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초입 십일월 중순부터 철새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드넓은 주남저수지와는 달리 바로 옆 동판저수지는 비록 작은 규모의 저수지로 아기자기한 면이 있어 근접에서 겨울 철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가운 바람 부는 겨울이 되면 난 동판저수지를 찾아 마치 못 만난 친구 그리워하듯 힘내어 찾은 동판저수지에서 잊지 않고 찾아와 준 반가운 친구 철새들과의 눈맞춤을 이어간다.

이른 아침 옷깃을 여미는 제법 세찬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찾은 창원 동판저수지!

오늘처럼 잔잔한 동판저수지 수면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라도 볼라치면 그 순간만큼은 이곳 동판저수지에서의 풍경들이 몽환의 세상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오늘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올해가 아쉬워 아침 이른 발걸음으로 급히 찾게 된 동판저수지의 아침은 마음속 애상이 함께하는 마치 수묵화를 그려 놓은 듯한 은은한 아침이다.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오던 나무도 생명을 다하고 산산이 부서진 몸둥아리 연명하듯 갈라진 채 자리하고 있는 古木의 모습이 애처로움으로 다가오고, 고요한 동판저수지를 걸어가는 발자국 소리에 잠든 철새 놀랄 새라 한걸음 한걸음에 조심이란 단어를 담아낸다.

그림이라곤 잘 그리지도, 그려보지도 않은 내가 은은히 피어오르는 물안개 아래 펼쳐진 동판저수지를 담은 나의 사진에는 진한 수묵화를 닮은 잔잔한 풍경들과 함께 내 마음에 평화가 찾아들고, 마치 꿈속에서나 보던 잔잔한 풍경들을 마음속 깊이 담아본다.

매년 겨울이 찾아오면 기다리던 오랜 친구 만나듯 반가움으로 달려왔던 동판저수지!

코로나로 인해 만나지 못했던 기다림의 시간을 뒤로하고 찾아온 지금 그토록 아련했던 친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서로를 너무 잘 알아 차마 헤어지지 못하는 친구처럼 뒤돌아선 마음 한구석이 아파 내딛는 발걸음 고요히 피어나는 물안개 뒤덮은 동판저수지를 다시 한번 가슴에 품는다.

시간이 너무 빠른 것일까?

고요하고 잔잔한 동판저수지에 철새들의 모습이 그다지 보이질 않는다.

이곳까지 날아온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아직 잠자리에서 깨어나질 못한 건지 아니면 날씨가 너무 따스해 어디 험한 곳에서 날 추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건지!

예년 이맘땐 동판저수지에 들어서는 초입에서부터 철새들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있었는데 이제 올해도 얼마 남지 않은 오늘 찾은 동판저수지에는 제대로 맞추지도 못할 철새와의 눈맞춤을 기다리며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아쉬움에 이래저래 되지도 않는 핑계만 입속으로 주절거리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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