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甲辰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를 되돌아보며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 가슴 아리고 아쉬웠던 일 등은 이제 추억 속으로 떠나보내야 연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해맞이가 세시 풍속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올해는 색다르게 해넘이를 보며 2024년 마무리 시간을 갖는다면 다가오는 을사년(乙巳年) 준비에도 도움 될 것 같습니다.

‘해넘이(일몰)’란 저물어 가는 해가 지평선(수평선) 아래로 사라지는 순간을 뜻하는 말입니다.

새해 첫날 아침, 인파들로 북적대는 해맞이와 달리 해넘이는 비교적 조용하고 여유 있어 좋습니다.

서울에는 북한산이나 서울N타워, 노을공원 등 해넘이 장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서울의 해넘이 장소는 최후 순간까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강서구가 으뜸입니다!

강서구의 해넘이 명당은 바로 개화산 둘레길 전망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화산(128m)은 강서구의 맨 서쪽 산으로, 신라 때 도를 닦던 주룡 선생(駐龍先生)이 세상을 떠난 후 그 자리에 꽃 한 송이가 피어나서 개화산(開花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개화산 중턱으로 구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둘레길 서쪽 구간에 해넘이 명당 ‘하늘 전망대’ ‘아라뱃길 전망대’가 있습니다.

오후 5시 가까운 시간, 하늘 전망대에 오르니 탁 트인 조망이 시원합니다.

김포공항이 지척이고 김포평야, 계양산이 손을 잡고 지평선을 만듭니다.

비단 같은 아라수로 불길 서쪽 하늘이 붉어옵니다. 머지않아 해넘이를 시작한다는 신호입니다.

갖가지 사연을 실은 비행기는 긴 여운을 남기며 노을 진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한 해 동안 희로애락이 파노라마처럼 회상됩니다.

올해 12월 31일 강서구 일몰시간은 17:24분,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은 시간입니다.

매년 연말이면 ‘유종의 미(有終之美)’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의미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하여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을 말합니다.

자연이 선사하는 최고의 유종의 미는 바로 ‘해넘이’라고 합니다.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는 감정을 ‘해넘이’로 담아낸다면 멋진 유종의 미가 될 것 같습니다.

얼룩진 보자기의

/ 네 귀를 접듯

/ 눈물과 뉘우침의 한 해를 챙긴다 ..

/ 저무는 것은 저물고

/ 마무리해야 할 것은

/ 마무리하게 되는

/ 마지막 여울목에서..”

시인 박목월의 <얼룩진 보자기의 네 귀를 접는>

얼마 남지 않은 2024년, 세모(歲暮)를 떠올리는 시 한편 골라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해넘이를 계획해 보는 오래 기억될 연말이 될 것 같습니다.

갑진년(甲辰年) 유종의 미는 해넘이가 넉넉히 채워줄 것입니다.

강서까치뉴스 최용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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