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전
피플 IN 중구) 산성동에서 피어난 백호 윤휴 추모제, 마을과 역사를 잇는 따뜻한 시간
대전 중구 산성동 보문산 자락에 백호 윤휴 선생의 묘정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 뜻깊은 자리를 중심으로, 2022년부터 산성동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매년 추모제를 열고 있어요.
올해로 벌써 네 번째, 345주기 추모제가 지난 5월 20일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이야기 가득한 현장을 소개해 드릴게요.
백호 윤휴 묘정 (앞에서부터 윤휴와 아버지, 아들 순으로 묘가 조성됨) /사진: 신영태 시민기자 제공
5월 20일 오전 11시, 산성동 보문산 자락의 백호윤휴묘정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뜻을 함께한 분들이 모여 추모제를 가졌습니다.
백호 윤휴 345주기 추모제는 먼저 산성풍물단의 길놀이로 시작했습니다.
산성풍물단의 길놀이
산성풍물단은 추모제 때마다 매번 참여해 추모제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산성동의 전통 민속예술을 전승하는 귀한 단체예요.
최창희 (사)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추모제는
추모곡 공연, 백호 윤휴의 약력 소개, 추모사, 헌시 낭독, 묘소에 헌화 등 정성 가득한 순서로 이어졌어요.
최창희 이사는 단재 신채호 선생에 이어, 대전의 인물로, 중구의 인물로 재조명 돼야 할
윤휴 선생을 알리는 일에 산성동 주민으로서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단재와 백호 두 분의 공통점은 어린시절,
청년 시절을 대전에서 살았던 점 외에,
최창희 이사가 오랜 기간 단재를 연구하면서
"신채호 선생이 뤼순 감옥에 수감됐을 때
감옥에 넣어달라고 했던 책 중에 '백호문집'이 있었다는 사실로 인해
백호 윤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알아보게 된 계기가 된 것이라고 해요.
가수 찬의 추모곡 '아침이슬'
가수 찬의 추모곡 '아침이슬' 연주와 오수남 산성마을신문 운영위원장의
'백호 윤휴 선생 추모제' 개최 경과보고,
임봉선 추모제추진위원의 윤휴 선생 약력 소개로 이어졌습니다.
산성동 주민들 주로도 열리게 된 추모제는 2022년부터 시작된
백호 윤휴 선생 추모의 과정과 결실입니다.
산성동 주민들은 2020년 경부터 백호 윤휴의 묘소를 알리고,
묘소 이정표 설치, 추모제 추진 결의, 학술 연구, 유적 탐방 등을 통해
선생을 기리는 작업을 지속해온 결과 2022년 제1회 추모제를 시작으로
올해로 네 번째 추모제가 열리게 된 것입니다.
오수남 산성마을신문 운영위원장의 경과보고
백호 윤휴(1617~1680)는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경세가,
사상가로서 호는 백호이며, 본관은 남원입니다.
학문적으로는 퇴계학과 율곡학을 모두 비판하고
독창적인 실학 사상을 정립하였으며,
정치적으로는 북벌론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병자호란 이후 조선의 자주적 개혁을 도모했고요.
저서로는 『사단칠정인심도심설』, 『독서기』 등이 있으며,
그의 사상은 후대 실학자들과 유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주자의 학문만이 옳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 때문에
우암 송시열 등 당시 유학자들로부터 사문난적으로 몰려 사사됐습니다.
임봉선 백호 윤휴 선생 추모제추진위원의 약력 소개
이어 이기전 산성마을신문 대표 겸 추모제추진위원장이 추모사를 했어요.
그분은 우리곁에 항상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을 너무 몰랐습니다.
이제야 그분이 살았던 시대, 애국애민정신과 실천, 학문에 대한 열정, 인생노정 등을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분은 지금 여기 계신 백호 윤휴선생님이십니다. (이하 생략)
추모사
이기전 산성마을신문 대표 (추모제추진위원장)
이번 추모제에는 백호 윤휴 선생의 후손 두 분과,
남간사유회 송인승 도유사도 참석했습니다.
남간사유회의 추모제 참석은 특히 의미가 깊습니다.
백호를 사문난적으로 몰았던 우암 송시열 선생 가문과
백호의 의견을 두둔했던 명재 윤증 선생의 파평윤씨 가문은
오랜 기간 반목해왔다고 하는데요.
지난 2022년 2월 16일 은진송씨와 파평윤씨 문중은 우암사적공원에서 만나
350년간 이어져 온 갈등을 푸는 화해의 장을 가진 바 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2023년 백호 추모제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백호 선생의 11세손 윤덕진 성생의 감사 인사
송인승 남간사유회 도유사
마지막으로 노덕일 중구문화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역사적으로 재조명받아야 할 인물의 추모제가
한 마을주민의 힘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전시나 중구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노덕일 중구문화원장
추모제 공식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은 백호 윤휴와 그 아버지,
그리고 그의 아들 묘가 있는 묘정으로 자리를 옮겨 묘소에 헌화를 했습니다.
이제 백호 윤휴 선생의 추모제는 단순한 제례가 아니라
백호 윤휴 선생의 정신을 새기고
마을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행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성동 마을 주민들은 2020년대 초부터
백호 윤휴라는 인물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는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정치가로,
젊은 시절 공주의 유천 지역과 지금의 보문산 자락에서 6년을 보냈다고 해요.
이 지역의 정기와 정서 속에서
그가 젊은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에 주민들은 큰 자긍심을 갖게 되었어요.
2022년부터는 백호 윤휴 선생을 기리기 위한 공부 모임이 꾸려졌고,
역사 연구자 특강, 유적지 답사, 문헌 조사까지 이어졌어요.
그 결과 백호 윤휴를 대전의 인물로 재조명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추모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었답니다.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 사람의 역사를 다시 빛나게 한 셈이에요.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오는 6월 27일에는 대전시 문화유산과 주최로
'백호 윤휴 학술포럼'이 효문화진흥원에서 열립니다.
그 때 다시 소식 전해 드릴게요.
#제2기중구소셜미디어서포터즈 #조강숙기자
- #제2기중구소셜미디어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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