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의 활동·역사부터 여주 독립운동가의 발자취까지 여주박물관 전시회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 [2024년_8월호]

임시정부의 활동·역사부터 여주 독립운동가의 발자취까지

여주박물관 전시회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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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및 휴가철을 맞아 전시회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과 역사를 담은 ‘기억상자’가 여주에 도착했다. 임시정부의 자랑스러운 활약을 한눈에 만나고, 여주 출신의 독립운동가 조성환·엄항섭 선생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전시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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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두정아 사진. 김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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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서 만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

여주박물관의 여마관 1층 로비전시홀에서 막을 올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는 임시정부의 활동과 역사를 널리 알리고 여주 출신 독립운동가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하는 전시다. 임시정부의 수립부터 독립을 위한 외교·군사 활동, 1945년 광복 이후 임시정부 요인들이 환국하는 순간과 1948년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의 건립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소개한다. 여기에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여주 출신의 인물 조성환, 엄항섭 선생의 생애와 독립운동 활동을 조명하고 관련 유물을 선보인다. 지난 7월 9일 열린 개막식 행사에는 이충우 여주시장과 김종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전시운영과장, 박두형 여주시의회 의장, 조성환 선생의 손녀 조주현 선생, 조소현 사단법인 청사조성환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 박근출 여주시 독립운동가기념사업회장 등 70여 명이 참석해 전시 개막을 축하했다. 이충우 여주시장은 “대신면에서 태어나신 조성환 선생은 군사 전문가로서, 임시정부에서 군무부장으로 한국광복군 창설을 총괄하셨다”라며 “금사면에서 태어나신 엄항섭 선생은 김구 선생을 보좌하며 임시정부 활동을 알리는 역할을 하셨다. 부인과 장녀, 동생 등 엄항섭 선생의 일가가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는 점도 매우 뜻깊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과 여주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을 이번 전시를 통해 알리게 되어 기쁘다. 많은 분이 임시정부의 투쟁과 희생에 대한 감사와 존경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개막행사에서는 그룹 오션(5tion) 출신의 뮤지컬 배우 이현이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뮤지컬 ‘영웅’의 대표곡을 선보이며 행사장을 더욱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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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의 전시관 전경.(왼쪽)

7월 9일 열린 개막행사에서 그룹 오션 출신 뮤지컬 배우 이현이 뮤지컬 <영웅>의 대표곡을 선보였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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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기억상자로 만나는 임시정부

여주박물관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이동형 전시콘텐츠로, 2023년부터 각 지역에서 순회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는 각 주제별로 배치된 복제 유물, 다양한 영상과 미디어가 함께 마련되어 이해를 돕는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 공화정의 시작’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 공화제 정부인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과정을 다루고 임시헌장을 제정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임시정부는 1919년 3·1운동에서 독립국임이 선언된 이후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 자리했으며, 대한민국 원년(1919) 4월 11일 정부를 수립했다. 2부 ‘대한민국 뿌리,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는 임시정부가 광복의 그날까지 한민족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활동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임시정부는 외교와 군사, 행정,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 활동을 이어 나갔다. 파리강화회의에 제출된 독립요구서와 이봉창 의사의 선서문 등 당시의 상황을 전시로 확인할 수 있다. 3부 ‘그대들 돌아오시니, 환국’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독립운동의 최전선에서 광복을 맞이한 후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임시정부는 비록 국제적 제약으로 연합국 구성원으로 승인받지는 못했지만 국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으며 환국 이후 혼란 속에서 새 나라를 세우기 위해 힘썼다. 전시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충칭 롄화츠 청사 앞 환국 기념사진과 1945년 김구 선생의 선언문(국내외 동포에게 고함)도 만날 수 있다. 4부 ‘대한민국, 여기서 시작하다’에서는 1948년 건립된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임시정부로부터 헌법과 국호, 태극기, 애국가, 정부 주요인물, 국가 기념일 등을 이어받았다. 김구 선생의 태극기와 애국가 악보, 대한민국 정부 관보 제1호 등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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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운동가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왼쪽부터) 박보경 여주박물관 학예연구사, 구본만 여주시 여주박물관팀장, 김병선 여주시 문화예술과장,

김종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전시운영과장, 이현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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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출신 조성환·엄항섭 선생의 생애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여주 출신의 독립운동가 조성환, 엄항섭 선생의 생애와 치열했던 독립운동 활동에 대한 발자취다. 외교 및 군사전문가로 활동한 조성환 선생은 1875년 여주 대신면 보통리에서 태어났다. 대한제국의 무관이었던 그는 안창호·양기탁 등과 신민회에서 활동하다가 베이징으로 망명해 간도, 연해주 등지에서 독립운동의 터전을 마련했다. 1917년에는 신규식·박은식·박용만 등과 함께 민주공화정을 세우겠다는 내용의 ‘대동단결선언’을 발표했고,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자 군무부 차장, 임시의정원 의원 겸 군무부 의원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만주에서 서일, 김좌진 등과 함께 대한군정부를 조직했고, 1935년 다시 임시정부의 군무부장을 맡아 1940년 한국광복군 성립에 크게 기여했다. 1945년 환국한 뒤 대한민국군사후원회 총재, 성균관 부총재,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948년 세상을 떠난 그에게 정부는 1962년 건국공로훈장복장(지금의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임시정부에서 선전부장을 역임한 엄항섭 선생은 1898년 여주 금사면 주록리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의 전신인 서울 보성법률상업학교를 졸업한 엄 선생은 3·1운동이 일어나자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통합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법무부 참사와 서기 등을 맡았다. 1962년 임시정부의 임시헌법 기초의원으로 선정된 엄 선생은 같은 해 상하이 한국 교민단을 보호하는 임무를 가진 의경대에서 활동했다. 한국애국단장 김구 선생을 도와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적극 지원했는데, 특히 의거 관련 선언문을 기초 작성해 임시정부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이후 1940년 충칭에 정착한 임시정부의 선전부장 및 임시의정원 상임위원을 역임하며 광복까지 대일항전의 최선봉에서 활약했다. 1945년 환국한 엄 선생은 김구 선생을 보좌하며 임시정부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활동을 펼쳤고, 1948년 분단을 막기 위해 추진된 남북협상에서 한국독립당 대표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당시 납북되어 1962년 세상을 떠난 그에게 정부는 1989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엄 선생의 독립운동은 가족이 함께 조국의 해방을 위해 헌신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 동생 엄흥섭은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와 임시정부 선전부에서 활동했고, 한국광복군에서 미국과의 군사 공조 임무를 수행했다. 엄 선생의 부인 연미당은 한인여자청년동맹 창립을 비롯해 임시정부의 여성단체 결성을 주도했으며, 장녀인 엄기선은 1943년부터 방송을 통해 일본군 내의 한인들과 국내 동포들에게 일제의 패망이 가까워졌다는 선전공작에 참여했다. 김병선 여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조성환·엄항섭 선생을 조명하는 전시가 우리 여주에서 열리게 되어 매우 뜻 깊고 감사하다”라며 “역사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여주가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의 도시였음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9월 22일까지 열리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 031-887-3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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