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나들이 - 4,9일에 열리는 익산 북부시장 오일장
없는 건 없고
있을 건 다 있어요
예전에는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5일마다 돌아오는 장날을 기다렸습니다. 어렸을 적 기억에 아버지 몸보신해 드릴 인삼도, 제사상에 올릴 생선, 밤 등도 미리 장날에 사 놓았던 생각이 납니다. 요즘에야 마트만 가도 구할 수 있고 없는 물건은 온라인 구매도 가능하기에 장날을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은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그나마 오일장이 여전히 남아있는 시골에 가야 북적거리는 장날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어렸을 적의 장날 같은 느낌은 그저 추억으로 남은 것 같습니다.
익산 북부시장
📍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인북로 259
☏ 문의: 063)855-6891
익산장 열리는 날: 매월 4, 9, 14, 19, 29일
*북부시장 공용 주차장 있음.
전통시장 또는 재래시장이라고 불리는 곳은 소상인들이 모여서 갖가지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전통적 구조의 시장을 말하는데요. 농사를 지은 농업인들도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가져와 판매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주로 길 양쪽에 가게들이 있는 형태로 노점이 중간중간에 혼재된 형태가 많은데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익산 북부시장
이번에 소개할 익산북부시장도 그러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요. 익산은 마한의 도읍지였으며 무왕의 왕궁이 있던 곳으로,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곳으로 알려 있는 곳입니다.
현재의 익산은 1995년 이리와 통합된 지역으로 호남선, 군산선, 전라선 등의 철도와 도로가 갖추어져 교통의 편의성이 좋은 곳입니다.
익산 지역의 시장은 꾸준하게 발달하고 번영하여 오늘날 익산은 모두 9곳에서 시장이 개설되었습니다. 익산 시내의 매일시장, 중앙시장, 서동시장(창인시장), 남부시장, 북부시장이 있고 함열읍에 함열시장, 황등면에 황등시장, 금마면에 금마시장, 여산면에 여산시장이 있는데요.
함열시장, 황등시장, 금마시장, 여산 시장은 5일마다 열리는 정기시장이며 익산장인 북부시장은 상설시장이면서 정기시장(익산장)과 함께 열리고 있습니다. 익산역 주변에 있는 중앙시장과 매일시장, 서동시장은 최근에 의류를 특화한 시장으로 변화했는데요.
북부시장은 2016년에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었으며 매월 4, 9일에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익산 북부시장은 1975년 2월에 개설된 익산의 전통시장인데요. 1985년에 건물을 신축했고 2004년에 현대화 시설로 보수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현재의 익산 북부시장은 농산물, 수산물, 공산품, 축산물, 의류, 잡화, 생활필수품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익산 북부시장은 익산 지역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성남 모란시장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 정기시장인 익산장이 함께 열리기 때문입니다.
과거 솜리장(이리장)의 전통을 이은 시장이 익산장인데요. 제가 방문한 날은 북부시장의 정기장인 익산장이 열리는 장날이었는데요. 오랜만에 햇빛이 쨍쨍한 날이었습니다.
북부시장과 익산장이
동시에 열린 오일장
평상시에도 익산 북부시장은 개인 상점들이 문을 열고 영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익산장이 함께 열리는 정기 장날에는 노점이 2,000여 개가 펼쳐질 정도로 크게 활성화되는데요.
익산이 지리적으로 전주, 김제, 군산, 완주의 중심에 있어서 어디서든 20~30분이면 닿을 수 있고 익산의 채소, 과일, 군산에서는 수산물 등을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남평야의 넓은 들판에서 농사를 짓는 농가들은 직접 농사짓고 재배한 신선한 농산물을 수확해 판매하고 있어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도 있어서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구경하는 재미가 매력
골목마다 천막을 쳐 놓은 노점들이 무척 많았는데요. 청과 코너에서는 요즘 제철인 수박과 복숭아가 가장 많았습니다. 노지 수박은 만 원대였는데 하우스 수박은 2만 원대가 넘어갔는데 하우스 수박이 당도가 더 높다고 합니다.
노지수박과 하우스 수박을 어떻게 구별하는지 물어보니 하우스수박은 색이 약간 더 연하고 보기에도 예쁘게 동글동글하다고 했습니다. 제 눈에는 다 똑같아 보였는데 말을 듣고 다시 보니 하우스수박이 모양이 거의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복숭아는 직접 농장에서 이른 아침에 따서 가져온 것이라고 하는데요. 백도와 황도가 한 바구니 가득 담겨 있습니다. 전주에서 오셨다는데 북부시장이 전북의 이곳저곳에서 농산물을 가지고 온다는 게 실감 납니다. 시끌벅적한 시장 소리가 친밀감을 느끼게 했는데요.
빨간 햇고구마가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한입 먹기 좋게 작은 햇고구마가 한 바구니에 5천 원이라는데 두 바구니 샀더니 장바구니가 금방 무거워집니다.
내친김에 예쁘게 쌓아 올려진 깻잎도 샀는데요. 10장에 천 원이라는데 50장으로 깻잎김치 담그면 얼마 나오지도 않는다고 100장 정도는 사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십니다.
여름에 양념이 잘 밴 깻잎김치는 입맛 없을 때 밥에 얹어 먹으면 밥도둑이잖아요. 호기롭게 100장의 깻잎을 사서 깻잎김치에 도전해 보리라 의지를 다져 봅니다. 햇고구마나 깻잎도 덤으로 더 담아 주니 이런 맛에 장에 오는 것이죠.
시장 노점상이라고 원산지 표시를 소홀히 할 수 없답니다. 가지고 나온 채소의 품목과 원산지를 꼼꼼하게 작성해 놓아야 해요.
즉석에서 기름에 튀기는 꽈배기 먹는 재미도 장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죠. 술빵이며 순대, 찐 옥수수, 도넛 등 먹을 게 지천입니다.
북적함 속에서 느껴지는 후한
인심과 정겨움
마늘이며 양파도 올해 나온 농산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장이랍니다. 여름 배추도 구매해 겉절이 맛있게 담아 볼 수 있는 곳이 장이죠.
여름이면 무성하게 우거지는 고구마 순도 구매할 수 있는데요. 고구마 잎까지 다 달린 고구마 순도 구매할 수 있었어요. 껍질 벗긴 고구마 줄기도 있어 수고롭게 껍질을 벗기는 작업을 할 필요도 없답니다.
수산물을 파는 곳에서는 작은 게도 있었는데요. 해변에 가면 재빨라서 눈 깜짝할 새 없어지는 작은 게들을 어떻게 이렇게 많이 잡을 수 있는지 신기합니다.
바지락, 낙지, 조기, 전복, 참소라, 고등어, 박대, 민물새우 등 없는 것이 거의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생선도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홍어도 그 자리에서 바로 해체해 주는데요. 먹거리가 풍부해서 볼거리도 다양합니다.
정육 코너도 따로 있었는데요. 생닭, 오리, 한우, 한우 내장, 돼지 내장 등의 부속품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요리에 자신 있으면 평소에 먹고 싶은 요리의 재료를 다 사서 가고 싶었는데 자신이 없어서 눈으로만 구경해 봅니다.
시원한 콩국도 한 병 사 봅니다. 국수에 넣어 콩국수로 가족들과 먹어도 좋고 그냥 시원하게 소금 간해 마셔도 든든한 간식이 됩니다.
오랜만에 만나본 북부시장 오일장(익산장)에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구매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한 여름이라 무척 더웠는데요. 그늘진 곳에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앉아서 고구마 줄기 껍질을 벗기고 있는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장에서만이 볼 수 있는 풍경들이 가득했는데요. 북적거리는 장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상설시장도 편리하다는 점에서 좋지만, 북적북적함 속의 후한 인심과 정겨움이 아직 남아 있는 북부시장 오일장(익산장)에 방문해서 장의 분위기를 즐겨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익산 북부시장 오일장(익산장)은 4,9일. 5일마다 장이 선답니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 익산장 구경 오세요.
글, 사진=이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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