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불암산 중턱 바위에 새겨진 석산리 마애여래좌상 탐방
순창 불암산 중턱 바위에 새겨진
석산리 마애여래좌상 탐방
순창군 적성면 석산리 입석마을 입구입니다.
오늘 탐방할 전북 특별자치도 문화유산 자료 석산리 마애불을 찾아가는 초입인데요, 입석마을을 거쳐 도왕마을부근까지 가야 석산리 마애불 입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입석마을은 입구에서 약 700m 거리이지만, 도왕마을은 무려 2.5km나 떨어져 있고 버스도 드나들기 힘든 임도 길이어서 순창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 마을로 손꼽힙니다.
마을 이름이 입석마을이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버스 승강장 옆에 마을 내력을 알 수 있는 표석과 함께 입석 2기가 서 있습니다.
국사 교과서에서 배운 입석은 선돌이라고도 부르는 선사시대 대표적 거석문화유물로 부족민들의 신앙 대상으로 마을의 경계 등에 세웠지만, 입석마을 입석은 마을에 처음으로 정착한 세종대왕 아들(몇째 아들인지는 모름)의 8세손(호는 성암)과 밀양 박씨 박봉형 두 사람이 1727년 마을에 정착하면서 이씨는 정자나무를 심고 박씨는 팽나무를 심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2개의 입석을 세웠다고 합니다.
도롯가에는 마을 이름이 적힌 표석도 있는데요, 도왕, 입석 마을 두 곳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강경마을 입구가 따로 있는데요, 순창군이 2012년 조성한 예향천리마실길이 지나는 길입니다.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자연 그대로의 길을 간직한 시골길을 거닐 수 있도록 조성한 예향천리마실길 4개 코스 중 4코스 내월마을~입석마을~도왕마을~구미교 구간으로 11.8km에 3시간이 소요되는 길입니다.
도로에서 약 700m 정도 오르면 입석마을이 나옵니다.
입석마을까지는 마을버스가 드나드는데요, 그 이상 도왕마을까지는 길이 비좁아 들어갈 수 없습니다.
어쩌면 세상과 단절된 오지 중의 오지일 수도 있지만, 마을버스 요금으로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정책과 오지 마을 주민들의 순창읍내 나들이도 지원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입석마을 맨 끝 쪽에 내월마을과 도왕마을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이정표 따라 1.8km를 들어가면 도왕마을이 나오는데요, 오늘 탐방하는 석산리 마애 여래불은 도왕마을 방향으로 1.3km 정도 들어가면 나옵니다.
길이 상당히 좁아 차량 1대 드나들 정도인데요, 입석마을 바로 뒤로 태양광 발전소들이 들어서 있어 놀랐습니다.
태양광발전소 이후로는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피할 곳 없는 외길인데요, 길이 비좁아 마을버스가 드나들 수도 없어 교통 오지입니다.
그렇다고 몇 가구를 위해 1.8km에 이르는 길을 확장하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나마 콘크리트 포장 또는 아스콘 포장이 되어 있어 걷기에도 편할 것 같습니다.
석산리 마애 여래불 안내판입니다.
위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주차할 공간도 있는데요, 언 듯 보니 울타리 바깥으로 잡풀이 많이 넘어와 차량에 흠집이 생길 것 같아 인근에 주차하고 걸어갑니다.
예향천리마실길 이정표가 있고 입석마을에서 1.5km 들어온 곳인데요, 계속해서 도왕마을까지는 0.4km가 남았네요.
중간쯤 강경마을로 넘어가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이 구미교에서 시작하는 예향천리마실길 4코스입니다.
두류봉(545.8m)과 생이봉 사이로 만추로 물든 골짜기기 보이고 오른편으로는 벌둥산(461.1m) 기암절벽도 아스라이 보입니다.
늘 산을 보면 오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한데요, 벌둥산은 순창의 명산 용궐산 건너편에 있는 산으로 용궐산과 마찬가지로 섬진강을 보며 산을 오를 수 있어 늘 가보고 싶은 산입니다. 10km에 4시간 정도 소요되며 섬진강 현수교와 장군목 바위도 볼 수 있는 코스여서 잘 개발하면 인기 있는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석산리 마애 여래불을 보러 가는데요, 주차장까지는 약 100m 정도 되지만, 울타리가 무너질 정도로 잡풀이 밀려나와 걸어갑니다.
승용차 기준 4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기에 나중에 탐방하시는 분들은 울타리 보수공사가 완료되었으면 이곳에 주차하세요.
석산리 마애여래좌상까지는 이정표 상 350m 거리입니다.
짧다면 짧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산길은 평지와 달리 대부분 경사지고 낙엽으로 길이 미끄러우니 운동화나 구두 차림은 어렵다는 점 탐방에 참고하세요.
차를 주차하고 이정표에서 출발해 석산리 마애여래좌상까지 등산 앱으로 측정한 내용입니다. 총 470m 거리이며 걸린 시간은 15분입니다.
경사도가 200m 구간에서 52%에 이르고 300m 구간에서 39%에 이르렀지만, 나머지 구간은 거의 평지여서 오갈만했습니다.
하지만, 암반 위에 낙엽이 쌓여 길이 잘 안 보이니 등산 스틱을 꼭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석산리 마애여래좌상까지 길은 원래는 뚜렷했지만, 낙엽이 쌓여 잘 안 보이는 구간도 있습니다.
중간에 200m 남은 이정표가 나올 때까지 쭉 오르면 되는데요, 그 이후로는 길이 뚜렷하지만, 암반 구간에서는 길이 미끄럽다는 점도 참고하세요.
석산리 마애여래좌상 부근에는 석축 흔적이 곳곳에 있습니다.
입석마을 표석에서 확인한 내용으로는 불암사가 있었으며 1869년 5월 25일 불암사 마지막 스님이었던 도연(道淵) 스님이 사찰과 임야를 조진상 씨에게 팔고 떠나며 입석을 붙잡고 "나는 사찰을 떠나면 이슬과 같이 사라지지만, 너와 우리 불암은 영원히 이 고을을 지키리라"면서 울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시누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자라고 있는 사이로 들어가면 꽤 넓은 터가 나오는데요, 아마도 불암사 터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래쪽에도 꽤 넓은 터가 있고 위쪽에도 터가 석축 위에 있는데요, 불암사 흔적은 아예 보이지도 않고 대신 암벽에 마애여래좌상만 새겨있어 불암사가 마애여래좌상을 주불로 모신 자그마한 사찰이었음도 알 수 있습니다.
마애불이 있는 산은 불암산(291.6m)으로 불암사 명칭은 불암산 이름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산 정상에서 머지않은 곳에 있어 주변을 살펴보니 우물이나 샘은 없는데요, 사찰이 존재하려면 최소한 물은 주변에 있어야 하는데, 계곡까지도 멀기만 합니다.
드디어 석산리 마애여래좌상을 봅니다.
오며 가며 반반한 돌이 있는 암석 군이 더러 있어 그곳에도 있는지 살펴봤지만, 마애여래좌상은 이곳 하나뿐입니다.
2.5m 정도 되는 암반 위로 마치 지붕처럼 덮개돌처럼 삐죽 튀어나와 비로 인한 침식과 풍화는 조금 덜하겠습니다.
석산리 마애여래좌상은 오른쪽 좌대 부분이 떨어져 나갔지만, 나머지는 매우 양호하고 선명합니다.
부조기법과 토속화된 얼굴, 옷 주름 표현 등이 고려 시대 마애불상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는데요, 마애불 전성기는 고려 시대이기에 석산리 마애여래좌상도 고려 시대 마애불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선형이 아니라 암반에 부조 형식으로 마애불을 도드라지게 새겼는데요, 꽤나 공이 들어간 마애 여래불입니다.
머리와 아래쪽에 채색한 흔적도 있는데요, 마애 여래불에 채색한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기에 아주 특별한 마애여래좌상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애여래좌상 위치가 꽤 깊은 산중이고 민가에서도 상당히 떨어졌다는 것은 지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가장 가까운 마을이 도왕마을이지만, 옛날에는 입석마을 하나만 있었을 것으로 보여 마애여래좌상 조성 당시에는 사찰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암사 폐사 연도는 입석마을 표석에서 확인할 수 있었지만, 불암사 창건 연대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데요, 폐사한지 150년도 넘어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음이 아쉽기만 합니다.
남아 있는 것은 덩그렇게 놓인 석축뿐인데요, 깊은 산중이라 조금 무섭기는 했습니다.
탐방하려면 가급적 둘 이상 가는 것이 좋아 보이고요, 안전을 위해 꼭 스틱과 등산화 정도는 신고 탐방하시기 바랍니다.
석산리마애여래좌상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적성면 석산리 산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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