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전
전통예술의 멋과 흥, 광양 "굿GOOD보러가자" 공연 후기
얼마 전, 광양 백운아트홀에서 열린
전통예술 공연 "굿GOOD보러가자"에
다녀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역시 우리 것이 최고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 무대였습니다.
친구 덕분에 운 좋게 티켓을 구해
남편과 함께 관람할 수 있었는데요,
사실 평소엔 판소리나
전통예술에 큰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국가무형문화재
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말에
'이건 꼭 봐야 해!' 싶더라고요.
이번 공연은
국가유산진흥원이 주최하고
광양시가 주관한
전국 순회 전통예술 공연으로,
2004년부터 이어져 온 의미 있는
행사입니다.
광양에서는 무려 8년 만에
다시 열린 무대라고 하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공연의 오프닝은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의 ‘오북춤’으로 열렸어요.
다섯 개의 북을 활용한 춤이었는데,
북소리와 움직임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무대에 강한 에너지를
불어넣었죠.
여러 무용수가 함께 만든
군무 장면은 정말 웅장했고,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었어요.
‘오늘 정말 멋진 공연이 되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첫 무대는
판소리 명인 김일구 선생님의
‘적벽가’중‘장승 타령’으로 시작되어
깊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그는 소리뿐 아니라
아쟁과 거문고를 넘나들며 폭넓은
음악적 역량을 아낌없이 선보였고,
그 뛰어난 기량은 무대를 한층 더
빛나게 했습니다.
이어진 무대는
‘명인 시나위’의 즉흥적인 미학이
돋보이는 기악 합주곡으로,
남도 무속음악을 바탕으로 정해진
악보 없이 자유롭게 펼쳐졌습니다.
아쟁, 거문고, 가야금, 피리, 대금,
장단 등 다양한 전통 악기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면서도 때로는 의도된
부조화를 만들어내며, 자유로우면서도
하나로 엮이는 선율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무대는
진도 다시래기 단막극 ‘놀부막’
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판소리 흥부가를
원작으로 삼고 있지만, 원전에 없는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덧붙여 더욱
흥미롭게 구성했다고 해요.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당쇠에게 글을 가르치는 대목
이었는데, 놀부가 아는 게 심술밖에
없다 보니 심술만 가르치는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며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진도 다시래기 전수자인
강민수, 채규룡 선생님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재치 있는 풍자가 어우러져
무대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전통극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한국 전통극의
매력을 온전히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국립무용단 출신
국수호 명인의 무대는 거문고
산조 반주에 맞춘 전통춤이었는데요.
느리게 흘러가다 갑자기 몰아치듯
터지는 춤사위는 세월의 무게와
예술의 깊이를 그대로 담고 있었어요.
절제와 폭발이 공존하는 무대에
넋을 잃고 봤답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무대,
상자루.
상자루 는 기타, 아쟁, 꽹과리라는
독특한 조합으로 구성된
퓨전 국악팀입니다.
팀 이름처럼, '전통이라는 상자에
창작이라는 자루를 담아'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을 들려줬습니다.
익숙한 전통 악기들이
현대적인 감각과 만나 생동감 넘치는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냈고,
무대 위에서는 유쾌함과 창의성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편안하고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도
한국적인 멋이 묻어났던 무대,
상자루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난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어 아찔하고 흥미로운 줄타기
국가무형문화재 남사당놀이 이수자
권원태님의 줄타기!
맨 줄 위에서 펼쳐지는
재담과 곡예는 정말 아찔하면서도
박수가 절로 나오는 무대였습니다.
익살스러운 입담에 다들 빵빵 터지고,
고난이도 묘기엔 숨죽이며 감상했어요.
마지막 피날레는 청배연희단의
삼도농악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었습니다.
대통령상을 비롯해 여러 무대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청배연희단은,
웃다리농악, 영남농악, 호남우도농악
세 지역의 가락을 한데 모은 삼도농악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웅장한 깃발이 앞장서고,
상모를 돌리는 연희자들이 등장하자
장단은 더욱 힘차게 울려 퍼졌고,
꽹과리와 북소리에 맞춰 소고춤이
흥겹게 펼쳐졌습니다. 한국 전통의 멋과
흥이 어우러진 무대는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고,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신명나는 마당으로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이번 "굿(GOOD) 보러 가자"
공연은 ‘돈 주고도 보기 힘든’
최고의 전통예술 무대를 가까이에서,
그것도 무료로 볼 수 있었던 정말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무형 유산의 명인들, 그리고
그 전통을 창의적으로 계승하는
청년 예술인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무대였어요.
우리 전통문화의 멋과 흥,
그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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