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을 감성을 채워줄 감성갱도 2020

북구 신천동에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전시관이 있습니다.

바로 감성갱도 2020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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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도는 보통 탄광의 통로를 일컫는 말로, 과거 석탄 채굴이 활발했던 강원도나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 폐광된 탄광촌 주변을 활용해 각종 체험시설 및 전시관을 운영하면서 갱도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본 적이 있기에 울산에도 탄광이 있었나...? 하고 찾아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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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기대했던 탄광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지만 무척 매력적인 모습의 감성갱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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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탄광과 관련 있어서 그렇게 지은 건 아니고 탄광에서 광부들이 합심을 해야만 만들 수 있는 것이 갱도인 것처럼 지역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감성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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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동은 2층으로 1층엔 주차장과 개구쟁이들이 방금 전까지 뛰어놀다 갔을 것만 같은 공간들로 채워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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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방문했을 때는 입주 작가인 이정민 작가님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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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걸린 물조각'이라는 제목으로 작가님이 울산에 머무시면서 찾았던 공간들을 재해석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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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화사함이 느껴져 발걸음이 저도 모르게 계속 앞으로, 앞으로 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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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팅 작업으로 만든 작품이었는데 미술에 대해선 아는 게 거의 없지만 작가님의 작품 한 점 한 점을 마주할 때마다 어떤 풍경이었을까, 상상하게 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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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말 신기했던 건 작품을 가까이서 마주했을 때와 한 발짝 떨어져서 마주했을 때, 그리고 꽤나 멀리서 보았을 때 보이는 그림의 모습과

느낌이 전부 다르다는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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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내에는 작가님 인터뷰 영상도 플레이 되고 있어서 어떻게 작업을 하셨는지도 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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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색된 작품들뿐만 아니라 이렇게 입체적인 작품은 물론, 오직 연필로만 작업한 작품도 있었어요.

화려한 유색의 작품들과 대비되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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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이름과 동일한 작품명인 그물에 걸린 물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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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도화지 같은 그림 종이에 그리신 거라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삼합지라고 하는 마치 한지 같은 종이에 그리셨더라구요.

아마 여기에 그리신 것도 어떤 의미를 담으신 게 아니실까..! 하면서 작품을 한참이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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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걸린 물조각 작품이 그려진 삼합지.

작품 하나하나에 모두 의미를 담아 만드셨을 텐데 그 의미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작품을 보면서 각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것도 꽤나 의미 있는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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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밝은 색감을 참 좋아하는 편인데 작가님의 작품에선 밝은 느낌이 나서 참 좋았어요. 작품을 보면서 궁금한 부분들도 생각해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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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으로 동그라미로 탁, 되어 있는 부분은 어떤 빛 같은 것을 표현하신 것이 아닐까 혼자 상상도 해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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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렇게 투명한 부분은 거울을 의미하는 걸까?? 작가님이 시각으로 마주한 풍경과 이후 기억으로 덧 입혀진 기억들이 작품에 담겨있다고 생각하니 하나의 작품을 보는 느낌보다 한 사람의 시간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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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이 그리 크지 않음에도 1시간 가까이 이곳에 머물렀던 건 작가님의 작품이 주는 어떤 메시지를 하나하나 받아들이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지극히 제 주관적인 메시지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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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의 공간에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특히 다양한 예술가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그리고 이처럼 '감성'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건 울산이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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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갱도 2020이 만약 대로변에 위치해 있었다면 아마 그 이름처럼 감성을 느끼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아파트와 카페, 작은 공장과 주택 사이에 위치해 있어 이곳을 찾아가는 여정 역시도 저에겐 감성으로 충만해지는 시간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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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많은 분들이 감성갱도 2020에서 깊어지는 가을의 감성을 채워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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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