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전
[제6기 봉화군 서포터즈] 나무에 대한 깊은 시선이 머무는 곳, 봉화 목재문화체험장 | 정지연 님
무에 대한 깊은 시선이 머무는 곳,
봉화 목재문화체험장을
소개합니다!
경북 봉화군 봉성면 구절로 151,
고요한 산자락 아래 자리한 봉화목재문화체험장.
이곳은 단순히 목공을 체험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나무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차분히 바꿔주는 조용한 전시공간처럼 느껴졌어요.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고, 실내 중심이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어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체 동선이 잘 짜여 있어 공간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시 내용을 따라가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나무가 자라고, 가공되고,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전 과정을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었어요.
수종별 특징은 물론, 목재가 어떤 방식으로 다듬어져 우리 주변의 사물로 이어지는지를 하나씩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제 목재 단면을 비교하거나 질감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머물게 되었고요.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규화목 전시였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석화된 나무, 즉 규화목은 마치 나무와 돌이 맞닿은 듯한 독특한 느낌을 주는 재료인데요.
실제로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나뭇결은 그대로 살아 있고, 질감은 돌처럼 단단해서 묘한 느낌을 줬어요.
자연이 만든 변화의 기록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곳에서는 목재가 단순한 생활재료를 넘어 환경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함께 만나볼 수 있어요.
목재는 나무가 성장하면서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자원으로,
일정 수령이 지난 나무를 수확하고 어린 나무를 다시 심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탄소 흡수 능력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목재 제품은 제작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다른 자원에 비해 제조 시 배출되는 탄소량도 적은 편이라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시 공간 한편에는 목재로 재현된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나무결을 그대로 살린 조형물은 정교한 곡선과 단아한 표정을 지니고 있어, 고요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작품 옆에는 원작에 대한 설명도 함께 소개되어 있었는데요.
일본 교토 광륭사에 있는 국보급 불상을 국내 목공 기술로 구현한 것으로, 한국 목공예의 섬세함과 정성이 잘 드러납니다.
단순한 전시품을 넘어, 나무를 매개로 시대와 지역을 잇는 하나의 상징처럼 느껴졌습니다.
전시실 한편에는 목공체험실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소정의 체험비만 내면 누구나 원하는 종류의 목공예 체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이곳에서는 다양한 목공예품뿐만 아니라,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장난감까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또한 성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요.
창업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전문인 양성과정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단순한 체험을 넘어, 나무와 더 깊이 연결되는 다양한 배움의 기회가 열려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한쪽에는 조용히 머무를 수 있는 도서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책들이 폭넓게 구성되어 있으며,
목재를 비롯해 자연, 생태,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나무라는 소재가 문화와 교육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잠시 앉아 책장을 넘기며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았습니다.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나무라는 소재를 천천히 마주하며 자연스럽게 배우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된 곳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잘 어울리는 공간이었어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이곳이 단순히 나무를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나무라는 재료를 통해 자연과 사람, 생활이 조용히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전시를 따라 걷는 동안 익숙했던 소재를 다르게 바라보게 되고,
잠시 멈춰 생각해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장치 없이도 전시가 전하는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었고,
꼭 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나무에 대한 시선이 조금 달라지는 경험이었어요.
봉화에 간다면 잠시 들러 천천히 걷고 생각하기 좋은,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6기 봉화군 서포터즈
정지연 님의 글과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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