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에 이야기와 철학을 담다

'한울디자인'

탁인학 한울디자인 대표는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먹는 사람의 시각이 미각까지 움직인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릇도 디자인이다’라는 모토로 자신만의 이야기와 철학을 담아 온 한울디자인의 발자취를 만나본다.

두정아 사진 이대원

탁인학 한울디자인 대표

대(代)를 이어온 도자기 사랑

“아버님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도자기를 만드셨어요. 16세의 나이에 생계를 위해 강원도에서 여주로 오셨는데 도자기 산업이 한참 부흥할 때였죠. 아버님 인생은 도자기 그 자체였습니다.”

탁 대표는 ‘도자기 집안’에서 자라났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물론 누나들까지 도자기를 업으로 삼았다고 한다. 여주시 가업승계 지원사업 선정 업체인 한울디자인의 시초는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탁 대표의 부친인 고(故) 탁순하 전 대표가 운영한 영월요업이 그 시작이다. 그동안의 방식과 다른 길을 걸어야 함을 자각한 탁 대표는 사명을 한울디자인으로 변경하고 30년째 가업을 잇고 있다. ‘큰 울타리’라는 의미를 지닌 한울과 디자인의 가치를 담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상호다.

“도매상의 주문을 받아 도자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은 가격이 한정적입니다. 그러다보니 브랜드만의 가치를 확립해나가기가 어렵지요. 살아남으려면 고유의 가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디자인에 중점을 둔 사업을 일찍 시작했어요. ‘진짜 내 것’을 만들기 위한 고민의 연속이었죠.”

새로운 디자인을 탐구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야기가 담긴 그릇을 만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은 그의 작품 곳곳에 깃들어 있다.

“우리 도자기에는 스토리가 있어요. ‘레인’이라는 컵을 보면 금이 장식돼 있는데, 창밖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광과 무광으로 빗방울의 디테일을 구현했지요. 청와대에도 납품했던 ‘초심’이라는 컵은 다양한 의미를 담은 문양이 동심 가득한 숫자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와 의미를 발견하고 찾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감동을 받으시는 것 같습니다.”

여주도자기축제를 기다리는 까닭은

그는 2023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의 인테리어 디자인 박람회 ‘메종&오브제’에 참가해 여주 도자기 고유의 가치와 정신을 널리 알리고 해외 바이어들과 만나 수출을 진행한 바 있다.

“그릇의 디자인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점 평가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에서는 평가할 때 음식을 채우는 요소 하나하나에 중점을 둡니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어울리지 않는 식기를 썼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지요.”

탁 대표는 매년 여주에서 개최되는 여주도자기축제를 손꼽아 기다린다.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를 안고 축제 현장을 찾는 고객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제 팬을 자처하시며 10년째 축제에 찾아오시는 분도 계신다”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작품을 멈출 수 없어요. 작품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아버님께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흙을 만지라’라고 조언하셨습니다. 행동하지 않고 고민만 해서는 생각이 나올 수 없다는 의미였죠.”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은 부친의 가르침이었다. 그의 도자기에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새겨지게 될까. 머무르지 않는 예술가의 행보에 관심과 기대가 쏠린다.

한울디자인

주소 경기 여주시 북내면 가정1길 24

전화 031-885-1145

탁인학 프로필

現 한울디자인 대표

現 한국도예협회 이사

2021 제5회 전국세종한글디자인공모전 입선

2021 국회의원 표창

2021 여주시의회의장 표창

2020 명가명작초대전 최우수작품상

2019 제31회 여주도자기축제 우수전시 입상

2018 G-세라믹페어 테이블웨어 입상

2012 경기도의회의장 표창

2011 한국도예협회 표창

2010 인도네시아 문화관광부장관 특별상

2009 이천·여주 환경대상 기업부문상

2007 여주군수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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