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축제의 장…창녕 3·1민속문화제
📖경남공감 3월 [Vol.144]
도내 최초 3·1독립운동 발상지인 창녕군 영산면에서는 매년 3월 초,
항일 애국선열의 충절을 기리는 3·1민속문화제가 열린다. 올해로 64회를 맞이하는 이 축제는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나흘간 영산 만년교와 연지, 누리마당 등에서 펼쳐지며,
창녕 고유의 민속놀이와 다채로운 행사가 어우러진다.
특히, 국가무형유산 영산쇠머리대기와 정월 대보름의 흥을 재현한 쥐불놀이가 축제의 백미로 손꼽힌다.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놀이
영산쇠머리대기보존회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지역의 전통 민속놀이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보존회의 조규근 직전 회장은 전통의 의미를 설명하며 쇠머리 모형을 직접 보여주었다.
“예전에는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날 영산쇠머리대기가 펼쳐졌어요. 영산면을 사이에 두고 영축산과 함박산의 산세가 마치 두 마리의 큰 소가 겨루고 있는 형상으로 두 산의 산신령이 세력 다툼을 하는 까닭에 매년 흉년이 든다는 거예요. 그래서 두 산의 모양을 본떠 소 모양의 형태로 꾸민 후 대결을 시켜 산살(山煞)를 풀어주고, 한 해의 풍년을 기원했답니다.”
또 다른 유래도 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성행했던 소싸움이 소의 부상을 초래하자, 이를 대신할 놀이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마을을 동서로 나누어 편을 짜고 승패를 가르며, 승리한 마을에는 풍년이 들고 패한 마을에는 흉년이 든다는 믿음이 전해져 내려왔다.
매년 새로 만드는 3t 무게의 쇠머리
영산쇠머리대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나무로 만든 ‘쇠머리’이다. 두 팀이 이를 이용해 서로 밀고 당기며 상대방의 쇠머리를 쓰러뜨리기 위해 격렬한 경쟁을 펼친다.
“쇠머리를 만드는 과정은 정성 그 자체입니다. 매년 새로 제작하며 3월 1일 놀이를 하기 위해 그 전년 12월부터 나무를 베어 건조하죠.”
먼저 밑받침은 참나무로, 몸체는 소나무로 만든다. 높이는 약 4.6~5.3m, 몸통 너비는 4.8m 내외로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다. 무게만 대략 3t이다. 쇠머리 하나에 80명의 사람들이 메야 하므로 상당히 거대하게 만들어진다. 나무로 뼈대를 만든 후 뼈대에 일일이 새끼줄을 감아 쇠머리가 서로 충돌했을 때 충격을 완화해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 1시간 동안 펼쳐지는 신명 나는 대결
영산쇠머리대기는 단순한 대결이 아니다. 진잡이 놀이(상대 진지를 공격하고 방어하는 놀이)와 서낭대기 등의 앞놀이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본격적인 대결에서는 대장, 중장, 소장이 이끄는 팀이 치열한 전략과 힘을 겨루어 상대방의 쇠머리를 먼저 땅에 닿게 하거나 쓰러뜨리면 승리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어마어마한 긴장감이 감돕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 응원하고, 참가자들도 서로의 힘과 지혜를 겨루기 때문에 정말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이 연출되죠.”
승리한 팀 대장이 쇠머리 위에서 기세등등하게 행진한다. 이후, 승패와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어울리며 노래와 춤마당이 펼쳐진다.
불의 춤사위, 만년교 쥐불놀이
3·1민속문화제의 전야제 행사로 펼쳐지는 만년교 쥐불놀이는 본래 논밭에 불을 놓아 해충을 없애고 풍년을 기원하던 전통에서 유래했다. 1780년에 건설된 만년교는 ‘만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튼튼한 다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월의 첫 쥐날, 쥐를 쫓는 뜻으로 논밭 둑에 불을 붙이는 풍속에서 시작된 쥐불놀이는 현대에 와서 깡통 속 잔불을 돌리며 불의 궤적을 그리는 놀이로 변형되었다. 캄캄한 밤하늘 위에서 만년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꽃의 향연은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장관을 선사한다.
창녕의 전통을 잇는 축제, 그 이상
창녕 3·1민속문화제는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져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쇠머리의 박진감 넘치는 대결과 밤하늘을 물들이는 쥐불놀이의 장관은 한국 민속문화를 대표하는 살아 있는 유산이다.
“축제를 통해 우리 전통을 지키고 후손에게 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조규근 직전 회장의 말처럼, 창녕 3·1민속문화제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전통을 계승하고 그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의미 깊은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남공감을 보고 싶다면

도내 최초 3·1독립운동 발상지인 창녕군 영산면에서는 매년 3월 초, 항일 애국선열의 충절을 기리는 3·1민속문화제가 열린다. 올해로 64회를 맞이하는 이 축제는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나흘간 영산 만년교와 연지, 누리마당 등에서 펼쳐지며, 창녕 고유의 민속놀이와 다채로운 행사가 어우러진다. 특히, 국가무형유산 영산쇠머리대기와 정월 대보름의 흥을 재현한 쥐불놀이가 축제의 백미로 손꼽힌다.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놀이영산쇠머리대기보존회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지역의 전통 민속놀이를
www.gyeongnam.go.kr
- #경상남도
- #경남
- #경남공감
- #경남문화
- #경남여행
- #창녕축제
- #창녕31민속문화제
- #31민속문화제
- #민속문화제
- #민속문화
- #축제
- #전통
- #풍년기원
- #만년교
- #쥐불놀이
- #쇠머리