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시간 전
심훈기념관과 필경사에서 만나는 항일 정신과 문학의 향기
심훈기념관과 필경사에서 만나는
항일 정신과 문학의 향기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하기를,
나는 밤하늘을 우러러
한없이 소원하노라."
심훈, 그날이 오면 중
'그날이 오면'은 아무리 공부를 안 하는 학생이라도 국어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 봤을 현대시인데요. 오늘은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 속에서도 독립을 향한 강렬한 희망과 결의를 표현한 작품으로 유명한 심훈 선생을 만나기 위해 당진시 심훈기념관에 방문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심훈기념관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일제강점기 시대에 독립을 위해 힘썼던 심훈 선생의 노력과 계몽정신을 기리고 배우는 공간인데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그리고 소설 '상록수'의 저자인 심훈 선생의 정신을 만나러 떠나볼까요?
이 문으로 들어서면 심훈 선생의 예술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기념관에서는 심훈 선생의 일생으로 시작해 3.1운동 참여와 수감, 그리고 좌절부터 다시 희망을 찾아가는 내용을 만날 수 있습니다.
1901년 탄생과 성장, 1936년까지의 짧은 인생 가운데 심훈 선생의 업적과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멋진 작품이 많은데 그렇게 빠른 나이에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암울함에 기분이 무거워지는 순간입니다.
심훈 선생은 문학인이자 독립운동가로 3.1운동에 참여하였고 수감까지 했던 인물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의 어린 나이에 맨 앞에서 만세운동을 하다가 일경에게 체포되고 학교에서 퇴학 조치를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회유를 목적으로 20세 미만 학생들에게는 다시 독립운동을 안 하겠다고 하면 석방할 방침이 있었지만 심훈 선생은 자신의 목을 자르는 시늉을 하면서 "일본이 내 목을 이렇게 잘라도 죽기까지는 독립운동을 하겠소."라고 외치다 결국 징역이라는 처벌을 받게 됩니다.
심훈 선생은 6개월간의 옥고를 끝내고 나와 동아일보에서 일하며 본격적으로 글을 통해 항일운동에 힘쓰게 됩니다.
나아가 연극과 영화 등 문학인으로서 재능을 펼치게 되는데요.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소설 탈춤을 연재했으며 시와 소설을 쓰며 우리나라의 대표 문학인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1932년, 충남 당진군 송악면으로 이주하여 필경사(筆耕舍)라는 집을 짓고 농촌 계몽운동에 헌신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인데요. 조선의 농민 현실을 고민하며 농촌 자활을 위한 글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소설 상록수가 바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심훈 선생의 장조카인 심재영 씨(상록수의 남자 주인공)의 글에 의하면 당시 심훈 선생은 당진에서 문맹 퇴치를 위한 단체들과 어울리며 당진 농촌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훈 선생은 장티푸스에 걸려 34세라는 많지 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 하나하나가 우리나라 문학계에 큰 울림을 주었는데요.
농촌 계몽운동의 상징적 작품인 <상록수>, 이상적 사회에 대한 갈망을 그린 소설 <영원의 미소>, 독립을 염원하는 대표적인 저항시 <그날이 오면>, 항일 영화 시나리오 <탈춤> 등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밖으로 나와 필경사로 향했는데요. 필경사는 일제의 탄압이 심해지자 아버지가 살고 있는 송악읍 부곡리로 내려와 작품 활동을 하며 1934년에 직접 설계하여 지은 집입니다.
필경사(筆耕舍)란 ‘붓으로 밭을 간다’는 뜻으로 글을 통해 민족을 깨우치겠다는 심훈의 정신이 담긴 이름인데요. 건물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는 것은 당시 농촌계몽운동에 힘쓰던 심훈 선생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는데요. 필경사는 팔작지붕의 목조 집으로 초가지붕 아래 목조 기둥으로 세워졌고 벽체는 황토를 바른 모양으로 멀리서 보면 주황색으로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필경사는 충청남도 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되어 내부에는 심훈 선생이 읽었던 책, 사용하던 물품들을 재현해 놓았다고 하지만 시설의 노후로 인해 관람객의 안전과 문화재 보호를 위하여 상시 개방하지는 않는다고 하니 참고 바랍니다.
넓은 마당을 좀 더 둘러보았는데요. 곳곳에 심훈 선생을 기리는 조각품들이 놓여 있습니다.
심훈 선생의 대표작들을 새겨놓은 커다란 바위도 보입니다.
독립유공자이자 작가인 심훈 선생의 비석도 필경사 옆으로 함께 위치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 상록수 속의 주인공 및 심훈 선생의 모습을 표현한 조각상들이 참 인상 깊었는데요. 농촌 계몽을 위해 힘썼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지는 것 같아서 왠지 정겹습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상록수 문화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 및 교육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한국의 항일운동과 농촌 계몽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 심훈 선생의 작품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심훈기념관에 다녀왔는데요. 이번 주에는 심훈기념관으로 의미 있는 문학여행 떠나보시는 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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