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아침,

새소리 가득한 청주동물원의 분위기가 여느 때와는 달랐습니다.

이제 막 봄이 내려앉기 시작해

꽃망울이 하나 둘 터지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오직 한곳에 모였지요.

'구름이'에게로 말입니다.

청주동물원 야생동물 보호센터 인근

청주동물원 사자 구름이 중성화 수술하는 날.

수의사, 동물복지사님들이 구름이의 컨디션을 꼼꼼하게 살핍니다.

구름이를 살피는 최형민 청주동물원 동물복지사

수술 전날 구름이 모습

다행히 청주동물원 암사자 구름이는 컨디션이 좋아 보입니다.

잘 놀고, 잘 웃고...

수술 당일에도 말괄량이 쾌활한 사자 모습입니다.

암사자 구름이를 위한

중성화 수술

구름이의 중성화 수술은 오래전부터 계획이 되어 있던 수술로 아빠 사자 바람이와 합사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입니다.

하지만 단지 합사를 위한 중성화 수술만은 아닙니다.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는 "구름이에게 난소절제술을 하는 이유는 바람이와의 근친 문제도 있지만 새끼를 낳지 않은 암사자는 자궁축농증이 생길 확률이 크다"라며 " 한 논문에서 10살 넘은 암사자의 경우 62.5%가 자궁축농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청주동물원의 암사자 도도의 경우도 5년 전 자궁축농증이 원인이 되어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도도는 응급수술로 터진 자궁을 제거하고, 복강을 세척해 다시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도도의 옆구리에는 그때의 수술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이날 구름이의 수술을 위해서 서울대공원, 에버랜드,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등 많은 수의사들이 청주동물원에 모였습니다.

구름이의 수술은 지난해 말 준공된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에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는 국내 최초로 동물의 건강검진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입니다.

구름이의 수술을 시작으로 앞으로 야생동물의 외과 수술과 건강검진이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는 생식세포 냉동동결 설비를 갖추고 있어 앞으로 멸종위기종 보전과 복원을 위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 전경

청주동물원 구름이

중성화 수술

오후 2시 30분경

구름이가 머물고 있는 격리방사장에서 마취제를 투여했습니다.

구름이 마취는 생각보다 순조로웠습니다.

구름이는 메디컬 트레이닝 우등생이었다고 합니다.

메디컬 트레이닝은 사자 구름이가 간식을 먹는 동안 엉덩이에 주사 자극을 줘서 주사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훈련입니다.

구름이 메디컬트레이닝- 츄르 먹는 동안 엉덩이 주사 찌르는 자극을 줘서 주사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훈련

구름이 메디컬트레이닝- 츄르 먹는 동안 엉덩이 주사 찌르는 자극을 줘서 주사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훈련

구름이는 꾸준한 메디컬트레이닝 덕분에 마취 주사를 실제로 처음 맞아보는 거지만 별 저항 없이 맞았다고 합니다.

마취 과정은 구름이의 심적 안정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되었습니다.

촬영팀 중에 유일하게 청주시 유튜브 청ZOO멘터리 감독만 들어갔습니다.

청ZOO멘터리 감독은 지난 2년간 거의 매일 청주동물원에 출입했기에 대다수 동물들이 크게 경계 하지 않습니다. 청ZOO멘터리 촬영감독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가방을 메고, 조용히 움직이며 동물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촬영해왔습니다.

그 기록들은 청주시 유튜브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구름이 수술하던 날의 기록도 4월 4일, 청주시 유튜브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마취 후 구름이는 청주동물원 앰뷸런스를 타고 동물병원 CT실로 옮겨졌습니다.

청주동물원 동물병원 CT실

구름이는 이날, 사자 인생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받아봤을 겁니다.

CT촬영, 채혈 등 검사를 통해 구름이의 상태를 진단하고 기록을 남겨놓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CT촬영 중인 청주동물원 사자 구름이

CT촬영 중인 청주동물원 사자 구름이

검진을 마친 구름이는 청주동물원 CT실 옆에 있는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로 이동했습니다.

야생동물 보전센터 수술실로 이동 중인 사자 구름이

구름이에게 매일 밥을 주고, 훈련을 시켜줬던 동물복지사님들이 직접 구름이를 수술실까지 옮겼습니다. 누구도 어떤 말을 입 밖으로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저 수술을 앞둔 가족을 보는 그 눈빛, 그 마음으로 수술실까지 동행했습니다.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 안에는 전국에서 온 실력 좋은 수의사님들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 내부 _ 수술 부위 제모 모습

사자 구름이의 수술부위 털 깎는 작업을 시작으로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술 준비 중인 수의사들

야생동물인 사자를 수술하는 기회는 수의사들에게도 흔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야생동물 수술 계획이 생기면 함께 모여 의술을 공유합니다.

수많은 수의사님들이 청주까지 달려온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내가 돌보는 동물을 살리기 위해'

사자 구름이 수술 장면

수술 경험은 많으면 많을수록 돌발상황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생길 때마다 야생동물 수의사들은 거리를 상관하지 않고 달려가 함께 수술을 하며 경험치를 최상으로 높인다고 합니다.

야생동물을 돌보는

수의사와 동물복지사의

삶이란

알면 알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통을 숨기는

야생동물의 상처를

암호를 푸는 것처럼

읽어내야 하고,

가로등 없는 낯선 길을 걷듯

모든 행위가 도전이 되고

모든 치료와 돌봄의 기록이

또 다른 야생동물의 생명을 살리는

희망의 의료 차트가 되는 삶...

행위 하나하나가

치유이자

보호의 흔적이 되는 삶...

야생동물들의 보호소, 청주동물원이 특별한 동물원인 이유입니다.

청주동물원 암사자 구름이 수술 중인 홍성현 수의사, 김정호 수의사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는 수술실을 관람창을 통해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관람창이 있는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

수술실 관람창이 있는 청주시 야생동물보전센터

두 시간여 진행된 수술이 막바지에 이를 때쯤, 관람창을 통해 수술실을 보고 있던 동물복지사님들 사이에서 "수술 잘 됐어!"라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이어서 들리는 말,

"홍성현 수의사가 웃었어! 그럼 수술 잘 된 거지!"

구름이 수술 마무리 중인 홍성현, 김정호 수의사

늘 잘 웃는 홍성현 수의사지만 수술 집도할 때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진지한 표정이었습니다.

절제된 난소가 용액병으로 옮겨지고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그제야 홍성현 수의사 얼굴에도 미소가 생겼습니다.

구름이 중성화 수술

무사히 성공

수술을 마친 구름이는 청주동물원 앰뷸런스를 타고 다시 내실로 돌아갔습니다.

마취에서 구름이가 깨기를 기다리는 동안 도도와 바람이가 있는 야외방사장을 바라보니, 도도가 구름이의 내실을 바라보며 서 있었습니다.

전은구 동물복지사님은 "늘 도도가 저 자리에서 구름이랑 철창 너머로 마주했는데 오늘따라 구름이가 나타나지 않아서 계속 기다리는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야외 방사장에 나와있던 도도와 바람이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내실로 들어갈 때쯤 구름이가 마취에서 깼습니다.

밤늦도록 구름이 곁을 지킨 최형민 동물복지사님이 보내준 영상에는 평소와 다를 바가 없는 명랑 구름이의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다음 날 오전 8시,

김정호 수의사는 구름이 상태를 살폈습니다.

오는 4월 11일,

그동안 격리 방사장에 머물던 구름이가

시민들에게 모습을 보이는 날입니다.

도도와 구름이를 내실로 잠시 이동시킨 후

구름이의 야외방사장 적응 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차츰차츰 적응 훈련을 하며

세 마리 사자가 함께 살아가는 그날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청주시 유튜브에서

청주동물원의 일상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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