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익산의 작은 마을, 춘포.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흔적을 품은 폐역,

오래된 도정공장과 일본식 농장 가옥, 만경강을 따라 흘러간 역사의 풍경들이 있는 곳입니다.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는 익산 춘포마을 과거 ‘대장촌’이라고 불렸어요.

‘넓은 마당’이라는 이름 아래, 일본인 이주자들의 농장이 번성했던 곳.

그리고 그 안에는 수탈의 아픔과 우리 농민들의 삶이 함께 뒤섞여 있는 춘포마을에 다녀왔어요.

만경강을 가로지르는 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춘포마을입니다.

춘포마을은 오래된 역사와 시간의 기억이 쌓여있는 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는 여행지가 되어가고 있죠.

춘포마을을 처음 찾는 여행자라면, 익산시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 제작한 춘포마을지도를 꼭 한 번 살펴보시길 추천해요.

카페 춘포, 춘포도정공장, 구 일본인 농장가옥, 춘포역까지 주요 명소뿐 아니라, 작지만 소중한 골목과 집, 텃밭까지 담아냈어요.

다리를 건너 춘포마을에 들어가 가장 먼저 닿은 곳은 현재 농어촌공사 지부로 사용되는 구 전익수리조합 건물이에요.

구 전익수리조합 터는 만경강 물줄기를 따라 펼쳐진 넓은 들판은 춘포가 수리농업의 핵심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곳이에요.

조합은 겉보기엔 협동을 위한 조직처럼 보이지만, 당시에는 일본인 지주들이 물길을 통제하고 수확을 장악하는 수탈의 구조였죠.

춘포에서 실린 쌀은 군산항을 거쳐 일본으로 향했고, 이 모든 흐름의 중심에 수리조합이 있었어요.

농어촌공사 지부(구 전익수리조합 터) 맞은편에는 현재는 가정집인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우편수취소 터가 있어요.

이곳이 바로 과거 대장촌의 우편수취소 터, 1907년 처음 문을 열어 마을과 외부 세상을 연결해주던 소중한 통신 거점이었어요.

1911년 공식 지정되어 1938년까지 춘포를 중심으로 운영되었고, 광복 이후에는 이름을 바꾸어 그 역할을 이어왔던 곳이에요.

춘포마을에는 생활과 역사가 공존하는 작은 흔적들이 곳곳에 숨어있어요.

우편수취소 터의 옆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오래된 구 일본인 농장가옥(호소카와 농장가옥 or 에토가옥)을 만날 수 있어요.

1940년대 건축으로 알려져 있으나, 건축물 대장에는 1922년으로 기록되어 있는 이 집은

호소카와 농장의 농업 기술자였던 일본인 에토(江藤)가 머물던 주택이에요.

광복 이후에는 피난민 출신 한약사가 한약방으로 사용하다가 장기간 방치되었고,

최근 보수 후 개인 주택으로 다시 활용되고 있어요.

호소카와 농장은 일본 귀족 출신 대지주가 설립한 대규모 이주농장으로,

춘포 일대의 만경강 간척지를 점유하고 철도, 도정공장, 수리조합 등을 직접 유치했던 권력형 농장이었어요.

일본식 2층 목조 주택으로, 팔작지붕과 비늘벽 마감, 슬라이딩 창문, 발코니 돌출 구조 등 정통 일본식 주택의 건축적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죠.

1층은 ‘ㄱ’자 복도를 중심으로 방이 배치되어 있었고, 2층은 다다미방과 도코노마(장식 벽면), 오시이레(수납공간)로 구성된 전형적인 일본식 생활 구조에요.

에토 가옥은 그 지배 구조의 핵심 인물이 거주하던 공간이자, 일제강점기 익산 지역의 경제·사회·문화적 수탈의 중심이었음을 보여주는 건축유산이에요.

춘포청년회관이자 마을 커뮤니티의 거점 공간인 이곳은 커피숍이면서,

역사와 현재, 그리고 지역 청년들의 감성이 어우러지는 복합 문화 공간이에요.

붉은 벽돌과 유리 외벽, 그리고 ‘WELCOME TO CHUNPO’ 문구 아래 놓인 자전거와 평상.

이 모든 풍경이 누구나 잠시 쉬어가기 좋은 열린 마당입니다.

‘카페 춘포’는 과거 호소카와 농장의 일부였던 부지를 재해석해 만든 공간이에요.

이곳에서는 춘포 마을투어나 포럼, 사진전, 아카이브 전시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져요.

그리고 춘포를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는 마을을 이해하는 첫 관문이 되어주기도 해요.

즉 이곳은 기억과 이야기가 흐르는 현대식 사랑방입니다 ^^

춘포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춘포도정공장이에요.

110년 전 일제강점기 수탈의 현장이자 춘포 대장촌의 중심이었던 이곳이 지금은 미술전시관이 되었어요.

한 시민이 사들여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는 춘포도정공장은 더 이상 곡물을 다듬는 정미소가 아니라,

시간을 가공하고 기억을 수확하는 장소입니다.

수십 년간 비와 바람을 견뎌낸 기와지붕 아래, 낡은 창고와 별채가 마주 보고 서 있고,

그 틈 사이 풀밭 위에는 오래된 캠핑 트레일러 한 대가 자리 잡고 있어 더 인상깊네요.

춘포마을 한쪽 골목, 고요한 담벼락 옆에 세워진 안내문이 눈길을 끕니다.

“1928년, 일본인 농업 이민자들이 이주하여 대농장을 일구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대장교회 예배당 터의 설명은 춘포가 겪은 역사의 상흔을 다시 떠올리게 하네요.

이곳은 원래 호소카와, 이마무라, 다사카 등 일본인 지주들의 창고로 사용되던 공간이었어요.

그러나 해방 이후, 1950년 임시 예배당으로 개조했어요.

일제강점기 창고에서 해방 후 예배당으로, 그리고 지금은 마을회관으로.

공간은 바뀌었지만 옛 이야기는 그대로 전해집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춘포마을,

그 길 끝에 남는 건 여행의 흔적만이 아니라 사람과 시간, 기억이 공존하는 풍경입니다.

이 마을엔 말없이 흐르는 만경강처럼, 소리 없이 흘러간 시간이 있고,

수탈과 상흔 속에서도 삶을 일궈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우편수취소 터의 낡은 간판, 일본식 농장가옥의 마루 아래,

도정공장 천장의 목재 틈새마다 모두가 역사의 단편이자, 이 마을의 이야기가 있어요.

그리고 지금, 춘포는 ‘과거의 흔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문화’를 이어가는 마을로 거듭나고 있어요.

골목마다 배치된 아카이브 안내판, 마을 지도를 따라 이어지는 역사 기행 코스,

일본 관광객들도 다시 찾는 문화 기반의 여행지로서의 도약해 가는 익산 춘포마을에 머물렀다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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