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전
[명예기자] 서울식물원 특별기획전 : 우리들의 자연, 행성적 공존
자연과 나, 그리고 지구를 다시 마주하다
서울식물원 특별기획전
《우리들의 자연, 행성적 공존》 탐방기
서울 마곡의 푸른 식물군락 한가운데, 우리는 지금 '자연'이라는 단어를 새삼스럽게 다시 쓰고 있다. 서울식물원이 2025년 5월부터 내년 봄까지 선보이는 대형 전시 《우리들의 자연, 행성적 공존》은 단순한 식물 전시를 넘어, 자연과 인간, 지구라는 행성 사이의 관계를 성찰하게 만드는 감각적인 생태예술의 장이다.
♧ 전시의 시작점, '우리들'의 의미를 묻다
전시는 식물문화센터 프로젝트홀2에서 시작된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작가 장한나의 설치작. 유리판 위에 놓인 씨앗들과 그 위로 흘러내리는 물빛 프로젝션은 생명의 순환을 압축한 듯하다. 이곳에서 우리는 질문을 받는다. "자연은 우리와 떨어져 있는가?"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양지윤, 김주현, 최성임 작가가 풀어낸 자연의 은유들이 기다린다. 인간의 시선으로 포착된 ‘자연’이 아니라, 자연의 입장에서 본 인간의 얼굴을 그려보는 시도다. 자연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미 우리 삶의 일부이며, ‘우리’라는 말 안에 자연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부드럽지만 분명히 전달된다.
🌿 두 번째 여정, 온실에서 만나는 ‘살아있는 전시’
전시는 이어 서울식물원의 주제원 온실로 연결된다. 이곳은 열대·지중해·사막 식물들이 실제 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자라는 공간으로, 이번 기획전의 ‘살아 있는 무대’ 역할을 한다.
유독 눈길을 끈 작품은 최성임 작가의 사운드 설치. 한편에서 들려오는 식물의 생체 반응 소리를 바탕으로 한 음악은 공간 전체를 부드럽게 감싼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식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호흡을 듣고, 기운을 느끼며, 함께 존재함을 체감하게 된다.
특히 지중해관의 조용한 수로 옆에 앉아 작품을 감상하는 순간은,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자연의 일부가 된 듯한 평온한 몰입을 선사한다.
🧭 마지막 공간, 마곡문화관의 시선
전시는 마곡문화관으로 이어지며, 도시화된 공간 속 자연의 흔적을 기록하고 재해석한다. 도심 속 식물과 인간이 맺는 관계를 다룬 영상 작품은 이 전시가 단순한 자연 예찬이 아님을 일깨운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행성적 공존’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땅, 매일 마주치는 가로수, 베란다의 화분, 퇴근길 공기 속 미세한 초록의 향기까지—그 모두가 이 거대한 생태의 일부임을 말하고 있다.
🌱 전시 정보
전시명: 《우리들의 자연, 행성적 공존》
기간: 2025년 5월 27일 ~ 2026년 5월 24일
장소: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 프로젝트홀2, 주제원(온실), 마곡문화관
요금: 식물문화센터 및 마곡문화관 무료 / 주제원 성인 5,000원
관람 팁: 여유 있게 2시간 이상을 확보하고, 온실에서는 사운드 설치 구역을 놓치지 말 것. 오전 방문 시 한적하게 감상 가능.
🍃 마무리하며: ‘자연’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
《우리들의 자연, 행성적 공존》은 식물과 예술, 공간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감각의 생태학교다. 전시장을 빠져나오며 문득 드는 생각은 이것이다.
“이 전시를 다 보고 나면, 다시는 나무를 함부로 지나치지 못할 것 같다.”
이 여름, 우리는 자연과의 관계를 새로 쓰고 있다. 그 이야기에 함께 참여하고 싶다면, 서울식물원으로의 작은 여행을 떠나보자.
지구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 바로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다.
강서까치뉴스 이상돈 명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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