 입주한 상태입니다.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니 허술한 곳도 보이지만
리모델링을 했거나 페인트 작업을 해서 외관이 깨끗한 건물도 많이 보입니다.
다니다 보니 낡은 벽을 커버하는 미술 작품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벽화가 아니고 액자에 넣은 작품이어서 야외 미술 전시장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암괴석 위에 노송으로 둘러싸인 정자가 있는 작품인데 입체감이 있고,
조선시대의 수묵화를 현대적인 방법으로 표현한 듯 느껴집니다.
얼마 전 지방 신문에 난 기사를 인용하면,
‘고령경찰서는 서양화가 박윤기 화백을 범죄예방 자문위원으로 위촉했으며
박 화백은 경찰서 범죄예방전담팀(CPO)과 교류하면서 범죄 취약지 합동 점검 등을 통해
벽화 그리기로 재능을 기부할 것이라’고 했는데,
작품 아래 작가의 서명을 보니 서양화가 박윤기 화백의 작품입니다.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박윤기 화백은 서양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분으로
현대조형대전 특선을 비롯해 2020국제현대미술대전 특선,
중국상해 월드엑스포센터 전시금장상, 피카디리국제미술전 오마주상 등을 받은 중견 작가입니다.
인적 드문 골목길에서 작품들을 감상해 보니,
멋진 작품들을 전시하고 주변을 깨끗하게 관리한다면
범죄 예방 효과가 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리모델링 된 건물에도 현대적인 산수화 한 점이 걸려 있습니다.
이른 오전 시간대이지만 점토를 이용한 입체적인 작품 제작에 몰두하고 있는 박윤기 화백의 모습인데,
잠시 대화를 나눠보니 고령으로 이주해 오신 분이며, 범죄예방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금년 5월부터 이곳을 밝고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청소도 하고, 재능기부 차원에서 작업도 하시는데,
본인 생업도 있으니 진행 속도가 더디다고 아쉬워하시네요.
엄청 큰 작품이 건물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더욱 눈길이 가는데
중국의 유명한 작품전에 출품했던 100호가 넘는 10폭짜리 초대형 작품입니다.
벽에 설치하기까지의 과정을 환경 개선에 관심이 많은 마을 분이 촬영하셨네요.
대형 작품을 운반해와서 비가 와도 훼손이 안되게 방수작업을 하고
벽에 설치까지 본인 혼자서 하는 모습입니다.
(사진 제공 : 에스프레소바 연두)
덕경길 마을에 오시면 대형 산수화 병풍을 펼쳐 놓은 것 같은
박윤기 화백의 대작을 감상하실 수 있겠습니다.
대가야읍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시간 외에 물품들을 차에 싣고 와서 혼자 작업하는 모습입니다.
(사진 제공 : 에스프레소바 연두)
건물 사이의 작은 공간에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 완성되었고, 그 앞에 물레방아도 설치했습니다.
원룸 건물 주인들은 외지인이 많은 관계로 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마을 이장님, 카페 ‘에스프레소바 연두’ 사장님,
그리고 박윤기 화백 등 몇 분이서 마을 환경 개선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동안 마을 이름도 없어서 의논한 결과 ‘왕릉마을’로 정했는데,
군 관계자와 상의해서 마을 입구에 표지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원룸 앞 안내판도 깔끔하게 모두 바꾸려고, 견본품을 걸어 뒀네요.
경찰서에서 지원된 일부 금액 외에는 예산 지원 없이 화백 혼자서 열정적으로 재능기부를 하시는데
최근 이런 내용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갖는 기관도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카페 ‘에스프레소바 연두’로 들어가 보겠는데,
카페 사장님도 마을 환경 개선에 함께 노력하는 분이십니다.
사장님으로부터 마을 사정에 대해 들어봤는데,
슬럼화가 많이 진행된 큰골 마을에도 환경 개선사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사장님은 10년 전쯤 타지에서 고령으로 이주해 왔으며 카페를 연지는 3년 되었다고 하는데,
운영이 잘 되는지 물어보니, 카페에 지역민도 오지만
대가야읍 등 외지에서 단골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온다고 합니다.
카페 내부에 박윤기 화백의 작품이 많이 걸려 있는데,
대한민국새하얀미술대전에서 종합 대상을 차지한 ‘소나무와 나’ 시리즈 작품도 볼 수 있습니다.
왕릉마을 방문하셔서 골목에 걸린 작품도 감상하시고
카페에 들리셔서 쉬면서 작품 감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포스터처럼 보이는 그림도 몇 작품 볼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작고하신 추상화가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작품을 떠올리는 그림도 있습니다.
카페 사장님은 그림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며,
박윤기 화백에 대해서는 힘든 부분이 많으실 텐데
한결같이 열정을 불태우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고 하네요.
마을 앞 도로 건너편에 청사초롱이 걸려있어서 박윤기 화백께 물어보니
걷기 좋은 맨발 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아서 홍보하기 위해
‘고령 문화유산 야행’ 행사 때 사용했던 청사초롱을 구해와서 걸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낙후된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박윤기 화백의 재능기부 활동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이미 조성된 마을 앞 멋진 맨발 길도 명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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