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전
[제6기 봉화군 서포터즈] 식물의 세계로 떠나는 작은 여행,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알파인하우스' | 정지연 님
식물의 세계로 떠나는 작은 여행,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알파인하우스'를
소개합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방문하게 되면 꼭 들러보아야 할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알파인하우스입니다.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에 자리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수목원으로, 고산지대 식물 보존과 전시, 연구를 위한 공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안에서도 알파인하우스는 전 세계 고산식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온실형 전시관입니다.
알파인하우스는 실내 전시관답게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합니다. 특히 한여름에도 시원한 냉실 시스템이 가동되어 있어, 무더운 날씨 속에서 쾌적하게 관람하실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내부는 동북아시아, 중앙아시아, 그리고 세계 고산식물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지역의 고산식물을 실제 생육환경과 유사하게 조성해두었습니다. 단순한 식물 전시가 아니라, 각 대륙과 생태지역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은 공간 구성 덕분에 걷는 내내 식물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동북아시아 전시 구역에서는 백두산, 지리산, 한라산처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인접 국가의 고산식물들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야생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식물들이 친숙한 해설과 함께 전시되어 있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관람하실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식물 하나하나가 가진 생태적 의미나 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단순한 관람을 넘어 배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중앙아시아 구역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고원의 식물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요. 특히 튤립과 양귀비, 부추 속 식물들이 전시된 구역에서는 화려한 색감보다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강인함이 느껴졌습니다. 각 식물마다 서식지의 고도, 기후 조건 등이 표기되어 있어 자연의 다양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고산식물 구역은 히말라야, 로키산맥, 알프스, 안데스, 킬리만자로 등 지구 곳곳의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곳이었습니다.
세계 각지의 식물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특별했으며, 석회석 바위 틈 사이에 자라는 이끼류나 고산습지 식물처럼 환경에 특화된 생물들을 통해 생태계의 적응력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고산식물이 자라는 섬세한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이탄층, 암석지대 등을 입체적으로 조성해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전시관을 따라 걷다 보면, 단지 식물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생존의 방식을 이해하게 됩니다.
안내판에는 해당 식물이 처한 생태적 위기나, 멸종 위기 등급, 보호 필요성 등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어 환경 교육의 장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앉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조금 천천히 여유롭게 관람을 이어가기에 적합했습니다.
계절에 따라 특별 전시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알파인 꽃별 산책이라는 야간 프로그램도 진행되며, 해설사와 함께 전시관을 돌며 고산식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음악과 함께하는 별빛 산책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겨울철에는 북방계 침엽수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려, 기후변화로 위협받는 식물들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마주할 수 있다고 하니, 다시 방문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알파인하우스는 단순한 온실 전시관이라기보다,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보존을 주제로 한 생태적 메시지를 담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규모가 크고, 식물의 양이 많다는 것보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정보를 얼마나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공간의 기획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신다면 교육적인 경험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알파인하우스는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계절에 따라 운영시간이 다르니 방문 전 홈페이지에서 운영일정을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5,000원이며, 수목원 내 전기트램을 이용하면 먼 거리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트램 요금은 편도 기준 2,000원입니다. 알파인하우스는 트램을 타고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는 외곽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미리 이동 시간을 감안하시면 좋습니다.
자연 속에서 식물과 마주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날, 혹은 새로운 시선을 배우고 싶은 날, 알파인하우스는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제6기 봉화군 서포터즈
정지연 님의 글과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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