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담은 흔적-연산문화창고 지역작가 '김용경' 초대전
논산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은 연산문화창고 4 다목적실에서는 연말을 맞아 새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해외 유명 작가의 레플리카전이 아니라 논산에서 활동하는 지역작가 초대전입니다.
이번 지역작가 초대전은 주제가 '바다, 바람 그리고 우리가 남긴 흔적'을 주제로 한 전시입니다.
무료관람이며 주변의 주차 공간에 무료 주차 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12월 13일에 시작했는데 22일까지 계속됩니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모래밭에 남긴 작가의 신발 자국을 그린 작품인데. 작가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면서 전시를 시작합니다.
작품의 제목은 '내 발자국 1'입니다.
작가가 무창포 해변에 갔을 때 남긴 발자국 흔적이라고 합니다.
발자국이 남았던 그 모래를 퍼 와서 씻어 말리고 캔버스에 붙여서 다시 작가 자신의 발자국을 그대로 그려넣었다고 합니다.
자연에서 구한 모래의 색을 그대로 이용했기 때문에 작품의 색이 매우 편안합니다.
이 전시에 초대된 작가는 서양화가 김용경입니다.
이력이 참 다양한데요, 논산시 연산면 한전리에서 태어나 공사와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정보관리기술사이며 경영학박사로 건양대학교에서 23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고 정년퇴임 했다고 합니다.
평소에 그림에 관심이 많았는데, 1993년에 교수가 된 후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정년퇴임 후에는 본격적으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으니, 누구나 원하는 바람직한 '인생 다모작'의 모습입니다.
1998년부터 그림 공부를 시작했으니 벌써 필력이 26년에 이릅니다.
그림을 좋아하고 그리는 사람들은 많은데,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그림 세계를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김용경 작가는 자연에서 보고 느낀 '흔적'을 자연에서 구한 모래, 황토 등과 함께 화폭에 담으면서 편안한 회화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갯벌에서 자라는 함초는 붉은 색입니다.
필자는 순천만에서도 함초 군락을 본 적이 있고, 비행기 타고 인천공항으로 접근할 때 하늘에서도 인천 갯벌에 가득한 함초 군락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함초는 바닷물이 젖어든 염분이 많은 갯벌에서도 잘 자라는 자연의 풀입니다.
사족을 좀 붙이자면, 예전에 서해안 갯벌을 매립하면서 논으로 만들 때 자연적으로 염기가 빠지길 기다리려면 시간이 오래걸리기 떄문에 짠기가 남아있는 논에서도 잘 자라는 벼 품종을 만들려고 함초의 유전자를 이용하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흔적은 바다가 남긴 흔적, 바람이 남긴 흔적, 생물이 갯벌에 남긴 흔적, 사람이 남긴 흔적 등 다양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 작품은 블록으로 쌓은 담이 자연의 비바람에 흔적이 생긴 모습인데 어쩌면 저렇게 자연스럽고 고품격으로 화면을 구성할 수 있는지요~!
작가의 표현에 의하면, '바람이 불고 모래가 날리고 또 비가 때리고... 오래된 시멘트 불록은 조금씩 패이고 부서지며 구멍이 생깁니다. 바람과 모래,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또렷하게 블록 담에 남아 있습니다'라고 했는데, 설명보다도 회면에 표현한 흔적이 진짜 예술입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보이는 모든 흔적은 그 바탕에 자연에서 구한 황토 등을 재료로 썼기 떄문으로 보입니다.
삶의 흔적, 요즘은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삶의 흔적입니다.
작가는 삶의 흔적인 연탄재를 그리면서 어려웠던 삶을 이끌던 지난 시절의 어머니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그림에 보면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구멍에 카네이션 한 송이 꽂아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삶의 흔적으로 보여주는 그림 중 하나는 모래밭에서 놀고 있는 아기 그림입니다.
제목이 '아우성'이라서 더 재미있는데, 1982년 여름, 거제도 바닷가 모래 위에 앉아있는 아들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42년 전 모습 속 아기는 김용경 작가의 아들입니다.
그 어렸던 아들이 자라서 그림 속의 아기만한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삶의 흔적은 세월이 지나며 역사가 됩니다.
희미한 발자국으로 시작한 전시는 더 진한 발자국을 남긴 작품이 되어 전시를 마무리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작가의 행보가 더 선명해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전시는 22일까지 계속됩니다.
논산의 시각예술 문화가 한 단계 성큼 올라서는 느낌이 드는, 놓치면 아까운 전시이니 전시 기간 중에 연산문화창고 다목적실에서 꼭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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