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전
대나무 그물에 담긴 지혜 '남해 죽방렴'
📖경남공감 4월 [Vol.145]
남해 삼동면과 창선도 사이를 지나는 좁은 물목인 지족해협에는
참나무 말뚝과 대나무 그물을 세워 물고기를 잡는 죽방렴(竹防簾)이 자리 잡고 있다.
5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명승 제71호, 국가중요어업유산 제3호이자
국가무형유산 제138-1호인 죽방렴을 소개한다.
경남에만 있는 전통 함정어업
지난 3월 초, 남해 지족해협을 찾았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부는 가운데, 거센 물살을 가르며 꿋꿋이 서 있는 죽방렴이 인상적이다. 강병철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가까이 다가가자, 대나무 발 사이로 바닷물이 쉼 없이 드나드는 모습이 생생하다.
“이곳은 물살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센 창선교 아래입니다. 죽방렴은 조수 차가 크고 유속이 빠른 곳에 설치됩니다. 참나무 말뚝을 V자로 박아 나열하고 대나무 발을 엮어 물고기가 들어오면 V자 끝에 설치된 통발에 가두는 구조입니다.”
어업 방식은 단순하지만, 물때에 따라 작업 시간이 매일 달라진다. 특히 여름이면 햇빛에 고기가 상하지 않도록 신속한 작업이 필수라, 어민들 간의 호흡과 협력이 중요하단다.
현재 남해에는 23개, 사천에는 22개의 죽방렴이 남아 있다. 오직 경남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 함정어업으로 이곳 어부들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바다와 함께 숨 쉬며 살아가고 있다.
죽방렴에서 잡히는 최상의 멸치
죽방렴에서 잡히는 대표적인 어종은 멸치다. 빠른 물살을 따라 들어온 멸치는 촘촘한 대나무 발에 가로막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게 된다. 덕분에 일반적인 멸치잡이 방식과 달리, 죽방렴에서 잡힌 멸치는 상처가 나지 않고 신선도가 뛰어나다.
음력 2월에는 ‘지름치’라 불리는 작은 멸치가 젓갈용으로 사용되며, 이후 ‘실치’ 혹은 ‘시래기’라 불리는 잔멸치가 잡혀 볶음 반찬으로 즐겨 먹는다. 늦봄부터 가을까지 나오는 ‘중사리’ 멸치는 윤기가 흐르고 고소한 맛이 뛰어나 최고의 품질로 평가받는다. 그물에 갇힌 고기들을 뜰채로 건져내는 방식이기에 늘 신선도는 최상급을 자랑한다.
전통방식 그대로 복원 추진
최근 남해군은 죽방렴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자 전통 방식 그대로 1기를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 해설사는 “죽방렴은 제주 원담, 충남 독살과 함께 우리나라 전통 어업 방식 중 하나지만,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죽방렴뿐”이라며, “최근 철제 기둥과 플라스틱 그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복원 사업은 참나무와 대나무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죽방렴 복원은 단순히 전통을 보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중요농어업유산(GIAHS) 등재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남해군은 죽방렴이 세계중요농어업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전통 어업 방식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nfo
남해지족 죽방렴 관광단지
남해군 삼동면 죽방로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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