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전
[블로그기자단] 성내천의 다채로운 봄 풀꽃 이야기
글·사진: 블로그 기자단 김영문
성내천은 경기도 하남시 청량산에서 발원한 감이천과 성남시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또 한 줄기 성내천이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촌 앞에서 합쳐진 후 올림픽공원을 휘돌아 한강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도시인의 소중한 자연 휴식처, 성내천이 4월이 되면 풍경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겨울 동안 앙상했던 나무는 연두색으로 빛나고, 하천변 곳곳에 숨어있던 작은 생명들도 하나둘 깨어납니다.
사람들은 벚꽃이 만개한 성내천을 떠올리지만, 사실 성내천의 진정한 봄은 벚꽃이 피기 전부터 시작됩니다. 화려한 벚꽃 아래 작고 소박한 풀꽃들은 눈여겨봐야만 발견할 수 있는 봄의 숨겨진 보물들입니다.
한차례 봄비가 흡족히 내린 후 햇살이 따스한 성내천 산책을 나갔습니다.
성내천을 따라 걸으며 봄 풀꽃을 관찰하기 좋은 구간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하남시 쪽에서 흘러오는 감이천 강물이 성내천 본류로 섞이는 올림픽 기자촌 앞 부근입니다. 특히 민들레와 씀바귀가 군락을 이루며, 지금은 광대나물, 봄까치꽃이 한창입니다.
두 번째는 '올림픽공원 주변 구간'입니다. 올림픽공원과 성내천이 만나는 지점으로는 머리를 들면 가로수로 조성된 벚꽃이 있습니다. 발아래 미나리, 질경이, 냉이 같은 봄나물과 애기똥풀, 봄 까치 풀꽃, 긴 병풀꽃이 낮게 흐드러집니다.
세 번째는 '성내천 하류 구간으로 한강 합수부 지점입니다. 이 구간에 풀꽃이 가장 다양하며 아산병원 쪽 산책로와 파크리오 아파트 쪽 벚꽃길은 석촌호수 벚꽃길과 쌍벽을 이루는 아름다운 꽃길입니다. 이 구간 봄꽃은 꽃다지, 냉이, 긴병풀꽃, 그리고 보라유채가 군락을 이루어 핍니다.
특히 한강 합수부지점에는 물살을 힘차게 거슬러 오르는 잉어 떼를 볼 수 있고, 유유히 헤엄치는 청둥오리, 백로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나른한 걸음을 옮기며 산책 중인 꿩 부부를 만나거나 고라니, 수달을 볼 수도 있습니다.
성내천에서 만나는 봄 풀꽃 도감
✔흰 파도처럼 일렁이는 냉이꽃 물결
냉이는 대표적 봄나물입니다. 쌉쌀하면서도 향긋해서 나물로 많이 먹고, 된장찌개에 넣어 먹기도 해요. 냉이는 봄에도 먹을 것을 내주고 가을에도 먹을 것을 내주는데, 봄냉이는 뿌리를 가을 냉이는 이파리를 주로 먹는답니다.
냉이꽃은 대표적 십자화입니다. 아주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여러 개 모여서 피어나는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리 지어 봄바람에 흔들리는 걸 멀리서 보면 하얗게 물결이 치는 듯합니다. 꽃말은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라네요. 과연 뿌리부터 잎까지 모든 걸 내주는 냉이에 걸맞은 꽃말입니다.
✔ 들판의 노란 웃음, 민들레
민들레는 성내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봄 풀꽃 중 하나입니다. 민들레는 놀라운 생명력을 지닌 식물입니다. 아스팔트 틈새, 보도블록 사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며, 몇 번을 뽑아도 다시 자라나는 강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초기 식물로서 황폐한 땅을 복원하는 데 이바지한다고 하네요.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 강인한 생명력, 민들레는 밟아도 다시 피어나는 끈기와 희망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홀씨를 멀리 날려 번식하는 뛰어난 번식력은 그 끈질긴 생명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죠. 그럴 뿐만 아니라 뿌리부터 꽃까지 버릴 것 없이 약용 가치를 지녀 예로부터 약재로 쓰이며 다양한 효능을 자랑합니다.
✔ 보랏빛 향기, 제비꽃 가족들
꽃 모양이 마치 작은 제비가 날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제비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제비꽃.
시인 신형건은 제비꽃을 “겨우내 들이 꾼 꿈 중에서 가장 예쁜 꿈”이라고 노래하며 "막 잠에서 깬 들이 눈 비비며 다시 보고, 행여 달아나 버릴까 냇물도 함께 졸졸졸 가슴 죄는 보랏빛 고운 꿈.”이라고 노래했습니다.
제비꽃은 그리스 신화에서는 이오의 꽃으로 불립니다. 제우스가 사랑한 여인 이오를 질투하는 아내 헤라로부터 숨기기 위해 하얀 암소로 변신시켰습니다. 헤라는 암소를 감시했고, 제우스는 이오를 위해 아름다운 보라색 제비꽃이 피어나게 했습니다. 암소로 변한 이오는 그 꽃을 먹으며 슬픔을 달랬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 귀화해서 이름까지 얻은 풀꽃
광대나물
잎이 줄기를 감싸는 모습이 마치 옛날 광대들이 입던 옷의 깃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꽃은 작고 붉은 자주색을 띠며, 더러 흰색도 있습니다. 윗부분 잎겨드랑이에 여러 개가 층층이 달려 피어납니다. 귀화식물로 보고 있으나 토착화해서 토종풀처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풀꽃입니다.
봄까치꽃
작고 밝은 파란색 꽃이 특징이에요. 가운데는 흰색이고, 꽃잎은 4개로 갈라져 있습니다. 꽃 모양이 마치 작은 새의 눈처럼 앙증맞다고 해서 '까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봄에 햇볕이 잘 드는 곳 어디서나 무리 지어 피는 게 특징입니다. 꽃이 지고 나면 열매가 하트 모양으로 맺히는 것도 귀여운 특징이에요.
보라유채
일반적인 유채꽃은 노란색이지만, 보라 유채는 말 그대로 보라색 꽃이 피는 유채를 말합니다. 잎은 노란색 꽃이 피는 유채와 비슷하게 잎자루가 없고 줄기를 감싸며, 꽃은 4개의 꽃잎을 가지고 십자화로 핍니다. 노랑유채도 관상용으로 재배하기도 하지만 씨앗으로 기름을 짜고, 잎은 김치나 나물로 해 먹지만 보라 유채는 관상용으로만 재배합니다. 성내천 군데군데 보랏빛 꽃 무리를 이뤄 핍니다.
이름을 몰라도 사랑스러운 풀꽃들
도심 속 자연 6km 성내천
송파 둘레길을 걷거나 자전거로 여행한다면 한강 합수부에서 성내천을 따라 성내4교까지 이어지는 약 6km, 자연과 어우러지는 도시경관을 모두 만끽할 수 있는 멋진 코스입니다. 졸졸 흐르는 물길을 곁에 두고 걸으며 자연을 즐기다 보면 절로 여유와 평화가 함께 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성내천은 계절마다 다양한 옷으로 갈아입으며 다채로운 자연경관을 보여주는데요, 야생화 단지에서는 백일홍ㆍ코스모스ㆍ금영화 등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풍납토성, 올림픽공원, 방이습지 등 송파구의 여러 명소로 진입할 수 있어 연계 체험이 가능한 지리적 특성 역시 큰 장점입니다.
주말 풀꽃을 보며 봄나들이 어떠세요?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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