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 노성면에 있는 종학당은 조선시대 명문가인 파평 윤씨 자손들을 가르치는 집안 학교입니다. 인조 21년 (1643년) 인평대군의 스승이었던 동토 윤순거 선생이 사재를 들여 종학당의 문을 열었습니다.

동토 선생은 가장 큰 건물인 정수루에 「오가백록」이라는 현판을 걸었습니다. 이는 “우리 집안은 흰 사슴이다.”로 흰 사슴은 영재를 말합니다.

이곳에서 공부한 자손들은 모두 영재이니 과거에 합격하여 나라를 위해 몸을 아끼지 말라고 가르친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한 자손들 중에 42명의 문과 급제자와 31명의 무과 급제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한 가문에서 42명의 문과 급제자가 나왔다는 것은 놀라울 만한 일입니다. 파평 윤씨 가문에서 이렇게 많은 급제자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종학당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후 종학당은 파평 윤씨 가문의 자손뿐만 아니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개방하였고 기호학파 유림들의 학문 교류의 장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오늘날의 교육에서도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종학당에서 공부하는 유생들은 매일 칭찬을 들으면서 조선 최고의 학당에서 공부한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학업에 매진했습니다.

또한 이곳에서 바라다보이는 건너편 언덕에 자리한 조상들의 묘소를 보면서 더 열심히 학문에 정진했습니다.

종학당은 엄격한 학칙을 정하고 기숙사에서 합숙하면서 체계적인 교육 과정에 철저한 수준별 교육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종학당에서는 초급과 중급과정을 공부합니다.

이 과정을 마치면 평가를 통해 학력이 인정되면 언덕 위에 있는 백록당으로 승급하게 됩니다.

백록당은 고등과정을 거쳐 대학 수준의 학문을 배웠는데 서고를 중심으로 심화학습을 실시하였다고 합니다.

종학당 학동들의 학문이 일취월장한 것은 동토 윤순거, 노서 윤선거, 명재 윤증으로 이어지는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 스승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종학당에서는 과거 급제를 위한 공부만 가르친 곳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인간이 되어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검소함을 강조하여 문중에서는 매년 곡식을 모아 굶주리는 이웃을 도와주었습니다.

또한 가난한 학생은 장학금을 주어 오로지 공부만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고 나아가 빈민층을 도와주기 위해 의창이라는 구제장치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동토선생은 종학당을 건립할 때 자신의 재산으로 토지와 건물 그리고 서책과 기물을 마련하였고 ‘아가백록’, ‘향원익청’, ‘정수루’같은 현판을 걸어서 매일 이 현판을 바라보면서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공부하도록 가르쳤다고 합니다.

종학당은 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멀리 노성산이 바라다 보이는 경관 좋은 곳에 종학당, 백록당, 보인당, 정수루 등 4개의 건물이 있습니다.

입구인 홍살문을 들어서면 종학당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입니다.

종학당으로 들어가는 문은 매우 작은데 학문에 입문하는 자는 자세를 낮추고 경건한 마음으로 공부에 임하라는 교훈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학당은 4층의 기단 위에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을 얹고 있는 단아한 건물입니다.

종학당에서 언덕을 올라가면 고급과정을 배우는 정수루와 백록당이 있습니다.

정수루는 ㄱ자 형태의 7칸 2층 누각이며 앞에는 연못이 있습니다.

백록당은 전면 7칸의 팔작지붕을 올린 건물로 여름에는 문을 올리면 넓은 대청이 됩니다.

소슬대문으로 행랑채까지 갖춘 대문을 나오면 오른쪽에는 보인당이 있는데 이 곳에서는 학문 창달 및 연구 그리고 교류하던 곳입니다.

지금 종학당 주변에는 매화와 산수유 그리고 목련이 화사하게 피어 마치 꽃대궐과 같습니다.

종학당에는 구 소련 대통령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쵸프가 다녀갔다는 안내석이 있습니다.

왜 천만리 떨어진 나라의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을까,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종학당에는 사색의 길이 있고 중간에 활터가 있습니다.

이 사색의 길에는 소나무가 울창하여 솔향을 맡으며 산책하기 좋습니다.

스트레스로 가득 찬 현대 도시인이라면 이곳 종학당에 와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적극 추천합니다.

(4월 6일자 기준 촬영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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