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과학예술 주제 비엔날레 대전시립미술관 '너희가 곧 신임을 모르느냐'
이번 전시 제목은 고대연금술사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의 문장으로 알려진 '너희가 곧 신임을 모르느냐'에서 빌려온 것으로, 연금술의 진정한 목적이 인간계몽에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납을 금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창조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주체적으로 그려갈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는 신으로서의 인간이 빚어낸 과학과 예술의 창조적 가능성을 전제로 대립의 공존이라는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이번 전시를 통해 이야기합니다.
해당 전시회는 과학과 예술의 탐구를 표현한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혼자만의 관람으로도 보는재미가 있겠지만, 도슨트를 통해 해당 작품 하나하나 만들어지게된 배경, 사용된 소재 등 설명과 같이 들으시게 되면 더욱더 풍성한 관람이 되실 수 있기에 꼭 추천드립니다!
최우람 작가
최우람 작가님은 움직이 부여된 시각예술의 가능성에 주목하여 기계적 운동성을 구현하여 작품에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명을 불어넣은 작품들을 보여주십니다.
최우람 작가님의 <파빌리온>이라는 작품입니다.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보이는 성물함을 소재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신처럼 숭배되는 현상을 비판합니다. 성물함 안에 성물이 아닌 비닐봉지가 떠다니는 모습은 물질주의와 물심주의가 어떻게 인간의 삶에 지배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오로보로스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품 <오로보로스>는 그리스어로 '자신의 꼬리를 삼키는 자'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금이라는 소재로 인간의 탐욕을 표현하여, 금으로 만든 머리를 가진 뱀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끝없이 돌고 있는 모습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작품의 모양이 만들어내는 '0'을 통해 영원히 탐욕을 부리고 있지만, 그 안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무(無)' 또한 드러내고 있습니다.
배성호 작가
배성호 작가님의 <해골>이라는 작품입니다.
작가님께서는 쓰레기장에 버려진 인형들을 잘라내고, 뜯어낸 것을 재조합하여 작품을 만들어내셨다고 합니다. 11월의 미국쓰레기장은 할로윈이 끝난 이후 널려있는 해골장난감들 때문에 유골이 널려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작가님은 해골과 동물인형들을 보며 '만약 살아있었다면 이전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라는 생각으로부터 작품을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평균피부두께측정기술을 사용하여 만든 인형들이 정말 살아있을 때의 피부 형상화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가운데에 등지고 있는 인형 두개가 의자에 앉아서 정면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듯한 배치도 의도된 것이라고 합니다. 두개의 인형은 작가가 한 박물관을 방문하였다가 거기서 판매중이 굿즈를 보고, 작가님도 이 창조물들을 굿즈처럼 제작했다고 합니다. 사진속 작품들은 버리고 또 폐기된 것들을 모아 가지고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자신들도 장차 폐기될 이와 같이 운명이면서도, 그거를 아는지 모르는지, 사진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헤더듀이 작가
헤더듀이 작가님의 <잘린 돼지>라는 작품입니다. 미니 돼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과 유전자 변형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동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작품들입니다.
목이 잘린, 복부가 잘린, 호랑이 무늬를 한 돼지의 모습들은 인간이 필요한 장기만 빼놓고 버리거나, 취향에 맞게 털색을 변형시킨 것들을 의미합니다.
실제 돼지를 실험체로 사용하고 있는 연구진과 연구실들의 모습입니다. 영상을 끝까지 보시면 알겠지만,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적 질문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나스 룬드 작가
요나스 룬드 작가님의 작품들입니다. 위의 사진 속 작품 <예술계의 뚱뚱한 고양이들>과 <목줄의 주인>은 AI가 만들어낸 이미지입니다. AI에게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아주 사진처럼 생생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사용해서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합니다.
비욘 멜후스 작가
비욘 멜후스 작가님의 <슈가>는 감정을 읽지 못하는 AI가 감성을 지닌 존재로 발전해가면서, 인간은 자꾸 기계를 접하고 기술의 기계에 의존하다보니 점차 감정을 잃어버린채 기계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미래를 그린 작품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공감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간 생존자에게 인간적인 온기를 되찾아주라는 임무를 받게되는 기술과 인간의 관계가 역전되는 미래를 상상하며, 감정과 기계 사이의 갈등을 예술적으로 표현해내신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번 전시를 보고나면 기술과 인간, 그리고 자본주의가 얽힌 복잡한 사회적 문제를 현대 미술을 통해 탐구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각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충격을 넘어, 관람객에게 더 깊은 사유를 요구하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와 인간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됩니다.
위에 소개된 작품들 외에도 다양한 작가님과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다 담을 수 없는 양이어서 일부의 작가님들의 작품만 소개되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비디오아트의 선구자이신 백남준작가님의 <부다킹>을 포함해서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있기 때문에 전시회가 끝나기 전에 꼭 한번쯤 관람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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