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사찰기행. 태봉사가 전하는 단아한 사찰의 매력

전라북도 익산시 삼기면의 조용한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푸르른 숲속에 아담하고 단정한 전통 사찰 하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태봉사’인데요.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백제 시기에 존재했던 삼존석불과 와당 편이 발견되어

백제 시대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의 사찰은 1930년대에 중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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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봉’이라는 이름은 태봉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아이 태(胎)’에 ‘멧무리 봉(峰)’을 합쳐 태봉산이라고 부릅니다.

태봉사는 이 산의 이름을 따라 지어진 사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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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봉산에는 기자조선의 마지막 왕인 준왕이 위만에게 나라를 빼앗긴 뒤 마한으로 내려와

이곳에서 기도를 올리고 세 왕자를 얻은 뒤, 태를 묻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지금도 이 전설에 따라 아들을 얻기 위한 기도를 드리기 위해 태봉사를 찾는 이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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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경내와 떨어진 곳에 지장보살을 모신 지장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문득 태봉사를 우연히 찾아온 분들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사채와 더불어 모두 한곳에 모여있는 다른 사찰과 다른 태봉사만의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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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길을 돌려 태봉사로 향합니다.

지장전과 태봉사 경내 사이에는 주차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대나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면 경내로 다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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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경내에는 다양한 전각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습니다.

한눈에 보더라도 규모가 작은 아담한 사찰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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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봉사 대웅전에는 백제 시대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유형문화유산인 ‘태봉사삼존석불 (胎峰寺三尊石佛)’이 모셔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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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봉사의 중심 법당인 '대웅전(大雄殿)'은 가장 위엄 있고 단정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대웅전의 외관은 부처님의 위신을 느낄 수 있는 이 전각은 짙은 청색의 편액과 정교한 꽃무늬 단청이 어우러져,

불자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특히 전각 앞 화단에 심어진 꽃들과 단정히 정리된 계단은 마치 한 폭의 정원화처럼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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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에는 차를 나눌 수 있는 평상과 정자도 마련되어 있는데 기와지붕이 얹힌 통나무 정자에

는 의자가 놓여 있어 사찰을 둘러본 후 잠시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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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으로는 논밭과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뒤편으로는 숲이 병풍처럼 둘러 있어 마치 한적한 시골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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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태봉사는 웅장함보다는 단아함,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공간입니다.

불심을 따라 수행하러 오는 이들에겐 정진의 도량이 되어주고,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걷고자 하는 이들에겐 조용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곳이지요.

길지 않은 시간이더라도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마음속의 번잡함은 한 겹씩 걷히고, 평화와 여유가 스며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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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웅전의 문은 잠겨 있어 석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정면에서 바라본 전각의 단청과 조화로운 구조는 그 안에 모셔진 불상의 위엄을 짐작게 했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고요히 감도는 사찰의 분위기 속에서,

불상 앞에서 기도했을 수많은 이들의 마음 또한 함께 떠올라 묘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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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봉사 대웅전 앞에서 바라보는 경내 풍경 또한 인상적입니다.

범종각 너머로 보이는 마당에는 석탑과 석등, 화분과 초목들이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경내 전체가 하나의 작은 정원처럼 조성되어 있어 사찰을 찾은 이들에게 깊은 평안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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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태봉사는 화려한 관광지가 주는 자극적인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지만,

오히려 그 고요하고 단정한 아름다움 속에서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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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찰의 흔적과 더불어 신앙과 전설, 그리고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은

짧은 방문에도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려주는 힘이 있습니다.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을 쉬고 싶은 이들에게 태봉사는 더없이 좋은 쉼터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찰 기행에서 오는 매력이 아닐까 하는데요.

오래된 전설이 깃든 태봉산 자락 아래, 지금도 누군가는 간절한 소원을 담아 두 손을 모으고 있을 이 고요한 절집에서,

우리 역시 잠시 멈추어 삶의 속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찾아오시는 곳 :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삼기면 진북로 3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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