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공감 6월 [Vol.147]

대형 산불 피해지역인 산청과 하동이 봄철 관광객마저 줄면서 이중고에 신음 중이다.

빠른 회복과 관광객 유치가 절실한 시점에서 경남도와 산청·하동군이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산불 피해지역을 돕는 착한 여행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 남사예담촌

산청 남사예담촌을 방문했던 날, 올해 마지막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불이 났던 날도 이렇게 비가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녹음 짙은 이 푸름을 조금이나마 더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우산 끝으로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에 아쉬운 마음도 함께 흘러내렸다. 담쟁이넝쿨과 옛 토담, 남사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아름다운 담장과 수백 년을 견딘 고가까지. 오랜 세월을 품은 남사예담촌은 산청 삼매 중 하나인 원정매 후계목인 매화나무, 사대부가의 예절과 기상을 상징하는 부부 회화나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곳이다.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700년 역사의 체험 휴양마을로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로 명성을 이어 나가고 있다.

올해의 나무에 선정된 ‘산청 부부 회화나무’

산림청이 올해의 나무로 선정한 부부 회화나무가 가장 먼저 취재진을 반겼다. 320년의 세월을 간직하며 서로에게 햇볕을 양보하기 위해 몸을 틀어 희생하는 모습이 양보와 배려의 상징성을 담고 있어 이번 선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부부 회화나무가 지키고 있는 담장 골목 뒤로는 이씨고가가 자리 잡고 있다. 1700년대 목조 한옥 건물인 이씨고가는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다.

또 1920년에 건축된 사대부집 최씨고가, 면우 곽종석을 기리기 위해 같은 해에 지어진 이동서당 등 남사예담촌에는 45채 정도의 고택이 있다. 그 밖에도 1392년 10월 태조 이성계가 개국에 큰 공을 세운 이제(李濟)에게 내린 이제 개국공신교서 영인본이 영모재에 전시돼 있다. 담장길을 따라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동의보감촌, 한방 뜸·공진단 만들기 등 체험거리 가득!

산불이 났을 당시 산청과 하동 주민 1100여 명이 대피했던 동의보감촌도 찾았다. 구름이 낮게 깔린 산허리 위로 무릉교가 자태를 뽐내고, 승진이나 합격 기원 등으로 입소문이 나 있는 기(氣)바위도 영험함을 자랑하며 우뚝 서있다. 동의보감촌 내 산청 동의보감한의원에서 한방 뜸 체험을 하고 나온 이희숙(창원시) 씨는 “유치원연합회 워크숍 장소를 고민하다가 볼거리·체험 거리가 많은 산청이 요즘 아주 어렵다고 해서 왔다. 한방 뜸 체험과 공진단 만들기를 했는데, 오길 잘했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동의보감촌에서는 엑스포 주제관을 비롯해 한의학박물관, 웰니스 헬스센터 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가장 오래된 차나무가 있는 곳, 하동 정금차밭

산불이 났던 지역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언제 어떻게 번질지 모르는 불씨로 긴장한 건 하동군도 마찬가지. 화개면 정금리 지리산 산세를 따라 굽이굽이 펼쳐진 정금차밭을 찾았다. 녹차밭 능선이 아름다워 마치 ‘비단 같다’는 뜻인 ‘금(錦)’ 자를 붙여 이름이 완성됐다. 8ha 규모의 계단식 다원으로 아름다운 곡선 형태를 띠고 있는데, 남도 특유의 따스하고 고즈넉한 정취를 더한 모습이 꼭 비밀의 정원 같다. 하동 녹차밭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전망대 역할을 하는 ‘단금정’ 주변으로는 데크 길이 나 있는데, 사진 명소로 많이 알려진 곳이라 인생 샷을 찍기에도 손색이 없다. 오르막길이 가파르지만, 도로가 잘 닦여 있고 날씨 좋을 땐 섬진강 물줄기까지 전부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자연과 차문화, 계절의 감성이 모두 공존하는 곳

정금차밭의 가장 특별한 매력은 ‘차향’이다. 봄이면 갓 돋아난 어린 찻잎에서 나는 풋풋한 향이 공기 중에 도 가득차 있다. 단순히 풍경을 보는 것을 넘어 후각까지 자극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차밭 주변의 다원에서 직접 차를 우려 보는 체험도 해보자.

자연과 차 문화, 그리고 계절의 감성이 모두 공존하는 이곳에서 시간은 빠르게 흐르지 않는다. 천천히 걷고, 천천히 보고, 천천히 마시며 ‘느림의 미학’을 배울 수 있다. 차밭을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차시배지에서부터 정금차밭까지 2.7km 코스의 산책길인 ‘천년다향길’을 걸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웰니스 광역시티투어’로 산청 여행 가능

산청군은 산불 피해 지역인 시천면을 버스로 여행할 수 있는 ‘웰니스 광역시티투어’를 운영한다. 기존 주요 관광지 코스였던 동의보감촌, 남사예담촌에 시천면을 포함했다. 2인 이상 관광객의 여행 경비 절반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여행상품, ‘산청에서 1박해’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1박 이상 숙박하면서 식당과 관광지에서 10만 원 이상 사용하면 산청사랑상품권 5만 원 권을, 20만 원 이상 쓰면 상품권 10만 원 권을 지급한다. 하동군은 지난 5월 2~5일 ‘하동야생차문화축제’를 시작으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최대 15만 원 숙박비와 식비를 지원하는 여행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산불 피해 지역민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의 관심과 실천이다. 피해 주민에게 삶의 의욕을 북돋아 주고, 지역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응원과 동행이 될 착한 여행, 산청과 하동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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