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광양향교에서 열린

전통혼례를 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전통의 멋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는데요,

너무 인상 깊어서

여러분께도 꼭 전해드리고 싶더라고요.

함께 그날의 따뜻한 순간들을

돌아보며 이야기 나눠볼게요.

600년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광양향교.

멀리서부터 혼례를 알리는

청사초롱이 바람에 살랑이고,

고요한 마당엔 붉은 연지와 곤지를

찍은 신부가 조심스레 발을 내디뎠습니다.

지난 5월, 이곳 향교에서

무려 10년 만에 전통혼례가

두 차례나 열렸는데요.

단순한 결혼식을 넘어서,

전통문화의 숨결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광양향교는

세종대왕 시대인 1443년,

유학을 가르치고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을 모시기 위해 세워진

지방 교육기관이에요.

임진왜란 때 불타버렸다가

이후 다시 세워졌고, 지금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랍니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옛 선비들의 숨결이 느껴지고,

푸른 기와 아래 고요한 선비정신이

아직고 흐르고 있는 듯합니다.

향교에서는 5월 3일과 17일,

두 쌍의 예쁜 신랑 신부가

명륜당 앞에서 전통혼례를 올렸는데요,

현장에서는 하객들과 취재진,

그리고 재능기부자들 덕분에

그날의 혼례식장은 마치 작은

축제 같았어요.

전통혼례와 잘 어우러지는

해아봄의 보자기 전시부터

광양시립국악단의 연주,

그리고 색소폰과 장구 동호회의

공연까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며

참 따뜻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전통혼례는 예로부터

정해진 순서에 따라 엄숙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 시작은 '함진'으로,

이는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혼례 물품이 담긴 함을 보내는

절차입니다.

이때, 오징어를 쓴

함진아비가 함을 들고 앞장서며,

혼례의 시작을 알립니다.

함잡이가 선두에 서서 길을 열고,

본격적인 혼례가 시작되는 것이죠.

전안례(奠雁禮)

신랑이 신부 어머니께 나무

기러기를 바칩니다. 이는

백년해로와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하는 약속의 상징이랍니다.

교배례(交拜禮)

신랑과 신부가 마주 보며 절을

주고받습니다. 처음으로 부부로서

인사를 나누는, 가슴 벅찬 순간입니다.

합근례(合巹禮)

하나 된다는 뜻의 합환주를

나눠마십니다. 반쪽짜리 표주박에

담긴 술을 나누는 이 장면은

둘이 하나 됨을 상징합니다.

이 모든 절차는 한자로 된 문장을

집례가 낭독하고, 이를 사회자가

쉽게 설명해 주어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축하 공연 시간!

국악단의 고운 소리와 친구들의

축가가 어우러져 분위기는 한층

따뜻해졌습니다.

신부의 뺨에는 고운

연지와 곤지가 찍혔고, 가마를 타고

등장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였어요.

결혼식장 앞에 놓인

수탉과 암탉도 눈에 띄었는데요.

수탉은 악귀를 쫓고, 암탉은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니,

혼례의 의미가 더 깊게 다가왔습니다.

이날의 혼례는

단순한 결혼식을 넘어, 전통문화를

되살리는 귀한 계기였어요.

특히 젊은 세대가 직접 주체가 되어

전통을 이어가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광양향교가 앞으로도

전통혼례는 물론 다양한 문화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더 많이

활용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결혼한 두 사람,

혹시 다투는 일이 있더라도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마주 보며

서로를 꼭 안아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함께 웃고 사랑하며

두 사람만의 이야기를 곱게 이어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역사의 품 안에서 맺은

고귀한 약속,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광양향교에서 열린 이 전통혼례는,

오랜 시간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을 거예요.

결혼이라는 인생의 약속을

역사 깊은 장소에서 나눈 두 사람에게,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냅니다.

한 번쯤 꼭 경험해 볼 만한,

따뜻하고 의미 있는 시간,

광양향교 전통혼례에서 만난 진짜

한국의 멋이었습니다.


항상 광양 시정 소식에

응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게시물과 관련 없는 댓글,

대안 제시 없는 비방성 댓글,

의미를 알 수 없는 반복적인 댓글 등은

사전 예고 없이

차단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2024년부터는 이런 일이

3회 이상 반복될 시

계정이 차단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게시된 업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당 부서에 문의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title":"광양향교 전통혼례 10년 만의 귀한 순간","source":"https://blog.naver.com/gwangyangsi/223890077253","blogName":"햇살 가득 ..","domainIdOrBlogId":"gwangyangsi","nicknameOrBlogId":"광양","logNo":223890077253,"smartEditorVersion":4,"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m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