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시간 전
[기회기자단] “책의 가치를 다시 묻다” 경기도교육청 평생학습관 ‘훼손 도서 전시: 책, 상처받다’
[안선영 기자]
한 권의 책에는 시간이 담깁니다.
누군가의 손길이 머문 페이지마다 감정이 남고,
저마다의 생각이 스며들지요.
그러나 그 흔적이 책을 망가뜨릴 때,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되는 걸까요?
경기도교육청 평생학습관에서는
책 훼손의 심각성을 알리고,
공공도서관 이용 문화를 다시 생각해 보는
《훼손 도서 전시: 책, 상처받다》를 마련했습니다.
전시는 5월 1일부터 6월 29일까지
평생학습관 3층 제2자료실에서
상시 운영되고 있어요.
관람료는 없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일상의 독서 습관을 돌아보고,
모두의 책을 함께 지켜나갈 수 있는
작은 실천의 계기가 되어줄 전시랍니다.
이 공간에는 실제 훼손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밑줄이 촘촘히 그어진 책,
형광펜으로 진하게 칠해진 문장,
접힌 모서리, 심지어 일부가 찢겨 나간 책까지…
어린이용 그림책이 아닌,
모두 글밥이 빼곡한 어른의 책들입니다.
특히 실수가 아닌 누군가의 의도적인
흔적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더 무거워졌습니다.
도서관을 자주 찾는 도민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 전시입니다.
가장 먼저 발길을 멈추게 만든 곳은
‘얼룩진 책장, 얼룩진 양심’이라는 코너입니다.
책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운 밑줄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도대체 왜 빌린 책에 이렇게까지?’
처음에는 훼손된 책을 모아 전시했다는 기획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책들을 하나하나 마주하는 순간,
마음이 묘하게 먹먹해졌어요.
다음으로 눈길을 끈 건
‘저도 205~208쪽이 궁금해요’라는
제목의 섹션입니다.
정확히 그 부분만 찢겨 나간 책이 전시되어 있었고,
찢긴 책을 복원해 가는 과정이
사진으로 함께 소개됐는데요.
사서 분들이 얼마나 정성껏 다시 살리고자
애썼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이 책은 몇 명이 줄을 그었을까요?’라는
문구 앞에서는 한참을 멈춰 섰습니다.
그 밑줄들이 결코 한두 명의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의 안타까움이란.
어쩌면 ‘나 하나쯤이야’라는 무심한 생각이 퍼져서
이런 결과를 만든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찢는 용기, 다음엔 책을 지키는 데 써주세요.”
“종이접기는 색종이로 하세요.”
“밑줄 칠 권리까지 빌려드리진 않습니다.”
“책에 낙서하거나 훼손한 훼손자에게 추천하는 책을 적어주세요.”
전시장 곳곳에는 훼손 도서에 관한 메시지가
재치 있는 문구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웃음을 자아내지만, 곧 공공 자산으로서
책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유쾌하면서도 뼈 있는 표현들이 인상적인데요.
이런 기획력이 전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전시장 중앙에는 나무 책장이 설치되어 있어요.
이 책장은 ‘나무→종이→책→독서→훼손→폐기’로
이어지는 책의 순환 과정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책은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수많은 자원을 거쳐
우리 손에 도달한 결과물이죠.
그만큼 소중히 다뤄야 할 이유가 분명합니다.
이번 전시는 훼손된 책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가 ‘함께 읽는 독자’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해요.
책을 빌려 쓰는 이들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가 지닌 가치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줍니다.
끝으로 작은 공간이지만,
낙서를 지우는 체험 활동도 마련되어 있어요.
직접 손으로 훼손된 책을 고쳐보는 과정을 통해
독서 예절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됩니다.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도서관 이용 태도를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요, 그런 생각이 스치던 찰나!
전시된 책들 대부분이 성인용 도서라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른들이 먼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요?
훼손 책과 마주한 마지막 순간,
나부터 더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1층 갤러리에서는 ‘곤충 호텔’ 원화 전시와 함께
스탬프 투어가 진행 중입니다.
아이들은 도서관 곳곳을 탐험하며
책과 더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
바로 옆에 위치한 어린이자료실에서는
스탬프 투어도 즐길 수 있어요.
자료실과 갤러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스탬프 4개를
모두 모으면, 작지만 정성스러운 선물도
받을 수 있답니다.
캠핑장처럼 꾸며진 독서 공간 덕분에 아이들도
전시와 독서에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었어요.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주말 나들이 코스로
들르기에도 참 좋습니다.
2층에 위치한 ‘독도체험 전시실’도
함께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독도에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지요?
이곳에서는 실감형 사진과 영상 자료를 통해
독도의 자연과 역사를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어요.
독도의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우리 땅임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나라 사랑의 마음을 키우는
배움의 시간이,
어른들에게는 역사적 책임감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됩니다.
경기도교육청 평생학습관은 모두의 지식과 기억을
함께 나누는 곳, 일상의 문화 거점입니다.
《책, 상처받다》 전시는 책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떠올릴 기회!
한 권의 책, 그리고 그 책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통해 함께 지켜야 할 도서관 예절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이곳을 찾는다면,
조용히 펼쳐진 책들 속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에
잠시 귀 기울여보시길 바랍니다.
📖훼손 도서 전시회 소개
📌전시명: 2025 세계 책의 날 전시회 《책, 상처받다》
📌장소: 경기도교육청 평생학습관 3층 제2자료실
📌기간: 2025년 5월 1일~6월 29일(일)
📌관람료: 무료 / 누구나 관람 가능
📌기타 프로그램: 훼손 도서 보수 체험, ‘곤충 호텔’ 원화전, 스탬프 투어, 독도체험 전시관 등
- #경기도
- #기회기자단
- #경기도교육청
- #평생학습관
- #훼손
- #도서
- #전시
- #책
- #상처받다
- #세계책의날
- #독도체험
- #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