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한산한 계절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남당항해양수산복합공간
충남 홍성의 남당항은 대하와 새조개로 유명합니다.
특히 가을철이면 대하 축제를 찾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고,
초봄에는 새조개 샤부샤부를 즐기기 위해 미식가들이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러나 제가 찾은 이번 남당항은 그런 성수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여름이 시작되기 `전, 축제도 없고 대표 어종의 철도 아닌 이 시기엔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탓인지 항구 전체가 조용하고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기에도 여전히 남당항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남당항 수산물직판장’ 또는 ‘남당항 수산센터’라 불리는 이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산센터는 남당항의 심장 같은 존재로,
사계절 언제든지 신선한 해산물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외부는 다소 소박하고 간결한 구조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활기찬 생명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수조마다 물살을 가르며 살아 움직이는 해산물들,
그리고 그 앞에서 손님을 맞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날 제가 찾은 수산센터에는 대하와 새조개 대신, 제철 생선과 조개류,
그리고 다양한 자연산 회거리가 가득했습니다.
(일부 식당에서는 대하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제철을 가리지 않고 늘 즐길 수 있는 광어, 우럭 같은 활어부터
해삼, 멍게, 전복 같은 해산물도 고를 수 있었고, 참소라와 키조개, 바지락도
제법 실하게 올라와 있었습니다.
비록 대하의 힘찬 도약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자리를 다른 바다의 보물들이 채워주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남당항과 인접해 있는데,
남당항의 바다뷰를 보면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산센터에서는 손님이 원하는 해산물을 직접 고른 후,
식당에서 즉석으로 요리해 먹을 수 있습니다.
회로 즐기거나 매운탕, 찜, 구이 등으로 바로 상에 올려 먹는 형태인데요.
바닷바람 맞으며 한 입 머금는 회 한 점의 신선함은, 철을 가리지 않고 감동을 줍니다.
수산센터 안은 정돈된 통로와 청결한 위생 상태 덕분에 둘러보기도 쾌적합니다.
각 상점마다 시세가 써 있고,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철 해산물을 만나볼 수 있어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성수기엔 대기줄도 긴 곳이지만,
이날은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 오히려 한가로움이 주는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상인 분들도 친절하게 시세를 설명해주시고,
어떻게 먹는 게 좋은지 조리 방법도 상세히 안내해주셔서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수산센터 앞쪽으로는 남당항 바다가 펼쳐집니다.
바다와 수산센터 사이에는 드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고,
산책로를 따라 항구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식사 후 잠시 걷기에도 제격입니다.
바다의 냄새와 선선한 바람,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항구를 거니는 경험은
도심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을 선사합니다.
특히 남당항에는 눈길을 끄는 이색적인 볼거리도 있습니다.
바로 ‘해양분수’입니다. 바다 위에 설치된 이 분수는
일정한 시간마다 음악과 함께 물줄기를 뿜어내며
남당항의 조용한 풍경에 활력을 더해줍니다.
밤이 되면 조명이 더해져 더욱 화려한 장관을 이루고,
마치 도심 속 분수공원이 아닌,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수상 쇼를 보는 듯한 기분을 안겨줍니다.
물론, 이날은 공연이 없는 시간대여서 분수가 쉬고 있었지만,
분수대와 연결된 산책길은 여전히 멋진 포토 스팟이 되어주었습니다.
수산센터와 항구 주변에는 횟집이나 조개구이집,
커피숍 등도 함께 자리 잡고 있어 간단한 식사나 휴식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카페도 늘고 있는 추세라,
예전보다 젊은 분위기도 살짝 더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남당항 수산센터는 단순히 관광객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중요한 생활공간이라는 사실입니다.
매일 아침 해산물을 구입하러 오는 단골 어르신들,
가게마다 상인들과 나누는 소소한 인사말은
이곳이 지역사회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관광 명소 이전에 ‘생활의 터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조용하지만, 곧 여름이 깊어지고 다시 대하의 계절이 돌아오면,
이곳 남당항 수산센터는 다시 한번 활기를 되찾을 것입니다.
그러나 꼭 성수기를 기다리지 않더라도,
남당항은 언제나 바다의 시간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한산한 시기에도 여전히 맛있고 신선한 해산물이 있고,
조용한 항구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산책이 있고,
바다를 닮은 정겨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곳입니다.
여행이란 꼭 북적이는 축제와 사람 사이에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닙니다.
조용한 항구에서 바다의 숨결을 느끼고,
입안 가득 신선한 회의 풍미를 음미하는 것도 잊지 못할 여행의 한 장면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남당항에서의 조용한 하루는, 그런 의미에서 더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계절을 타지 않는 바다의 진미를 원하신다면,
남당항 수산센터로 조용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운영시간
오전 9시 ~ 저녁 8시 (가게별 상이)
주차
수산센터 앞 공영주차장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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