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들의 길

충남 당진시 합덕읍 성동리 571-2


"그내 순례길"을 들어보셨나요? 당진 버그내 순례길은 솔뫼성지에서부터 합덕제, 수리민속박물관/합덕성당/헙덕제중수비/원시장, 원시보우물/무명순교자의 묘/신리성지까지 이어지는 총 13.2km의 천주교 순례길입니다.

당진의 버그내 순례길은 한국천주교회의 초창기부터 이용되었던 순교자들의 길이었으며, 내륙 깊숙이 포구가 형성되었던 삽교천의 물줄기를 중심으로, 내포의 사도라 불렸던 이존창 루도비코의 탄생지이자 활동지였으며, 성 김대건 안드레이 신부님 집안의 신앙지를 꽃 피웠던 곳입니다.

주요 성역이 되는 곳으로 솔뫼성지와 원시장, 원시보 형제의 탄생지와 활동무대, 신리성지와 박해가 끝나고 탄생한 합덕성당 공동체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러한 버그내 순례길을 직접 걸어보며 천주교 박해와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에 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버그내순례길의 시작,

솔뫼성지

주소:충청남도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 산 45-3

운영시간:10:00-17:00

연중무휴/주차장 있음.

솔뫼성지의 '솔뫼'는 충청도에서 제일 좋은 땅 '내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으며, '소나무가 우거진 작은 동산'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버그내 순례길의 시작점인 솔뫼성지는 1821년 8월 21일 한국 최초의 사제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탄생하셨으며, 김대건 신부님의 증조부 김진후, 증조부 김한현, 부친 김제준, 김대건신부님까지 4대의 순교자가 살던 곳이기도 합니다.

"솔뫼"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성지를 둘러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아름드리 동산이 자리해 있는 솔뫼성지. 아이와 함께 방문한 이곳은 이번이 첫 방문이었지만 그 규모나 건축물, 그리고 종교가 주는 편안함 덕분에 앞으로 더욱 자주 방문할 것 같은 버그내순례길의 핵심 요지입니다.

솔뫼성지에서 가장 먼저 들러 본 건축물은 김대건 안드레아 기념성당 및 기념관입니다. 평온한 분위기를 전해주는 둥근 형태의 성당은 이곳을 찾은 모든 이들을 감싸안아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저는 평소 종교는 없지만, 한 번씩 성당과 사찰을 찾는 것을 즐겨하는 편이랍니다. 주말을 맞아 절 따라 함께 여행 온 아이도 성당의 성모마리아 상 앞에서 기도를 올렸습니다.

성당의 한켠에는 봉헌할 수 있도록 초가 놓여 있는데, 솔뫼성지를 방문하실 분들은 2,000원을 미리 준비하시어 초를 봉헌하시고 가족과 나 자신의 안녕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솔뫼성지 기념 상당의 옆쪽에는 천주교 대전 교구 역사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2024년 9월에 개관한 이곳은 기존 성당을 리모델링 해 교구 역사관으로 바꾼 것으로, 김대건 신부에 대한 생전 업적과 천주교 역사에 대한 방대한 양의 자료들이 보관 중인 곳입니다.

천주교 역사관 안쪽으로 들어서 보니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 상이 나왔는데요. 별도의 조명을 설치하지 않았음에도 양옆으로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볕이 빛의 흐름이 되어 마치 예수님을 향해 빛이 흘러 들어오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솔뫼성지 기념관의 한켠에는 버그내 순례길 사진전도 함께 진행 중인데요.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본 사진전도 천천히 둘러보신다면 버그내순례길에 위치한 각 성지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실 수 있답니다.

그 규모가 크고 아름다워 음미하며 천천히 걷게 된 솔뫼성지에서. 주말을 맞아 가족 나들이 나온 아이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솔뫼성지는 종교를 떠나 이곳을 찾은 이들을 살뜰히 맞아 주는 곳으로 드넓은 야외 공간 및 울창한 솔숲에 걷기만 해도 힐링 되는 당진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다음으로는 솔뫼성지의 대성당인 기억과 희망의 성당에 찾았습니다. 기억과 희망의 성당은 미사 시간에는 별도로 개방하고 있지 않지만, 미사가 없는 시간은 일반인들도 들어가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성당의 개방 시간은 3월 기준 오후 5시로 이용에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솔뫼성지의 성당 내부에 들어서니 마치 수천 개의 조명이 쏟아지듯,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쏟아지는 봄날의 햇살이 찬란하게 반짝이는 모습입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천주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당시의 역사적 순간들을 다양한 색상의 유리 조각을 통해 그려주고 있어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은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버그내 순례길의 첫 시작점인 솔뫼성지는 방대한 부지 내에 아름다운 건축물과 역사적 가치가 높은 천주교 성지랍니다.

충청도 최초의 본당

합덕성당

주소:충청남도 당진시 합덕읍 합덕성당2길 22

연중무휴/주차장 있음.

합덕성당은 아산 공세리 성당과 더불어 충청남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입니다. 성당은 그 역사적,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8년 충청남도 기념물 제145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버그내순례길에 포함된 합덕성당은 천주교 박해가 끝난 후 만들어진 성당으로 역사적 의미를 더하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건축 양식 덕분에 종교를 떠나 많은 사진사의 사랑을 받는 합덕성당을 찾았습니다.

버그내순례길 중 합덕성당은 야트막한 언덕에 있는 성당으로 정면의 종탑이 쌍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건물의 전면에는 3개의 출입구와 3개의 창이 있는데, 그 상부는 모두 무지개 모양의 아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합덕성당은 아름다운 모습 덕분에 각종 영화 및 드라마에도 나온 당진 여행지입니다.

1890년 충청남도 예산군 고덕면 상궁리에 양촌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성당은 1899년 당시 초대 본당 주임이었던 퀴를리에 신부가 현 위치의 대지를 매입하여 성당 건물을 건축하고, 성당을 옮겨오면서 합덕성당으로 개칭되었습니다.

합덕성당을 찾은 주말 오후, 2시 정각이 되자 거대한 종에서 아름다운 종소리가 울려 퍼졌는데요. 이를 통해 버그내순례길과 천주교 순례길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성지순례란 라틴어로 peregrinatio이고, 영어로는 pilgrlmage로 표기됩니다. 가톨릭에서는 성지순례는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된 성스러운 땅인 성지와, 순교자들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거나 성인들의 유적지인 성역을 방문하여 경배를 드리는 신심 행위입니다.

합덕지방은 일찍부터 천주교의 사적지로 1866년(고종3년) 병인박해 때에는 여러 선교사들이 체포되기 전 피신하였던 곳으로 현 구합덕성당의 신리공소에 당시의 유물들이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러한 역사적 기록을 떠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아름다운 건축 양식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는데요. 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아픈 역사는 서서히 묽어지고, 새로운 미래로 향하는 발돋움이 되고 있는 버그내 순례길 합덕성당입니다.

한국 천주교의 대표 성지

신리성지

주소:충청남도 당진시 합덕읍 평야6로 135

연중무휴/주차장 있음.

신리성지는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성지 중 하나입니다. 천주교로서의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신리성지는 당진을 여행 온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꼭 들러 봤을 법 직한 당진 대표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신리성지는 천주교가 조선시대 당시 구석구석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했던 신부와 신자들이 순교한 유적지로 다블뤼 주교의 은거처, 성인들의 경당, 순교자기념관과 순교미술관 등이 있습니다.

천주교가 조선에 막 들어오기 시작했던 시기, 신리 마을은 가장 먼저 그 교리를 받아들였던 지역으로 이후 신리 마을은 조선에 천주교가 뿌리를 내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광활한 대지 위 너른 잔디밭은 4계절의 풍경이 내내 아름다운 버그내 순례길 중 하나인데요. 제가 찾은 때 아직 겨울의 스산함이 채 가시지 않아 잔디의 색상이 푸르지 않았지만, 4월이 지나면 이곳은 푸른 잔디의 물결로 변하는 곳이랍니다.

잔디밭 위 작게 지어진 아기자기한 모양의 삼각형 건물을 만나 볼 수 있는데요. 이곳은 기도하는 공간으로 그중 하나에 다가가 보니 '성 황석두 루카'님이 말씀하신 구절이 적혀 있었습니다.

성 황석두 루카는 충청도 연풍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스무 살 남짓 과거를 보러 갔다가 돌아와서는 지상의 과거 대신 천상의 과거에 급제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전해집니다.

'조선의 카타콤바'라는 별명이 있는 당진 신리성지는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서 신앙을 지킨 신자들의 발자취가 있는 공간입니다.

카타콤바는 본래 고대 로마시대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예배를 드린 지하 묘지를 뜻하는데, 신리성지 또한 숨어서 그 신앙을 이어가던 장소기에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버그내순례길의 한 장소인 신리성지를 찾으시는 분들은 순교미술관 관람도 추천해 드리는데요. 카타콤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건축한 우리나라 최초의 성화미술관으로 다섯 성인의 영정화와 순교기록화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순교미술관 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전망대를 올라 아래로 내려다본 신리성지의 풍경은 이처럼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을 갖고 있었답니다. 신리성지의 잔디밭 위에는 다섯 성인의 삶을 기억하고 기도할 수 있는 작은 경당들이 위치한 순교역사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마치며

이상 버그내순례길의 핵심 성지들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조선 말기 천주교가 공권력에 의해 종교적 박해를 받은 인련의 사건인 천주교 박해는 개화기 천주교를 접한 조선의 반응은 유학의 한계성을 극복할 새로운 사상으로 취급됨과 동시에 박해라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조선 말기 천주교 순교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병인박해부터 신해박해, 을묘박해, 신유박해 등 수많은 박해가 일어났지만 1895년 조선 조정은 병인박해 때에 순교한 일부 신도들에 대한 사면령을 발표하였고 이때 고종은 병인박해에 대하여 유감의 뜻을 표했는데요. 뮈텔 주교에게 친선을 제의하여 1899년 교민조약이 체결되면서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었다고 합니다.

천주교가 우리나라에 깊숙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많은 분의 피와 눈물, 땀이 서렸을 버그내 순례길을 걸으며 건강도 찾고 역사적이고 뜻깊은 당진 여행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뷰티인사이드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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