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시간 전
세종전통시장에서 3,000원 짜장면 먹고, 조치원테마거리에서 교복 입어보고(김기섭 기자)
전통시장에 가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앞에는 오일 만에 한 번씩 장이 서는 시장이 있었습니다. 평상시에는 가게 몇 개만 문을 열고 빈 장터는 우리들의 놀이터였습니다. 거기서 딱지도 치고, 구슬치기도 하면서 놀았습니다.
그런데, 장날이면 포장으로 덮여 있던 점포들이 문을 여는 게 신기하였습니다. 인근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집에서 기른 채소와 농산물, 달걀 등을 사고팔기도 하였지요.
장날이면 농사를 짓던 어머니도 쌀을 머리에 이고 돈을 마련하러 가는 일이 많았답니다. 그때는 쌀을 팔아서 돈을 산다고 하였지요.
조치원에는 세종시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 있습니다. 지금은 이곳을 세종전통시장이라고 부릅니다.
세종전통시장은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원리와 정리에 걸쳐 매월 4, 9, 14, 19, 24, 29일에 5일장이 들어서면서 1931년경에 상가가 형성되었습니다.
현재 세종전통시장은 약 9,200평 규모로 점포 수는 320여 개가 있고 700여 명의 상인이 종사하고 있으며, 임대 운영 영세점포가 다수입니다. 이들 상가에서는 주로 곡물, 수산물, 식품, 과일, 잡화류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세종시에는 이곳 말고도 대평시장, 부강시장, 전의시장 등이 있습니다.
김석훈 세종특별자치시 전통시장 상인연합회 회장님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전통시장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해 주었지요.
현대적인 대형 마트나 쇼핑몰들이 들어서면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하시네요.
노천이었던 시장에 눈비를 막아주는 천장을 만들고 테마거리를 조성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농촌 인구 감소와 여러 요인에 의하여 시장 활성화가 힘들다고 하셔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시장에 봄내음이 가득합니다. 냉이와 달래 등 봄나물과 각종 채소들이 싱싱함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사시사철 과일도 풍성합니다. 사과 한 바구니가 10,000원, 햇참외도 10,000원, 가격도 무척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가마솥에서 뿜어져 나온 김이 자욱합니다. 솥단지를 여니 만두와 찐빵이 드러나는군요.
어린 시절 시장에서 어쩌다 맛보았던 달콤한 찐빵의 추억이 되살아났습니다.
좌판에서 바로 만들어주는 먹거리, 쫄깃한 닭발이 군침을 삼키게 하는군요.
세종전통시장에는 정말 없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싱싱한 활어회도 맛볼 수 있는 어시장도 있습니다.
전통시장 내에 있는 식당들의 음식값은 무척 착합니다.
잔치국수가 단돈 4,000원, 순댓국은 5,000원입니다.
음식점 앞에 기다란 줄이 섰습니다.
아, 그 유명한 중국 음식점이군요.
세 사람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탕수육이 9,000원, 짜장면은 3,000원입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곳이 있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가성비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전통시장 조치원테마거리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불과 52m의 짧은 뒷골목에 만들어 놓은 추억의 거리입니다.
먼저 눈에 뜨인 건 문방구였습니다. 학교 앞에 자리 잡고 있었던 문방구에서는 공책과 연필 등 학용품 외에도 각종 과자류와 풍선 등이 우리를 유혹하였지요.
교복을 입어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전통시장 영수증을 제시하면 50% 할인해서 3,000원에 교복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갖가지 소품이 있는 인생사진관도 있습니다.
여기서 셀프 사진 촬영기로 자신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답니다.
옛날 극장의 모습을 재현 놓은 곳도 있답니다.
학창 시절 선생님 몰래 청춘 영화를 보다가 들켜서 혼났던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공중전화기도 여기서 체험해 볼 수 있지요.
지붕 위에 우산들이 나란히 펼쳐져 있군요.
그곳으로 발길을 옮겼더니 옛날 정류장이 나왔습니다. 우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연출해 놓은 거네요.
"오라잇!"
옛날 버스에는 운전사 외에 차장이 있었습니다.
손님을 다 태운 차장이 '오라잇'하고 소리를 치면 차가 출발을 하였지요. 우리는 그게 출발을 뜻하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영어로 all right를 일본식을 발음하는 거였답니다.
당시 버스는 장날이면 정원에 상관없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태웠습니다. 덜커덩거리며 가는 비포장 시골길,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저절로 높이뛰기 하면서 버스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는 일이 다반사였답니다. 당시를 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세종시 조치원에 있는 세종전통시장에서 갖가지 눈요기를 하고 가성비 최고인 음식도 즐기면서 조치원테마거리를 걸어보았습니다.
전통시장에는 대형쇼핑몰에서 느낄 수 없는 낭만이 있으며, 값싸고 싱싱한 먹거리를 즐기며 추억에 빠져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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