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 창작 스튜디오 131 올해 마지막 전시 보러 오세요

12월 17일까지 울산시 남구 장생포에 있는 ‘창작 스튜디오 131’에서 올해 마지막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고래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예술창작촌 레지던시 입주작가의 결과물 전시회의 마지막 전시입니다.

올해 레지던시 결과 전시는 시각 예술 분야 반가연 작가와 김소형 작가, 용하현 작가 등 3명의 작가가 장소적 영감으로 작업한 결과물을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릴레이 개인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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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작가들은 10개월간 외부 프로젝트 수행과 전시 활동을 펼치면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마지막 주자 용하현 작가의 전시입니다.

용하현 작가 개인전 ‘END AND’= 문화 예술창작촌 레지던시 결과 보고전의 마지막 릴레이 개인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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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기억과 흔적이 현재에 혼재돼 함께 살아가는 장생포 주민들의 일상과 우리 삶의 현장을 오버랩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용하현 작가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드로잉적인 선과 면들은 자연에 흐름과 인간의 발자취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길을 다니며 바라보는 자연의 모습에는 삶의 발자취들의 흔적과 그것의 흐름 같은 이미지들이 연상되는 작품이 많습니다.

예전 작가의 작품에 나타나는 풍경은 상상 속의 한 장면인데, 숲, 나무, 땅의 형상들을 얼룩으로, 때로는 자국으로 그려낸 장면이 특징이었습니다.

많은 작품에 유리를 배치하여 제한된 화판의 틀을 벗어나 유리의 투명성과 비치는 그림자의 특성을 활용합니다.

상상 속의 풍경에서 더 나아가 현실 속의 기억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작품이 많습니다.

유리에는 작가와 관계되어 함께 지내 온 사물들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각기 다른 표정의 형상들은 군상을 이루며, 작가에게 이야기하듯 말합니다.

작가는 유리는 깨지지 않는 이상 영구적이라고 합니다. 사람들과의 기억 속 작가는 그림 속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작가에게 말하고 있고, 웃고, 울며 작가에게 잔상으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용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했습니다. 풍경을 그리는 대신 유리 작업을, 심지어 간판의 글씨를 따와 만든 유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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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유리를 재료로 다룬 작업이 많습니다. 작가가 장생포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간판 이미지, 글씨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창문이나 간판을 이용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장생포의 과거를 시각적으로 옮겨와 재현하는 대신 작가는 간판을 창문으로 이해하고 내부를 들여다보고 옛날 장생포를 상상하여 표현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의 시각 자료를 이용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작가가 말하는 ‘시간의 지층은’ 여러 시간을 겹쳐 보는 태도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유리 위나 밑에 페인팅을 곁들인 작업도 선보입니다.

용작가의 작품에서 중요한 점은 시간의 두께를 구성하는 표현 방법입니다.

유리를 통해 본다는 것은 단일한 시간축이 아니라 다른 시간 축을 겹치고 포개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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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간의 지층을 보는 표현 방식을 통해 작가의 관점이 더 강조됩니다.

유리 작업에 남은 글씨는 입체적이며 유리 밑에 그림자를 만들어 냅니다.

장생포의 폐가는 바다와 육지 사이에 있습니다.

남겨진 집에 남아있는 유리창 넘어 보이는 것들은 어둠입니다. 안은 캄캄하고 사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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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폐가를 떠났음과 그들의 역사가 있었음은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작가의 시간의 지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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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생포 창작스튜디오 131의 마지막 전시를 본 후 장생포 곳곳에 남겨진 것들에 포개진 시간을 들여다보시기를 바랍니다.

과거는 비로소 과거로 살고 미래를 향해 지금도 나아가게 되는 지층을 확인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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