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 새해, 탑정호 출렁다리 풍경

새해도 벌써 보름이 가까이 지났습니다. 연초부터 기승을 부리는 독감 탓에 근 열흘이나 시간이 그냥 흘러버려서 아쉽네요. 강추위도 한풀 꺾인 주말 탑정호 출렁다리를 찾았습니다. 겨울 하늘은 호수의 물빛과 함께 파랗게 빛나고 있습니다. 호수는 물이 가득 차서 일렁거리고 출렁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호수는 아찔하기만 합니다.

탑정호 출렁다리는 2021년 여름에 개통했으니 벌써 햇수로는 4년 차에 접어들었는데요. 처음에 몇 번 건너 보고는 한동안 드라이브하면서 눈으로 보기만 했습니다. 출렁다리로 가는 주된 입구인 남문은 주차장이 없어서 좀 불편합니다. 그래서 주차장이 여유 있는 북문 주차장을 이용합니다. 주차장에는 논산시에서 운영하는 가배와 휴게실이 생겼습니다. 커피 한 잔 사서 휴게실에 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주위 호숫가 데크를 걸을 수도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길가 데크를 잠시 걸으면 북문에 도착합니다. 전광판에 탑정호 출렁다리와 음악 분수 안내문이 나오고 있는데요. 출렁다리는 4시 반까지 입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겨울이지만 예상외로 출렁다리를 건너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아마도 연초부터 이어졌던 강추위가 한풀 꺾인 덕분인 것 같습니다.

탑정호 출렁다리는 밑단까지 물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오랜만에 출렁다리를 천천히 걸어 들어갑니다. 바람이 불면서 출렁다리가 조금씩 일렁이는데요. 물을 보고 있으니 순간 어지럼증이 나는 것 같습니다.

어르신을 모시고 걷는 한 무리의 가족을 보았습니다. 어르신들은 출렁다리 건너는 일이 쉽지 않으시다는데요. 제가 만난 어르신 중에는 입구까지 가서도 못 건넜다는 분들도 여럿 계셨습니다. 아마 가족들 기운 덕분에 출렁다리를 건너는 것 같습니다.

호수 위로 부는 바람에 코끝이 시립니다. 출렁다리 바닥의 철망과 원형 유리를 내려다보면 일렁이는 물살이 그대로 보입니다. 원래 높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바닥을 들여다보니 어질어질합니다.

이렇게 한참 걸으면 탑정호 출렁다리의 가운데인 스카이 가든에 이릅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인데요. 이곳에서 서쪽으로 해가 지는 것이 잘 보여서 일몰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드디어 남문에 도착했습니다. 4시가 넘은 시간이라 잠깐 쉬고 다시 발길을 돌려 반대쪽으로 걸었습니다. 남문에는 포토존도 많고, 커피숍들도 많습니다. 예전에 식당이었던 곳들은 대부분 카페로 변신했습니다. 전망도 훨씬 좋아져서 논산 제일의 데이트 코스지요.

탑정호 출렁다리는 2018년 9월 착공해서 2021년 여름에 개통했습니다. 다리 길이만 570미터, 전입 구간까지 600미터로 동양 최장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어 안동호 출렁다리가 750미터로 기록이 바뀔 수 있었는데 현재 보류 중이라고 하니 당분간 동양 최장 출렁다리라는 명성은 이어질 듯합니다. 기온이 올라가니 확연히 옷차림도 변화가 있습니다. 추운 날씨지만 조금은 가볍게 입은 분들이 속속 다리를 건너고 있습니다.

북문 주차장에 돌아와서는 바로 앞에 있는 소나무 노을섬도 산책합니다. 오후 시간이 꽤나 길어졌는데요. 서쪽 하늘을 물들인 햇살이 호수에 길게 노을빛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곳도 정비를 잘 해 놓아서 가볍게 산책하는 코스로 좋습니다. 이곳부터 탑정호 수변공원까지 걷는 길도 좋고, 탑정호 수문공원까지 걷는 길도 운치 있습니다.

물버들이 이어진 호숫가 데크길로 산책을 즐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호수는 그늘에 얼음판이 생겼고, 얼음판 위로는 눈이 쌓여 있습니다.

한겨울, 집안에만 있으면 무료해지기 일쑤인데요. 가볍게 탑정호 둘레길 걷는 것도 좋겠어요. 출렁다리를 건너며 호수 위로 시원하게 부는 바람도 느껴보고요. 가까운 딸기향 농촌테마공원이나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방문도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