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전 스토리텔링 시민 작가입니다. 저는 대전문학관에서 2024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운영한 문학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강의실에서 글 쓰는 방법을 배우고, 문학의 현장에서 사고를 확장하고, 강사의 온라인 채널에서 수업 관련 문학 이론과 해설, 평론을 들으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강의실 밖에서도 소통합니다. 답사 현장에서는 선배 문인들이 느꼈을 창작에 대한 열정과 현실의 무게, 삶의 고뇌와 칠정(七情)을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시 창작과 스토리텔링 수업은 12시에 마쳤습니다. 마치 신데렐라가 12시에 귀가를 서두르는 것처럼, 생의 광장으로 복귀하는 수강생들, 삶 속에 문학을 들이는 노력이 귀한 감동입니다. 수강 기간 중 지역 학자들의 재능기부로 답사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직접 읽어 보는 대전 스토리텔링

문우 한 분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수업 중에 작품을 낭독했기 때문에 그 매력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쓰는 사람의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나도록 사진 한 장 찍고, 작품 속에서 작가가 좋다고 생각하는 문장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해 여러 문장을 그러모았습니다.

<대전 스토리텔링 수강생 ‘김혜영 님’의 창작 작품 소개>

대전 1)

성심당보다 먼저 성심당의 미래를 꿈꾸다

아래 소개하는 글은 성심당의 밀밭 뉴스(‘대전 밀밭 경관 조성과 지역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위한 업무협약’)가 보도되기 전이었습니다. 그 맥락과 취지가 김혜영 작가님의 글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다만, 작가는 도시 균형 발전을 근거로 동구에 조성하자고 했습니다.

대전 유잼 도시 기획안 - 빵잼 도시의 물결을 타고 -

김혜영(2024. 10. 29.)

(전략) 대전이 전국 빵지 순례 1번지로 떠오른 지금은 대전시와 주민이 ‘빵 축제’를 ‘빵과 관련된 모든 축제’로 키워나가야 할 때가 아닐지 등등의 생각이다. (중략)

이왕 빵으로 입소문이 났으니, 빵을 만드는 “밀”을 키우는 것은 어떨까. 단절된 한 가지보다는 하나하나가 연결될 때 더 큰 가치를 만들지 않는가. 대규모 밀밭을 만들어 품질 좋은 우리 밀 밀가루를 생산하고 그 밀가루로 빵을 만드는 순환구조를 생각해 본다. 빵과 함께 대전에서 생산된 우리 밀 밀가루도 대전의 브랜드가 되고 밀밭은 또 다른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동구에 밀밭을 조성하고 가꾸면 동구 경제에도 활력을 주어 대전의 고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후략)

대전 2)

대전의 언어

김혜영(2024. 5. 8)

(전략) 대전 사투리가 얼마나 경제적인지 감탄하게 된다. 말은 느린데 단어는 최대한 짧은 것, 같은 단어도 다양한 의미로 돌려쓸 수 있는 것 또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대전 사투리의 특징인 듯하다. (중략)

대전에는 의외로 토박이가 많지 않다. 충청도가 다른 도와 인접해 있고 남한의 한가운데 위치 해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략) 안갑수 박사님은 이를 조각보에 비유하였다. 버려진 듯 작은 조각천을 꿰매면 아름다운 조각보가 되듯이 내세우지 않으며 하나를 만드는 것이 바로 충청도의 정신이라고 한다. (중략)

때론 빈말, 겉과 속이 다른 화법으로 충청도는 출구 여론조사의 무덤이라는 말도 있고 음흉하다는 말도 있지만, 대전의 말투 속에는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배려가 들어있다. (중략) 다분히 외교적인 화법이 많다. 부드럽지만 뼈가 있고, 씹을수록 의미와 기분 좋은 웃음을 주지만 한 번의 대화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 진중함도 있으니 외교적 화법으로 얼마나 안성맞춤인가. (후략)

대전 3 - 대덕구)

김호연재의 삶을 반추하며

김혜영(2024. 7. 20.)

(전략)그녀가 쓴 ‘자경 편’에 자신의 할 도리는 다하고 남들에게 흠이 되는 일을 조심하며 마음을 다스리라는 글은 실천으로 터득한 내용이다. 몸과 마음의 어려움 속에서도 적극적인 가장의 역할을 다하는 모습 속에 미움도 원망도 넘어서는 그녀의 “탕탕한” 모습이 감격으로 다가온다. 호연의 기운이다. (중략)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규방 여인의 어려움이 김호연재로 인해 언어화되었고 세상에 알려졌다. 조선 시대 여성들의 숨겨진 한숨과 어려움이 직설적으로 표현되었다. 고통받던 여인들이 그녀의 시를 보며 얼마나 많은 위로를 받고 치유하였을까. 통쾌한 감격이었을 터이다. (후략)

대전 4 - 동구)

대전문학관

김혜영(2024. 11. 10.)

(전략) 강의는 문학관 내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로 모여 아카데미를 열어 창작 실기를 익히고 창작포럼에 참가하기도 한다. 문학기행을 하거나 대전의 문화・역사 유적지 탐방을 하며 대전 스토리텔링을 발굴한다. 유튜브에 올려 작품을 공유하고 온라인상에서도 문학을 나눈다. (중략)

대전 문학의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하며 계승하는 문학관 본연의 역할을 이보다 얼마나 더 세세하고 충실히 할 수 있을까. 역할이 살아있다. (중략)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한강 작가의 작품을 모두 비치하고 누구나 자유로이 열람해 볼 수 있도록 이벤트를 마련하였다. (중략) 시민을 위한 대처가 참 발 빠르고 믿음직하다. (중략) 이런 문학관과 함께라면 대전이 문학 도시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배움은 배움을 물들이고

많은 시민들이 2025년 대전문학관 문학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함께 글의 씨앗을 틔웠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가을 대전문학관 시 창작반에서 공부한 수강생 중 세 명이 등단하였고, 시집을 출간해 나눠 준 문우도 있었습니다. 놀라운 결실입니다.

배우는 사람이 배움을 물들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문화를 향유하는 가치에 공감합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한 강사에게 배운다는 공통 분모로 만나, 또 다른 인연으로 살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마다 나누는 문우들의 진솔한 체험이 깃든 글은 늘 감동입니다.

어제의 경험이, 오늘 배움의 시간을 통해 작품으로 오롯이 남았습니다. ‘스토리텔링’ 수업 시간마다 공유한 문우들의 작품 속에는 대전에 대한 생생한 정보와 감동으로 마음과 두 발이 바빠졌습니다.

살며 생각하고 기록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배움으로 이어져 있는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불 밝히고 있는 전구들처럼 서로서로 맞잡고 반짝반짝 비춰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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